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슬픔에 잠긴 가운데, 22일 오전 일본 의원들이 2차대전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대거 참배한 사실이 알려지자, 여야 정치권이 일제히 격분했다.

새누리당 함진규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일본의 초당적 의원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146명이 오늘 오전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했다고 한다. 앞서 어제는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고 한다"며 "이웃국가에 대한 예의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몰역사적 행동의 극치"라고 질타했다.

함 대변인은 "일본 지도부의 독선적이고 무책임한 행위를 새누리당은 강력히 규탄하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일본이 국제사회의 존경을 받는 국가가 되려면, 지난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순서다. 과거사에 대한 반성없이 지금처럼 독단적인 행보만을 거듭한다면 결코 국제사회로부터 책임있는 선진국가로 인정받을 수 없을 것이다."

이어 "일본 지도부는 지금이라도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며 "악화된 한일 관계를 풀어내기 위한 일본의 양심적인 선택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근 수석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일본 의원들의 '야스쿠니 도발'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본과 한국을 방문하기 위해서 도쿄에 도착하기 하루 전날 이뤄진 일"이라고 상기시켰다.

그는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일본 극우 정치인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강력하게 경고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최소한의 금도를 지켜줄 것을 수없이 요구해왔다"며 "국제사회의 외톨이를 자처하지 않고서야 국제사회가 반대하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계속하지 않을 것이다. 과거 일본이 저지른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려는 움직임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성토했다.

김 수석부대변인은 "일본 극우 정치인들은 자국 경제력에 걸맞는 대우를 받기 위해서라도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며 "일본은 이 지구상에서 홀로 살아가는 '외톨이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고 되물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23일부터 일본, 한국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한국민들의 충격을 고려해,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과시하는 이벤트성 일정을 축소.변경하는 쪽으로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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