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 헨리 페론 중국 칭화대 국제법 박사과정
역자 :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
출처 : <The 4th Media> 2014년 5월 5일자


들어가며

북한은 경제학자들의 악몽이란다. 기껏해야 추론으로 분석할 뿐, 활용할 수 있는 믿을 만한 통계자료가 거의 없다. 우리가 갖고 있는 이용 가능한 몇 가지 자료조차도 북 붕괴조짐을 바라는 서구 언론의 호기심어린 주장을 반영한 것뿐이다. 식량생산과 무역수치로 볼 때, 북한은 1990년대의 경제난에서 크게 회복되어왔다.

북한의 공식적 예산 규모가 남한의 비관적인 정치추측보다 진실에 가까운 듯하다. 분명한 것은 경제제재가 손해를 끼치지만 북한을 붕괴시키지 못한다는 점이다. 현재 대외개방에 착수하고 잠재적 광물자원 활용을 준비하는 징후들이 있다. 북한이 아시아의 다음 차례 ‘경제호랑이’로 부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북 경제침체론, 서구 언론의 근거 없는 왜곡

세계에서 북한경제 만큼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없을 것이다. 1960년대 이후 정부통계를 공식화하지 않는다. 생산수치가 유용할지라도 북한의 계획경제에서 국내통화의 불태환과 상품가격의 왜곡으로 GDP규모나 GDP성장률과 같은 기초적인 통계를 계산하기 어렵다.

이런 공식적이거나 유용한 기초자료 부재로 인해 외부 분석은 전반적으로 실제보다 추론적 정치적 결론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추론을 거듭할수록 왜곡과 오보의 가능성은 더 커진다.

서구 언론의 지배적 담론은 북한이 붕괴의 가장자리에 있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할 자료가 부족한 해설자들은 자주 고안해내기도 한다. 그러나 북한경제는 1990년대 불어 닥친 경제위기, 금융위기, 에너지위기라는 복합위기에서 회복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소련붕괴로 인한 북한의 손실을 계량하기 어렵지만, 갑자기 중요한 수출시장을 잃고 연료, 가스 수입이 격감하는 처지였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 두 가지는 북한경제를 매우 어렵게 만든 요인이 되었다.

아마도 재난의 가장 극적인 모습은 식량생산의 붕괴였을 것이다. 연료와 비료와 기계의 갑작스런 부족은, 1995~1997년의 몇 차례 연속적인 자연재해와 함께, 1980년대 식량이 남아돌던 북한을 1990년대 식량위기로 곤두박질치게 했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 조사팀에게 제공된 아래의 통계자료를 통해 식량규모를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1985년~1990년 평균 600만 톤에서 1995년 350만 톤, 1996~7년 300만 톤으로 격감했음을 우선 밝힌다. 약 2천3백만 북한인구의 식량수요는 5백만 톤이었는데 말이다.

거듭되는 재해로 인해 북한은 1995년 8월 국제사회에 공식적으로 지원을 요청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위기는 더욱 가중되어 1994년 7월 8일 김일성 주석까지 별세하고 인민들은 슬픔에 젖었다. 이 나라는 3년 상을 치르고 1997년 김정일 위원장을 공식적으로 지도자로 세웠다.

북한, 1990년대 식량, 경제, 에너지 복합위기

집중적인 경제제재 역시 북한의 국제무역 능력을 심각하게 훼손하여 이 나라가 발을 뻗기 어렵게 만들었다. 냉전 초기부터 계속되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일면적 제재 이외에도 2006년의 1718호, 2009년의 1874호, 2013년의 2087호라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기초한 일련의 다면적 제재를 받고 있다. 이 제재에는 정부 인사들의 여행금지는 물론, 금융과 무역의 제재까지 포함되어 있다.

금융제재는 집단이나 개인의 대북 거래를 금지함으로써 국제금융기구에의 접근을 차단한다. 북한과의 특별거래를 막고, 특히 북 핵무기 프로그램이나 돈세탁 관련 거래를 봉쇄하는 것이 표면적 의도이다. 하지만, 사실 거짓 경보만 요란할 뿐인데도 은행들은 가장 해롭지 않은 대북제재조차 꺼린다.

방코델타아시아 사건을 예로 들면, 마카오은행이 북한의 위조달러를 세탁해주었다는 미 재무부의 의심은 지역 당국이 적절한 조사를 하기도 전에 은행의 신용을 파괴하고 대규모 도산을 야기한다. 마카오정부가 임명한 독립적 회계법인, ‘Ernst & Young’이 어떤 불법행위도 없이 깨끗하다고 확인했는데도 미국은 2007년 방코델타아시아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의혹을 제기해 은행에 어떻게 손해를 끼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경우가 어떠하든, 블랙리스트에 올라가면, 방코델타아시아는 미국 달러를 거래하거나 미국 기업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중국, 일본, 몽고, 베트남, 싱가포르의 기관을 포함한 24개 은행이 비슷한 운명이 두려워 북한과의 거래를 끊었다.

미 재무부의 숨겨진 위협은 또한 2013년 중국은행이 북한 대외무역은행의 12개 계좌를 폐쇄한 배후인 듯하며, 또 다른 주요 중국은행들이 기업의 성격에 상관없이 북한과의 모든 현금거래를 중단시키는데 간접적 영향을 미쳤다.

대북 제재의 악영향

우리가 보듯이, 금융제재는 북한이 돈의 세계에 손을 대고 합법적 국제무역이나 외국자본의 직접투자를 유치해 외화를 벌어들이지 못하도록 만드는데 효과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그러한 외화 부족이 경제를 발전시키는데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사활적이고 매우 긴요한 연료, 식량, 기계 등의 수입을 제약해 경제와 인민 모두 발육부진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무역제재도 그들의 표현이 의미하는 것보다 더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표면상 제재는 핵, 미사일, 무기 관련 제품과 기술의 수입을 막기 위한 것이었지만, 실제는 민수용이 잠재적으로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이중용도’로 분류되는 모든 부문 제품과 기술의 수입을 차단하는 효과를 가진다. 그래서 이중용도 목록으로 인해 실제 현대경제 발전에 필수적인 장비, 기계, 자재의 수입이 금지되어 화학, IT분야는 물론이고 우주항공, 통신 등 광범위한 산업 발전을 방해하는 것이다.

스위스 기업인, 펠릭스 아프가 '북한의 자본주의'라는 저서에서 예를 들어 설명했다. 평양의 상수도 공급과 배수로 시스템을 갖추는 2천만 달러의 프로젝트가 좌절되었는데, 그 이유는 간단하다. 쿠웨이트 투자자가 그 프로젝트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수입이 미국의 대북 이중용도 제재에 걸릴 수 있다고 꺼렸기 때문이다.

UN의 대북 제재는 그의 제약회사가 북한 시골지방의 보건의료 프로젝트에 필요한 화학물질의 수입을 막는 역할을 했다고 기억했다. 국제적 압력은 경제개발에 가공할 장애를 조성함으로써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국가라는 결론을 도출해온 것이다. 그래놓고 북한의 고통은 체계적인 오류의 결과이며 자유개혁을 시행하지 않는 한 계속 더 악화될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60년 제재를 통해 반복되는 이 같은 주장은 튼튼한 자료에 의해 뒷받침 되지 못하고 있으며, 믿을만하고 쓸모 있는 증거가 거의 없다.

‘블랙홀’

북한경제의 통계는 거의 모든 서구 언론에 언급되지만, 북한정부의 1차 정보가 아니라 2차 추정 정보를 인용한다. 그런 추정치의 가장 흔한 출처가 한국은행과 미 CIA이다. 그러나 실제 이 숫자들은 위의 3가지 주장을 뒷받침 하는 증거로서 거의 쓸모없는 이유들이 많다,

한국은행, 미CIA의 북한경제 통계 조작

첫째, 이 수치들은 모호하다. 미 CIA의 수치는 자본주의식 1인당 GDP 산출 개념으로 북한을 상당히 빈곤한 나라로 묘사한다. 2011년 1인당 GDP가 1,800달러라며 세계 229개국 가운데 197번째로 못사는 국가로, 아프리카 빈국 수준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CIA의 북한 국민총생산 수치는 400억 달러로서 229개국 중 106번째를 차지해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라는 주장은 진실이 아님을 스스로 드러낸다.

더구나 한국은행이나 CIA의 통계는 북한경제가 점점 악화되고 있음을 증명하지 못한다. "CIA의 PPP자료는 지난 10년간 북한 국민총생산이 400억 달러에 머물러 있다. 한국은행의 추정치는 북한의 GDP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평균 약 1% 성장한 것으로 나온다.

이런 추정들은 경기침체를 입증하지도 못한다. 그래서 그들은 높은 물가상승률의 근거를 갖다 대지 않으면 안 되었을 것이다. 행동보다 말이 쉬운데, 이는 다시 연간 및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같은 것에 접근할 수 없게 만들었다.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2004

-6.3

-1.1

6.2

1.3 (0.4)

3.7 (3.8)

1.2

1.8

2.2 (2.1)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3.8

-1.1 (-1.0)

-2.3 (-1.2)

3.7 (3.1)

-0.9

-0.5

0.8

1.3

<그림1> 한국은행의 북한 GDP 성장률 추청치(1997-2012)

둘째, 이런 수치들은 방법론적 이유로 다른 나라와 거의 비교하기 어렵다. 한국은행과 CIA 모두 이를 인정하고 있으나, 많은 해설자들은 자기가 인용하는 수치의 시기를 무시한다. 예를 들어 한국은행의 북한 GDP 추정치는 남한을 제외하고 어떤 나라와도 국제적 비교에서 유용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남한의 물가, 환율, 가중치 근거로 추정하기 때문이다.

또한 CIA 통계수치는 그 방법론이 시간을 초월하기 때문에 역사적 비교에도 유용하지 않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2003년 GDP 22억3천 달러가 2004년 40억 달러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갑자기 증가한 점이다.

셋째, 이런 통계수치들은 실제로 난폭한 억측에 다름 아니다. 두 기관 모두 자신들이 신뢰할만한 추정을 제공하는 데 자료가 너무 부족함을 인정하고 있다. 한국은행 직원은 부족하고 신뢰할 수 없는 북한 가격 및 환율 자료가 GDP 추정치를 대단히 주관적이고 임의적이며 오류투성이로 만들고 있음을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CIA는 북한 GDP 추정치를 100억 달러에 가장 근접하도록 반올림하면서 자료를 통해 확신을 갖고 주장하고 있다.

넷째, 이런 통계수치는 시장경제와 사회주의경제의 근본 차이를 정확히 밝힐 수 없다. CIA와 한국은행의 1인당 GDP 추정치도 주거, 보건, 교육은 물론이고 세금 없이 식량을 분배하는 나라 인민의 삶의 질을 측정하는 데 얼마나 의미 있고 유용할까? 북한체제에서 가격이나 소득은 실제로 무엇을 뜻할까? GDP규모 사용은 국민복지나 경제발전을 평가하는데 소문난 논쟁지점이며, 사회주의경제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마지막으로, 그 수치들이 정치적으로 조작되었다고 여길만한 좋은 이유들이 있다. 마커스 놀랜드에 따르면,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에서 부통령과 중역들이 아래와 같이 토론했다.

한국은행의 북한 GDP 추정과정은 대단히 투명하지 않고 정치화에 취약하다. 2000년 한국은행은 남한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역사적인 정상회담 때까지 GDP 추정치 발표를 1주 연기한 바도 있다. 그 후 북한 경제성장률이 거의 7%로 비약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이 같은 남한의 북한통계 추정은 전무후무했다. 보수적인 이명박 정권에서 한국은행의 추정치는 북한경제가 거의 성장하지 않음을 나타내고 있다. CIA의 통계수치는 북한 GDP규모를 약100억 달러로 체계적으로 묶어둠으로써 경제침체를 완전히 가공하고 있다.

우리가 살펴보고 있듯이, 2차 정보 추정의 현실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대단히 중대한 근거들이 있다. 이것이 놀랜드가 북한경제를 '블랙홀'이라 칭하며 북한경제에 대한 어떤 십진법 추정도 믿지 말라고 경고하는 이유이다.

경제학자이며 비엔나대학의 동아시아연구소 대표인 뤼디거 프랭크는 다음과 같이 동의하고 있다. 너무 빈번하게 남한의 한국은행이 제작하거나 CIA가 출판하는 이런 통계수치는 시장 매커니즘의 신기한 상품 같다. 수요가 어디인가에 따라 공급이 이뤄진다. 당신이 통계수치를 요구하면 그들은 생산할 것이다.

그러나 발전되고 투명한 서구식 경제에서조차 믿을만한 통계수치를 얻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통화가 불태환이고 아주 작은 정보조차 국가기밀로 다루는 나라경제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이 정확한 자료를 어떻게 수집할지 나로서는 난감하다. 분명한 것은 이런 조작으로 인해 우리는 북한경제 상태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믿을만한 정보소식들을 접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식량과 무역

보기 드문 유용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북한은 온갖 추측과 예상을 넘어 이제 바닥을 치고 새로운 높이에 도달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식량생산은 자급자족 수준으로 거의 회복하여 노동생산성과 생활수준의 향상을 가져올 것이다. 그 일환으로 무역의 붐이 일어나고 수입품과 외화를 쉽게 접하고 있다.

북한 식량자급 95% 육박

식량생산은 유용한 공식 통계를 가진 몇몇 부문의 하나이다. 북한이 처음으로 1990년대 식량지원을 요청했을 때, 기부단체를 위한 연례보고서, '작물과 식량안전 평가보고서'(CFSAR) 작성에 필요한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프로그램(WFP)의 조사단에 협력하는데 동의했다. 이런 협력을 통해 보고서는 북한 식량생산의 합리적이고 신뢰받는 측정을 가능케 했다. 아시아의 농촌과 농업 개발 상담역인 랜달 아이레슨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북한의 모든 보고서처럼, '작물과 식량안전 평가보고서'(CFSAR)도 완전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1990년대부터 오랫동안 조사해 애초의 난폭한 억측 이후 꾸준히 정확해졌다. 추정치에 확실히 오류가 있지만, 그 보고서는 오랜 기간 일관된 방법론을 활용하고 북한당국의 협조도 개선되었다.

더구나 2011년 이후 평가팀은 북한말을 할 수 있는 국제적 인사들을 포함시켰으며, 2013년부터는 그들이 선택된 논에서 작물샘플을 수집했으며, 협동농장의 보고서와 비교해 교차점검을 할 수 있었다. 이 팀은 정부가 제공한 공식자료를 이용했으나 지상관찰과 위성정보에 기초한 자료를 결합시켜 수정 보완했다.

▲ <그림2> 북한 곡물생산 1981-2011(단위 1천톤). 자료: 세계식량농업기구(FAO)

가장 최근 '작물과 식량안전 평가보고서'(CFSAR)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의 2012년~2013년 식량생산량은 곡물기준으로 507만 톤이다. 이는 그 기간 북한의 곡물 수요 추정치의 95%에 해당한다. 이 자료는 영양결핍이 근절되었음을 의미하지 않으며, 특히 취약그룹은 더욱 그렇다. 이 수치는 1인당 하루 평균 1640 칼로리(곡물 기준으로 174kg)밖에 안 된다. 비곡물 음식으로 들어가는 1인당 하루 평균 400칼로리와 단백질 등 기타 영양분을 제외하고 말이다.

물론 이 수치는 분배문제를 보여주지 않는다. 그러나 분배문제가 중요한 절차이지만, 자급자족에 육박한 모습, 특히 1990년대 300만 톤에 비해 현재 507만 톤은 낙관주의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적절한 개혁이 취해지고 효과적으로 시행된다면, 북한이 1980년대 후반에 기록한 600만 톤에 도달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제재로 북 무역증대 못 막아

무역은 비교적 믿을만한 통계자료가 존재하는 또 다른 부문이다. 북한이 무역자료를 발행하진 않지만, 정보자료는 북한의 무역상대국의 통계를 통해 거꾸로 얻을 수 있다. 북한무역 총액의 신빙성은 그 자료를 수집하는 나라에 의존한다. 불행하게도 큰 오류가 가끔 발생하는데, 예를 들면 북한무역과 남한무역을 혼동하는 것이다.

자료의 신뢰성은 또 데이터베이스 편집자의 판단에 일정하게 좌우된다. 특히 많은 통계가 다른 정보들로부터 와서 쉽게 반영되는 것 같다. 결국 제재가 상당한 무역량을 은연중에 줄이고 국가권한 밖에서 적지 않은 밀수가 이뤄져 공식적 무역규모는 기업과 개인의 실제 무역량 보다 매우 저평가되어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미카 마루모토 개발상담역이 북한경제 통계를 광범위하게 재검토한 데 따르면, 무역자료에서 가장 많이 인용하는 데이터베이스는 IMF의 무역추이, UN의 콤트레이드, 남한의 KOTRA(무역투자진흥공사)의 것인데, 그들의 북한자료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2006년 전체 무역규모가 KOTRA(무역투자진흥공사) 29억 달러, IMF 43억 달러, UN 44억 달러로 다양하다는 것이다.

이 불일치는 주로 대상으로 삼는 국가 숫자의 차이, 자료를 얼마나 보수적으로 평가하느냐의 차이로 설명된다. 1997년~2007년, KOTRA(무역투자진흥공사)는 단지 50~60개 국가와의 무역을 조사했는데, IMF와 UN은 111~136개 국가를 대상으로 했다. 그리고 KOTRA(무역투자진흥공사)는 IMF와 UN보다 국세청 보고 자료를 비판적으로 분석하여 오류를 시정하기는커녕 아예 무시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KOTRA(무역투자진흥공사)는 전체 남미대륙과의 무역을 무시해버린다. 이 모든 한계와 차이에도 불구하고, 무역자료는 대강의 규모를 알려주는 데 유익하다.

주목할 만한 또 다른 방법론적 문제는 남북교역을 국제무역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단된 나라의 복합적인 정치문제로 인해 남도 북도 다른 나라로 생각하지 않는다. 남북교역을 KOTRA(무역투자진흥공사)에서는 내부거래 범주로 분류한다.

IMF, UN 같은 국제기구들의 통계는 이러한 미묘한 사항을 반영할 줄 몰라 민족 내부거래를 2005년 3600만 달러 등 아주 낮게 반영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계산한다. 2007년 남북교역량이 약18억 달러를 차지하는 등 사실 남한이 중국 다음으로 북한의 두 번째 무역대상국인데도 말이다. KOTRA(무역투자진흥공사)가 남북 내부 거래를 포함하지 않고 IMF와 UN의 대북 무역상대국 숫자가 쓸모없기 때문에 MOU(대한민국의 남북 통일 및 남북 교류협력에 관한 정책을 수립·총괄하고, 남북대화, 통일교육·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대한민국의 중앙 행정 기관)의 별도 자료를 이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MOU 자료의 '무역'에는 실제 비영리거래, 즉 사회문화협력 프로젝트만이 아니라 인도적 지원 관련 물품도 포함되어 있다. 더구나 그 무역규모는 남북교역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개성공단 상품거래도 들어가 매우 과장되어 있다.

남한의 개성공단 투입을 수출로, 북한의 개성공단 산출을 수입으로 잡아서 MOU 자료는 실제 표준계정에서 벗어나 있다. 수입으로 잡는 한, 개성공단 가동으로 가치는 추가되기 때문이다. 이런 요인으로 MOU 수치가 과대평가되어 있지만, 우리는 이 자료를 사용하는 선택 이외 다른 방법이 없다.

▲ <그림3> KOTRA와 IMF의 북중무역/북한 전체무역 자료(1990-2010), 스테판 허가드와 마커스 놀랜드 제작.
 
단순화하여 국제무역 규모에 대한 매시기 다량의 정보소스를 인용하기보다 국제무역 통계는 KOTRA(무역투자진흥공사) 수치와 함께 MOU 자료를 사용할 것이다. 북한자원정보시스템(i-RENK) 같은 남한 조사 데이터베이스는 일반적으로 이 자료에 기초해 종합되어 있다. KOTRA와 MOU는 남한정부의 산하기관이다.

북한자원정보시스템(i-RENK)에 따르면, 북한무역의 대부분은 한국(2012년 19억7천만 달러)과 중국(2012년 59억3천만 달러) 관련이다. 다른 나라와의 무역은 2012년 약427만 달러로 저조한데, 그 가운데 EU와의 무역이 약100만 달러를 차지한다.

CIA 팩트북에는 북한 수입은 석유, 코크스, 기계, 기기, 직물, 곡물이며 북한수출은 광물, 야금제품, 공산품(군수품 포함), 직물, 농어업 상품이다. 흥미롭게도 남한 자료조차 낮은 수준에서 이제 시작 단계에 지나지 않지만 북한이 기대 이상의 무역증대를 이루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KOTRA와 MOU 통계에 따르면, 1999년 18억 달러에서 2012년 88억 달러로 거의 5배나 늘었다. 이는 북한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주장에 대한 정면 반박이다.

이명박 이후 “남한은 북한을 중국에 빼앗겼다”

더 살펴보면, 남한이 확실히 믿는 것보다 북한은 외화벌이의 원천으로 남북교역에 덜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KOTRA 방법론이 북한을 대상으로 통계를 가장 체계적으로 조작함으로써 이 같은 거짓 영상을 만들어내는데 기여한 것 같다.

2008년 남한에 강경보수파가 집권했을 때, 남북교역을 북한을 관리하는 먹이로 이용해 압박하기로 했다. 이 전략은 무식한 오산임이 판명되었다. 북한은 중국으로 돌았으며 곧 대중무역이 대남무역을 압도적으로 추월했다. 북한에 대한 남한의 영향력을 증가시키기보다 대립과 대결 움직임으로 대폭 감소했으며, 남한의 비둘기파가 쌓아온 지난 10년의 신뢰를 소진해버렸다.

북중무역과 남북교역의 비중 변화는 북한 정책의 우선순위와 가능성을 이동시키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1999년으로 돌아가면, 남북교역 333만 달러, 북중무역 351만 달러로서 비슷했다. 남한 비둘기파의 노력으로 그 후 8년간 정확히 똑같은 속도로 발전해 2007년 남북교역 18억 달러, 북중무역 20억 달러에 도달했다.

그러나 남한의 매파가 등장해 남북교역을 저당 잡아 교역량이 4년간 평균 18억 달러에 멈추었고 2013년에는 2005년 이후 가장 최저 수준인 11억4천만 달러로 추락하기까지 했다. 남한이 남북교역을 정치화하면서 당연히 북한을 중국 쪽으로 기울게 했으며, 2013년 북중무역이 남북교역의 6배, 65억4천만 달러로 치솟게 만들었다.

어느 해설자가 기탄없이 결론짓듯이 "남한은 북한을 중국에 빼앗겼다". 일본도 비슷하게 처음에 북한 수입품을 금지하고 그 다음에 2006년과 2009년 핵실험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모든 수출을 차단함으로써 대북 영향력을 잃었다. 북한은 잃을 것이 남아있지 않았고 지금 일본의 이빨 빠진 항의시위에도 2013년 핵실험을 거듭했다.

▲ <그림4> 남북교역과 북중교역 비교(1993-2011), 스코트 A. 신더 제작.

예산문제

북한이 식량자급에 근접하고 무역을 증대하고 있음을 입증하면서 우리는 북한 최고인민회의의 연례 예산 보고서 같은 북한 기초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 그것은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북한경제와 관련한 유용한 공식 정부통계이다. 최근 예산자료를 통해 북한이 2배의 경제성장을 달성했거나 거의 달성해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그것이 정확하다고 증명된다면, 1990년대를 이어 지금도 미국주도의 제재가 계속되는 악조건에서 그러한 변화는 놀라운 것이다.

북 경제성장, 1990년대의 2배 달성

그러나 어떤 결론을 도출하기 전에 다른 자료도 그렇게 하듯이 그 예산수치의 신뢰성을 검증해야 한다. 비판자들은 그 예산보고사가 공허하며 절대적이 아니라 상대적 수치를 나타낼 뿐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그 성과는 검증될 수 없고 그 계획은 당의 선전에 다름 아니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냉전종식 이전에 동독과 소련에서 산 적이 있는 뤼디거 프랭크에 따르면, 이 예산자료를 "선전용이 아니며 더도 덜도 아닌 국가경제의 실적에 대한 추측 게임에 공헌하는 것"으로 볼만한 좋은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프랭크는 표면가치로 그 예산자료를 보지 말라고 주의를 환기시키지만, 계획과 실적, 두 가지 면에서 국가의 수입과 지출에 관한 가치총액을 착실히 포함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최소한 정부당국이 경제에 거는 낙관과 확신을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00년대 초부터 매년 변화추이를 추적한 그의 분석은, 이상적인 곡선이라기보다 같은 시기 주요 사건에 대한 신뢰할만한 응답 패턴을 보여준다.

에를 들어 이라크 전쟁이나 2006년 1차 핵실험에 대한 반작용으로 의미심장한 하강과 상승이 있다. 흥미롭게도 한국은행의 북한 GDP 성장 추정에 비해 최고인민회의 예산자료의 계수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프랭크는 지적한다. 그래서 그는 양쪽 자료가 경제성장에서 차이가 있지만 적어도 전반적 경향에 대한 몇 가지 강력한 일치가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 <그림5> 한국은행의 GDP 추정치와 최고인민회의 예결산보고서의 수입과 지출로 본 북한 경제성장률 비교. 뤼디거 프랭크 제작.

국가예산 총수입의 매년 성장은 우리의 목적 밖이다. 총수입은 GDP성장 규모에 느리게 반영된다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05년 총수입 성장 +16%가 2006년 +4%로 급격히 떨어진다. 아마 1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 때문일 것이다.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경제성장을 추정하지 않는 한, 최고인민회의와 한국은행의 자료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피해야 하지만, 한국은행의 수치가 2005년 +3.8%에서 2006년 -1.0%로 떨어진 것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그 후 두개의 곡선은 갈라지게 되는데, 한국은행 자료는 2008년 +3.1%에서 2009년 -0.9%로 떨어졌다가 2012년 +1.3%까지 미미하게 회복되는 것을, 그러나 최고인민회의 자료는 2008년 +6%에서 해마다 급상승해 2013년 +10.1%로 성장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최고인민회의 자료가 강력한 성장을 드러낼 때 왜 한국은행 자료는 그렇게 허약하고 괴상한 성장을 보여줄까?

경제침체에 대한 남한의 담론과 2배 성장에 대한 북한의 비전 사이에서 발생하는 차이로 보인다. 한 측면에선 난폭한 억측에 다름 아니고 다른 측면에선 증명할 수도 없기 때문에 물론 우리는 너무 상세한 수치에 집착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양쪽 자료의 신뢰성 분석을 통해 북한의 실제 경제성장률에 대한 유용한 단서를 얻는다.

2009년 불가사의

한국은행이 +3.1%에서 -0.9%로 급격히 떨어졌다고 하고, 최고인민회의는 +6.0%에서 +7%로 견고한 상승을 보여주는 2009년을 살펴보자. 이런 추리가 그럴듯하게 나오게 된 많은 주요 사건들이 있었다.

추가 제재에도 경제성장 지속

무엇보다도 첫째, 금융위기의 여파로 세계시장에서 석유와 곡물 가격이 현저하게 하락했다. 브렌트 원유 가격이 2008년 배럴당 약140 달러에서 2009년 약40~80 달러로 떨어졌다. 그리고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곡가지수도 2008년 201.4 포인트에서 160.3 포인트로 떨어져 북한의 수입에 돈이 더 적게 지출되었다.

▲ <그림6> 석유가격 비교(2002-2011)

둘째, 대북 무역, 금융 제재가 새로운 북 핵실험에 대한 응답으로 2009년 6월 12일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안 1874호를 통해 조여졌다. 그러나 금융제재와 여행금지 대상인 8개 기업과 5명의 관리뿐만 아니라 금지무기, 사치품, 이중용도 품목의 리스트를 연장하는 것 이외에 2006년 이후의 제재 그 이상이 아니었다.

셋째, 기후관측소가 2009년 8~9월 '유별나게 강력한 태풍'이 '유별나게 맹렬하고 오래 지속'되어 그 해 나라의 농업에 악영향을 주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2009년 작물과 식량안전평가(CFSAR) 연례 보고서에 이를 반영하지 않아 우리는 2010년 보고서의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넷째, 2009년 11월 화폐개혁이 단행되어 시민들이 구화폐 50만원으로 모자 하나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구화폐와 신화폐를 100:1로 바꾸는 시기를 보냈다. 남은 구화폐는 국가은행에 예치되었으나 1백만 원 이상에 대해 합법적 소득원을 증명해야 되었다.

신화폐로 임금을 주어 공공분배시스템의 가격을 통제하고 일반주민들의 소비력을 배가하는 한편, 음성경제에 포함되어 있고 밀수업자, 부패관료 등 합법적 소득원을 증명하지 못하는 부유층을 없애려는 조치였다.

거시경제 차원에서는 국가가 통화(물가 억제, 화폐교환)와 경제(수입품 억제, 국산품 애용, 투자 위한 은행자본 마련)를 관리하기 위해 엄격히 명령한다. 그러나 외부관찰자들은 개인저축과 음성경제에 대한 통제는 주요 경제를 침해하고 식량 소비를 사적 시장에 맡길 정도로 파괴적인 식량위기를 초래한다고 우려한다.

마지막으로, 2009년 한국은행의 북한 GDP 성장 추정자료 발행은 한국 매파가 모든 남북교역과 경제특구인 개성공단 외부투자 중단을 요구한 지 1개월 후에 있었다. 아래에서 살펴보겠지만, 한국은행의 추정치는 그 시기에 조성되는 국내정치 드라마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면 그런 이벤트에 근거한 북한 경제성장 부정을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는가?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2009년의 침체는 냉해로 인해 감소한 농업생산, 원자재와 전기 부족으로 인한 저조한 공산품 생산 때문이다. 그래서 농수임업과 제조업 분야가 2008년과 비교해 각각 -1%와 -3%로 떨어졌다고 한다.

한국은행은 위성사진을 근거로 곡물생산이 2008년 평균 430만 톤에서 2009년 410만 톤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원자재와 전기의 부족은 제재로 인한 안전적 수입의 곤란, 화폐개혁의 충격으로 인한 북한 돈 가치 저하로 설명될 수 있다. 화폐개혁도 서구와 남한에서는 북한경제에 참혹한 피해를 갖다 주었다고 보도되었다. 밀수업자, 개인무역업자 단속은 상품 공급을 줄였고 물가급등을 유발했다는 소문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 같은 비관적 분석에 반대되는 합리적 근거들이 있다는 것이다. 농업부문에 관해 위성사진에 근거한 추정은 정확도에서 한계가 있고 국제원유시장의 가격 폭락은 반대로 연료, 비료 제공능력 향상으로 농업생산을 증대시켰음을 말해준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나쁜 기후 보고서를 확인해주고 한국은행의 분석과 비슷한 것처럼 보이지만, 2009년 보고서에 누락시킨 사실은 그 해 북한을 방문조사하지 않았고 그것이 한국은행의 추정치에 반영되었음을 암시한다. 더 나아가 한국은행의 추정치는 증명할 수 없는 자료이다.

수입품 제한과 관련, 2009년 제재가 북한경제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북한은 이때까지 제재를 극복하는 일련의 방안들을 찾았고 2006년에 비해 더 많은 제재가 가해지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국제시장의 식량, 석유 가격폭락은 다른 필요 수입품을 보류하고 북한의 가장 중요한 2개의 수입품을 적당한 가격으로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북한 돈 평가절상에 관해 본다면, 이견이 있지만, 이 놀라운 화폐개혁 발표가 2009년 북한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주기에는 시기가 너무 늦었다. 2009년 11월 30일 화폐개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북한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했듯이 화폐개혁은 시행과정에서 약간의 문제로 고통을 수반했다. 그러나 혼란과 불안(강탈이 자행되고 책임자가 처형되는 등)이었다는 서구의 주장은 제2, 제3의 손이 조작한 유례도 없고 증명할 수도 없는 보고서에 근거한 것이다.

▲ 통일거리 시장 : 평양의 국가공인 시장(2003), 출처 : The 4th Media

또한 위에 언급된 ‘물가폭등’ 보고서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가 아니라 암시장의 몇몇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예상 물가인상률에 기초한 것이다. 서구사람들은 음성시장 타격이 주요 경제를 악화시킬 만큼 규모가 큰 줄 알고 있지만, 짧은 과도기 이후에는 물가와 환율이 안정되었다고 한다.

화폐개혁은 부분적으로 자본을 확충하고 국내생산을 촉진하려는 것임을 염두에 두면서 우리는 주요 경제에 긍정적이었는지 부정적이었는지 살펴보기 위해 화폐개혁 전후의 전체 부문, 전국적 생산규모를 비교해봐야 한다. 우리는 이런 자료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화폐개혁의 정당성 판결이 진정으로 합격할 수 없는 것이다.

오히려 화폐개혁 이후 물가 환율 안정

화폐개혁 이후 13개월에 대해 글을 쓴 중국 길림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 조사담당 교수, 진 마이화에 따르면, 중국 위안화와의 환율, 분배 쌀값과 공개시장 쌀값이 모두 2009년~2010년 반으로 줄었다고 한다. 환율은 1500원에서 1200원으로, 분배 쌀값은 1Kg에 46원에서 24원으로, 공개시장 쌀값은 2000원에서 900원으로 낮아졌다.

이러한 자료는 화폐개혁에 수반되는 고통의 시기가 오래 지속되지 않았고 쌀과 중국 수입품에 대한 소비자 구매력을 배가할 정도로 물가와 환율이 곧 안정되었음을 함축하고 있다. 결국 화폐개혁이 북한 GDP를 떨어뜨린 설득력 있는 이유가 되기 곤란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무역규모 분석이 한국은행의 북한 경제성장율 감소요인 네 가지가 최고인민회의의 증가요인 한 가지보다 더 정확한지 아닌지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남북교역과 관련, MOU는 2008년~2009년 7.8% 줄어들어 16억7천9백만 달러라고 보고했다.

북중무역에 대해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이 4%, 26억8천만 달러로 줄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감소현상은 한국은행의 북한경제 침체 주장을 정당화하기에 너무 적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가? 국제시장의 곡가와 유가가 폭락했기 때문에 북중무역의 감소는 북한으로 유입되는 상품의 감소를 반드시 동반하는 것은 아니다.

6월 제재도 보고되지 않는 회색지대에서 일부 북중무역을 차단한 것 같다. 예를 들어, 중국세관이 8월~11월 북중무역 자료 발행을 중단해 2009년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넌 상품의 양을 검증할 길이 없다. 위에 언급된 26억8천만 달러가 전체 스토리를 얘기하는 게 아닌 듯하다.

더구나 북한이 5월 실시한 핵실험의 반발을 예견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 또 6월 제재가 불어 닥치기 오래 전에 필수 수입품을 미리 사들여놓았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행의 북한경제 침체 보고를 정당화하기 위해 무역자료를 사용하는 것은 이후 몇 년 간의 GDP 성장을 토론할 때 역효과를 낳는다.

만일 북중무역 27억9천만 달러의 26억8천만 달러 감소가 북한 GDP 성장률 4%로 감소할 수 있었다면, 2010년이나 2011년에는 어디에 그런 게 있는가? 각각 34억7천만 달러와 56억3천만 달러로 급상승할 때가 아닌가? 이는 확실히 북한 GDP 성장이 이 당시 견실했음을 나타낸다. 그런데 한국은행 자료는 설명할 수 없을 만큼 2010년 -0.5%, 2011년 +0.8% 성장이라고 부정적으로 계속 평가했다.

최고인민회의 예산보고서의 2010년과 2011년 총수입 증가는 각각 7.7%와 8.6%로서 보다 현실적이지 않은가? 이런 입장에서 보면 북한경제에 대한 한국은행의 비관적 평가는 실제 울퉁불퉁 종잡을 수 없는 것이다.

미국과 남한, 북한통계의 정치화로 정책오판

이 모든 것으로 볼 때, 한국은행의 판단이 얼마나 남한의 정치적 기후에 영향을 받는지 우리를 놀라게 한다. 위에서 지적했듯이 한국은행이 그런 의혹의 대상으로 된 것은 한 번이 아닐 것이다. 2009년 한국은행 통계자료는 남북관계가 냉전 이후 최악이었던 2010년 6월 발행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남북관계는 2008년 집권한 이명박 이후 악화되고 있었다.

그런데 남한이 실제 남북관계를 차단한 때는 2010년 5월이었다.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교역과 투자를 모두 중단시켰다. 5.24조치의 직접적 구실은 서해안에 침몰한 천안함 사건이었는데, 남한의 매파는 북한에게 책임을 물었다. 이 논쟁적 결론의 조사보고 요약은 5월 20일 보도되었으며, 보고서 전체는 9월 중순에 가서 국민들에게 알려졌다.

불행하게도 남한의 규탄은 국제적 행동통일을 이끌 만큼 확신을 주지 못했다. 그런데도 남한의 매파는, 북한의 신뢰를 훼손하기 위한 거짓 깃발 조작일지 모른다는 비둘기파 속의 조용히 커져가는 다른 의견과 의혹을 윽박지르고 있다. 2010년 6.2 지방선거 캠페인이 시작되는 바로 그 때, 천안함 사건 조사보고 요약만을 발표했을까?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한 국민담론을 통제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는 것 같았다. 국가안보를 외치며 그 조사 보고에 대한 대중의 비판을 명예훼손이나 '종북'으로 몰아 탄압했다. 이런 환경에서 한국은행이 북한경제 악화를 추정하는 것은 매파에게 너무 쉬운 것이다. 그런데도 1개월도 지나지 않은 지방선거에서 비둘기파가 남북교역 중단을 반대하는 여론을 환기해 놀라운 승리를 기록했다.

요약하면, 2009년 수수께끼를 확실히 푸는데 유용한 자료는 너무 적다. 다만 우리는 북한경제가 그 해에도 계속 성장했고 그 추이는 한국은행의 평가보다는 최고인민회의 예산보고가 더 부합한다는 합리적 근거를 가진다. 농업은 나쁜 기후로 손해를 봤지만, 낮은 유가로 이익을 얻었다. 화폐개혁은 늦게 발표되어 2009년 경제를 추락시키지는 못했다. 그러므로 당시 횡행했던 북한 최후 심판의 날 보고서는 대부분 허풍임이 판명된다.

제재의 새로운 파고는 미리 예측되었고 계속되는 압박에 조금 추가되었을 뿐이다. 비공식 무역은 물론 공식 무역도 예상 보다 둔하고 느리게 증가했으나 낮은 곡가와 유가로 상쇄되었다. 아무튼 느림보 무역이 실제 북한을 침체에 빠뜨렸다면 왜 한국은행이 무역 급상승을 기록한 2010년과 2011년에도 계속 침체와 답보를 보고했는지 알기 어렵다.

북 경제성장, 세계에서 가장 빠를지도

그러므로 한국은행의 비관론을 보증하는 확실하고 경험적인 증거는 없는 것 같다. 더 나쁜 것은, 당시 남한의 분위기로 한국은행의 추정을 더욱 왜곡했으며 국내 정치적 목적에 따라 조작되었다는 점이다. 최고인민회의의 통계자료가 정화하고 2010년, 2011년의 추이에 반영되었다면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그 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에 속할 것이다.

결론 : 새 시대?

북한붕괴론은 호기심을 갖고 끈질기게 놓지 않는 신화에 불과하다. 추측 그 이상에 기초하지 않으며 가끔 오보, 역정보, 희망사항에 의해 악화되고 있다. 서구와 남한의 언론에서 떠드는, 의심을 갖게 하고 과소평가하는 통계는 대개 북한 사회주의경제가 서서히 해체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 한다. 반대로 식량과 무역에 관한 비교적 믿을만한 표식은 북한경제가 회복되고 상승하고 있음을 암시해주고 있다. 1990년대부터 직면하고 있는 극단적으로 비우호적 조건에서도 말이다.

▲ 북한의 나선 경제특구 항구모습, 출처 : The 4th Media

북한이 제시하는 고성장 자료가 남한이 발산하는 비관적 추정보다 더 진실에 가깝다고 증거들이 확인해준다. 몇 가지 변화는 위성사진이 확인할 정도로 눈에 띈다. 북한의 평양과 다른 주요 도시에서 급속히 번지는 신축 살림집, 보건의료, 오락시설, 기반시설을 보여주는 최근의 건설 열기가 그러하다. 몇 가지 다른 변화는 더욱 신기한데, 뤼디거 프랭크와 같은 최근 방문자들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되고 있다.

북한 방문자, 경제성장 눈에 보인다고

자동차 수가 늘었는데, 수도에 교통신호등을 설치해 '평양의 꽃'이라는 유명한 교통정리 여성들이 거리에서 없어질 정도다.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들의 모습도 이제 일반적 광경이 되었다. 음식점과 상품가게도 어디든 있는데, 인민들이 20년 전 잘 나갈 때보다도 더 잘 입고 더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또 적어도 평양에서는 그 때보다 분명히 더 잘 먹는다고 한다. 냉난방장치들도 많은 주거시설과 사무실의 벽에 설치되어 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휴대폰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고 태블릿 컴퓨터까지 갖고 있더라는 것이다.

지방에서도 태양열, TV안테나, 농가 앞의 자동차, 상품가게, 음식점 등 생활수준을 개선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사실 정보사회에서 요즘 질문은 북한이 발전하고 있느냐에 있지 않고 이 발전이 장기적으로 지속되겠느냐에 있다. 북한경제가 아직 흥청대는 소비를 뒷받침할 만큼 튼튼하지 않으며 자신의 고향인 동독처럼 되지 말아야 한다고 프랭크는 걱정했다.

그러나 북한은 동독의 운명을 답습하지 않을 카드를 쥐고 있는데, 광대하고 아직 개발되지 않은 광물자원이 바로 그 것이다. 그야말로 나라가 '금광'으로 불리는데, 실제 금이 아니라 북한의 산에 엄청난 값어치의 지하자원이 광범위하게 깔려 있다.

서울의 북한자원연구소 소장 최경수에 따르면, 북한의 광물자원은 전 국토의 약80%를 차지하는 넓은 지역에 분산되어 있다. 북한은 200개 이상의 광물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세계에서 10위 이내의 광물은 마그네사이트, 텅스텐, 흑연, 금, 몰리브덴(크롬족에 속하는 전이 원소의 하나)이다. 마그네사이트는 세계에서 두 번째, 텅스텐은 여섯 번째로 많다.

비장의 무기, 세계 최대의 ‘희토류’

남한의 보고서는 북한 광물의 가치 총액을 7조~10조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추정치는 북한 북부 정주에서 수조 달러의 가치를 지닌 세계 최대의 이른바 ‘희토류’가 발견되기 전이다.

확실히 몽고, 나이지리아, 러시아 같은 나라의 경험으로 볼 때, 광물자원이 있는 게 아니라 이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최경수는 북한의 광산시설이 자본의 결여, 낡은 기반시설, 에너지 부족으로 30% 이하 밖에 가동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이 광산업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기업에 관심을 표명해도 외국기업들이 국가가 제공하는 법적 보증과 투자환경에 신경을 쓴다.

▲ <그림7> 북한의 주요 광물과 석탄 추정치(단위, 1천톤), 출처 : The 4th Media

이는 북한정부가 이런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함을 말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러시아와 북한과 남한이 대규모 삼각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것이다. 러시아 극동과 한반도를 철도, 가스관, 전기선으로 연결하는 이른바 '철의 실크로드'를 실현해야 한다.

'철의 실크로드' 실현해야

한번 건설하면, 철도는 아시아와 유럽을 횡단하여 물류 이동 시간을 대폭 단축시킨다. 지금의 배 45일에서 철도 14일로 단축할 수 있어 무역을 크게 촉진시킬 수 있다. 러시아 에너지에 더 많이 더 저렴하게 접근하는 것도 북한경제에 큰 혜택이 될 것이다.

북한정부도 경제특구를 개설해 투자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조치를 취했다. 중국과 베트남의 경험을 살펴볼 때, 경제특구는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호의적인 법적 재정적 체계를 갖는 차별화된 지역이다. 나선 특구를 모델로 전국적으로 새로운 경제특구 계획을 발표했다.

북중 국경에 있는 황금평과 위화도의 특구 이외에도 강령군의 '녹색개발구역', 음정의 '과학기술개발구역'은 물론이고 14개의 새로운 지방 경제특구를 적극적으로 개설했다. 그 밖에 특구계획을 더 확대할 것이며 특구법도 공개되어 국제투자자들에게 적절한 체계와 담보가 제공되고 있다.

북한정부도 특구 이상의 경제협력사업에 기업의 참여를 촉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좋은 사례가 이집트 텔레콤 공급자인 오라스콤(75%)과 한국우편통신회사(25%)의 합작투자인데, 2008년 북한 최초의 3G 서비스를 시작하여 2012년 2월 1백만 명, 2013년 5월 200만 명의 이용자에 도달했다.

제재와 고립, 효과 없어
안전보장, 무역관계로 국제사회로의 통합, 세계평화 실현

이 글에서 밝힌 증거는 물론이고 향후 잠재력을 볼 때 북한이 경제적 붕괴로 향하고 있다는 주장은 무의미하다. 북한 붕괴 위험이 있다면 그 것은 20년 전이지 지금은 아니다. 제재와 고립을 통해 북한인민을 계속 질식시키는 것도 무의미한 것 같다. 제재와 고립의 실질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실패했다. 체제전환도 핵 비확산도 이루지 못했으며 북한경제가 성장하는 한 앞으로도 그 목표는 달성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거듭되는 제재와 강압적 고립은 세계의 평화와 안전에 의미 있게 기여하지 못할 것이다. 소외가 그 나라를 진정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더 과격하게 만든다. 북한을 고립시킬수록 북한의 자위력은 더 커지고 핵무기와 미사일로 이웃나라들의 격앙을 막을 수 없음은 명백하다. 국제사회로의 더 좋은 통합을 위해 정치적 우선순위를 이동하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다.

북한은 국제 언론이 왜곡 조작하는 미친 도발자가 아니라 다른 나라들처럼 자신의 국가안전과 경제번영을 중시하는 국가이다. 북한은 자주권을 주장하고 국제권력의 면전에서 붕괴 없이 자결권을 지키는 길을 분명히 찾았다. 그러므로 무의미한 차별대우를 멈추고 국제사회로의 통합을 도와야 한다. 합리적인 안전보장을 해주고 상호 유익한 무역관계를 개설하면서 말이다.

이것은 북한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치료에 필요한 예방약이며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정책의 선택이다.(끝)

이 번역의 원문은 http://www.4thmedia.org/2014/05/doom-and-gloom-or-economic-boom-the-myth-of-the-north-korean-collapse/ 이며,

이 원문의 원 출처는 <The Asia-Pacific Journal>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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