지난 주(6.15~21) ‘조선중앙텔레비젼’은 징역 45년으로 기네스북에 세계최장기수로 등재된 비전향장기수 김선명을 원형으로 한 <내 삶의 닻을 내린 곳>(2003)과 1951년 감악봉전투에서 두 다리와 한 팔을 잃은 상태에서 수류탄을 입에 물고 적의 전호 속으로 굴러 들어가 고지사수를 위해 육탄이 되었던 ‘공화국영웅 강호영’을 원형으로 한 <강호영>(2007) 등 10여편의 영화를 방영하였다. 이 가운데 우리가 인터넷으로 영상을 볼 수 있는 조선노동당의 군중노선을 정면으로 다룬 예술영화 <보증>을 소개하기로 한다. 

예술영화 <보증>(1987)   [영화보기]

▲ 예술영화<보증>(1987). 이 영화는 “믿음은 충신을 낳고, 의심은 반역을 낳는다”를 사상적 종자로 조선노동당의 군중노선을 교양하기 위하여 창작된 작품으로 소개되고 있다. [캡쳐사진 - 유영호]

예술영화 <보증>은 시작 화면에서 “이 영화는 몇 해 전 어느 한 련합기업소에서 실재 있은 사실에 기초하였다”며 그 원형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원형에 “작가는 그것을 인간학적으로 깊이 연구하는 과정에 그 속에 깊이 숨어있는 사상적 알맹이”, 즉 “믿음은 충신을 낳고, 의심은 반역을 낳는다”는 철학적 ‘종자’를 핵심으로 하며 영화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 것이다.

따라서 영화는 1부, 2부 전체에서 이러한 당의 군중노선을 관철해 나가려는 책임비서 박신혁이 일부 편협한 당일군과 갈등하며, 진실한 인민대중의 정치적 생명에 대한 ‘보증’에 앞장서 가는 이야기이다.

우리에게 정당이란 ‘권력획득을 위한 정치결사체’로 일반국민들과는 생활 속에서 접하지 못하는 존재이며, 그저 선거 때만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북에서의 ‘조선노동당의 역할과 임무’는 인민들의 생활 속에서 피부로 접촉되는 ‘어머니 당’으로 비유된다. 정치적 결사체인 정당이 어머니로 비유되는 것이 우리로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정서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예술영화 <보증>은 “우리 당 군중로선의 정당성과 생활력을 힘있게 확증한 특출한 성과작”으로 평가되고 있기에 북의 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우리로서는 조선노동당이 과연 인민에게 어떠한 존재이며, 또 그것의 정치사회적 역할과 기능을 볼 수있는 좋은 자료라고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영화는 “당일군의 사업방법문제, 일군들의 사업작풍문제, 후대교육문제, 대학추천문제, 청춘들의 결혼과 사랑에 대한 문제, 지어 상품공급과 주택배정문제 등 광범한 사회정치적 및 윤리 도덕적 문제들을 제기”하며 과연 당에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이런 문제들을 풀어 나가야 하는지를 알려 주고 있다. 그리하여 이 영화는 “현시기 우리 당이 해결하려고 하는 정책적 요구를 폭넓게 반영한 교과서적인 작품”으로 평가될 뿐만 아니라 『주체영화리론총서』(1권~4권, 문학예술종합출판사, 1998~1999) 등에서도 영화학적으로 높이 평가되는 작품이다.

제1부 <생명의 기사>, “사람은 과거가 아니라 현행으로 평가해야 한다”

제1부의 내용은 공장기사 허진성의 지난 날의 오점보다 현재의 진실됨을 높게 평가하며 그를 당원으로 받아들이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북에서의 ‘노동당원’이 되는 사회정치적 의미와 입당절차 등을 엿볼 수 있다. 여기서 영화는 “최근에도 당중앙에서는 ‘사람은 과거가 아니라 현행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하면서 일군들은 항상 ‘사람들에 대한 믿음은 충성을 낳고, 의심은 반역을 낳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허진성 기사를 막상 입당시켜주려는 순간 그는 지난 25년 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괴로워했던 과오를 책임비서에게 고백한다. 이 순간 그의 정치적생명을 보증하려 했던 책임비서는 당황한다. 하지만 결국 그는 아래와 같은 말로 그의 정치적생명을 신뢰한다.

“동무는 25년 동안이나 당에 속을 주지 않은 사실을 문제시 하지만 우린 반대로 25년 동안 그 누구에게도 지어 자기 아내와 자식들에게까지도 말하지 않았던 그 비밀을 당 앞에 고백했다는 그 마음을 가장 귀중히 여깁니다.”

제2부 <어머니의 품>, “어머니-당비서 박신혁”

제2부에서는 공장의 에틸렌 자동설비를 자체의 힘으로 성공시키는 과정을 통해 당일군 가운데 외국기술에 의존하려는 사람들과의 갈등 및 투쟁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 속에서 자체의 기술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어느 한 기사에 대한 책임비서 박신혁의 정치적 ‘보증’을 형상하였다.

▲ 환자의 수술을 위해 요구되는 ‘수술입회자’ 입력란에 연합기업소 책임비서가 가족을 대신하여 “어머니-당비서 박신혁”이라고 적어 넣은 장면. 즉 영화는 이처럼 ‘어머니 당’으로서의 조선노동당의 지위와 역할을 알리고자 한다. [캡쳐사진 - 유영호]

한편 핵심기술자인 원석해기사는 불치의 병을 앓고 수술해야 하는 상황에서 병원은 ‘수술입회자’를 입력하는 란에 책임비서는 가족을 대신하여 “어머니-당비서 박신혁”을 적어 넣음으로써 다시금 ‘어머니 당’으로서의 의미를 강조한다.

이러한 당의 신임 속에 원석해 기사는 수술 후 완쾌되지 않은 상태에서 병원에서 나와 끝내 자체의 힘으로 자동설비의 시운전을 성공으로 이끌어내며 자신이 어머니 당의 품속에 있어 행복했음을 아래의 시(詩)로 대신하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참고로 이 시의 원작은 김철의 ‘어머니’(1982) 가운데 일부이다.

내 이제는
다 자란 아이들을 거느리고
어느덧 귀밑머리 희여 졌건만
지금도 아이적 목소리로 때 없이 찾는
어머니, 어머니가 내게 있어라

기쁠 때도 어머니
괴로울 때도 어머니
반기여도 꾸짖어도 달려가 안기며
천백 가지 소원을 다 아뢰고
잊을뻔한 잘못까지 다 말하는
이 어머니 없이 나는 못살아

아~ 나의 인생의 시작도 끝도
그 품에만 있는 조선로동당이여
하늘가에 흩어지고 땅에 묻힌다 해도
나는 다시 그대 품에 돌아올 그대의 아들!
그대 정겨운 시선, 살뜰한 손길에 몸을 맡기고
나는 영원히 아이적 목소리로 부르고 부르리라-
어머니!
어머니 없이 나는 못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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