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과 1983년 국내 기업이 북한에 시멘트 수출을 시도, 1981년 당시 외무부가 이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1983년의 경우는 승인 여부가 공개되지 않았다.

외교부가 26일 공개한 외교문서에 따르면, 1981년 '성광화성산업'은 싱가포르 'UNISOURCE'사를 통해 북한에 시멘트 수출을 추진했다.

당시 '성광화성산업'은 국내 유일한 'P.P Cement Bag' 제조업체로, 싱가포르 기업을 통해 약 660만 달러 상당의 시멘트를 북한에 간접방식으로 수출할 계획이었다.

▲ 1981년 당시 외무부가 '성광화성산업'의 대북한 시멘트수출에 대한 의견을 안기부에 전달한 공문. [캡처-외교문서]

해당 시멘트는 북한이 인도 국영무역공사인 'STC'에 수출하기 위한 것이었다. 1980년 당시 북한이 1백만 톤의 시멘트를 인도에 수출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지만 약 50만 톤을 납기 내에 수출하지 못해 계약이 취소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1981년 인도 'STC'의 입찰에 참여, 최저 가격으로 낙찰, 1백만 톤을 수출하기로 계약했으며, 부족분을 중개상인 싱가포르 기업을 거쳐 국내 기업인 '성광화성산업'으로부터 물량을 받으려 한 것이다.

이에 당시 상공부와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는 "남북한이 간접교역을 추진하게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했지만, 외무부는 "인도 시멘트 국제입찰에 따른 문제 등에 비추어 동 상담을 추진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으로 사료된다"며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에 입장을 전해,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 외무부는 대북 시멘트 수출에 난색을 보였다. [캡처-외교문서]

이후 1983년 국내기업인 '태풍상사'도 중개상인 홍콩 '중동무역유한공사'를 통해 북한에 시멘트를 수출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1962년에 설립된 '태풍상사'는 한약재.농산물 무역을 하던 회사로, 국제경쟁력 약화로 시멘트 수출로 업종을 바꿨다. 1983년 당시 '태풍상사'는 홍콩기업으로부터 월 2백만 장 상당의 시멘트 공급 주문을 받고, 해당 시멘트 포대에 'D.P.R Of Korea'(북한)라고 인쇄되어야 한다고 요청받았다.

'태풍상사'는 상공부에 보낸 의견문의에서 "본 물건은 홍콩에서 주문을 받은 것이며, 홍콩으로 수출하여 홍콩에서 재수출하여 북한으로 들어가는 것"이라며 "태국에서 생산하여 홍콩을 경유, 북한이 수입하는 품목으로서 현재 홍콩의 무역상사가 태국이 인도 기일을 지키지 아니하므로 신용있는 공급처를 물색 중에 있는 상태에서 폐사(태풍상사)와 연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왕이면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것이 국가적으로도 이익이 되리라 사려된다"며 "본 제품은 소모품인고로 반공적인 불이익한 점이 없다고 사려되오니 정부차원에서 적극 검토, 긍정적 측면에서 해석하시어 허가바랍니다"라고 요청했다.

이에 상공부는 안기부와 외무부에 의견을 문의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안기부와 외무부의 답변은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에 포함되지 않아, '태풍상사'의 대북한 시멘트 수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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