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문익환 목사는 방북 결행을 앞둔 1989년 첫새벽, 시 <잠꼬대 아닌 잠꼬대>에서 이렇게 외쳤다.

“...그땐 일본 제국주의 사슬에서 벗어나려고 / 이천만이 한마음이었거든 / 우리 선조들은 당나라 백만 대군을 물리쳤잖아... 사상이니 이념이니 제도니 하던 신주단지들을 / 부수어버리면서 말이야... 이 땅에서 오늘 역사를 산다는 건 말이야 / 온몸으로 분단을 거부하는 일이라고 / 휴전선은 없다고 소리치는 일이라고...”

그러나 아직도 북침을 가상한 방어적인(?) 대규모 한미군사연습과 북의 방사포 대응으로 이 땅에 화약내는 진동하고 어렵게 이산가족 상봉을 마쳤으나 남북관계의 앞길은 불투명하다.

이에 <통일뉴스>는 고 문익환 목사의 아들이며 시민참여형 정치가인 문성근 영화배우와의 인터뷰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통일대박’의 지름길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았다. 대담은 정성희 <통일뉴스>기획위원(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이 3월 10일(월) 오후 3시 일산 바보주막에서 진행했다. / 편집자 주


▲ "나는 연기가 생업인 시민정치인, 시민정치에 나선 연기자라고 할까요." [사진-통일뉴스 박귀현 기자]

□ 정성희 소장 : '국민의 명령' 대표를 맡아 '백만 민란'을 주도하고 민주통합당 대표, 2012년 총선 때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부산에서 출마하시더니 다시 영화인으로 돌아가셨습니까? 요즘 근황은 어떠신지요? 지금 정치인입니까, 영화배우입니까?
 
■ 문성근 배우 : 연기가 생업인 시민정치인, 시민정치에 나선 연기자라고 할까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화 3편을 찍었습니다. 이창동 감독이 제작한 <도희야>, 봉준호 감독이 제작한 <해무> 등 입니다. 그리고 탈당했지만 ‘2016년에 출마한다’고 약속한 대로 부산 북강서을 지역구 활동도 하고 <바보주막> 협동조합운동도 돕고 정당혁신운동도 계속 해오고 있습니다.

시민참여형 정당으로의 혁신 없이 우리나라 정치발전 어렵다
 
민주통합당이 다시 민주당으로 퇴행하면서 탈당했습니다. 민주통합당 실패에 대해 남 탓보다 내 탓을 하는데, 그 근본 원인은 온(ON)에 시민정치 플랫홈을 미처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민주통합당이 늦게 출범하고 총선, 대선 등 정치일정에 쫓겨 시민 플랫홈을 만들지 못했거든요. 시민참여형 정당으로의 혁신 없이는 우리나라 정당, 정치 발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정치지형과 국민정서로 볼 때, 민주당 전통지지층-2000년 이후 참여세력-2~30대 자유주의적 진보세력을 모두 시민참여형 정당으로 아우를 때 강력한 수권야당을 건설할 수 있습니다. 어느 하나를 배제하면 수권정당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정치일정 앞두고 정치공학적으로 통합하면 불협화음이 생기고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시민참여형 정당 건설을 천명하고 선거 1년 전에는 온(ON) 플랫홈을 작동시켜 시민의 조직화를 이루고 선거에 임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호감도와 지지도는 높으나 조직력이 취약한 안철수 쪽은 당원 중심의 정당이 아니라 당원과 지지 시민이 함께 하는 시민참여형 정당이라야 새 정치 이미지와 확장성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지난 대선 시기 후보단일화 할 때, 보궐선거 당선 이후 신당 구상할 때, 두 번 시민참여형을 권유했으나 친노에게 유리한 제도라 판단해서 그런가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인터넷 활용, 시민정치 플랫홈 만들어야
 

▲ 고 문익환 목사의 아들이며 시민참여형 정치가인 문성근 영화배우와의 인터뷰는 10일 일산 바보주막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박귀현 기자]

지금도 안철수와 민주당이 지방선거 앞두고 3월중에 통합신당을 만든다고 하는데, 이는 바람직하지만 시민참여형 정당이라야 성공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시민참여형 정당을 만들자고 설득하고 있는 중입니다. 시민정치 플랫홈을 제작하려면 돈이 좀 드는데, 통합신당에게 공동개발, 공동소유하자고 제안할 참입니다.
 
인터넷,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세계 최고인 우리나라에서 이를 활용하여 시민들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게 진화시키지 못한다면 정치와 정당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저는 회의적입니다. 영국노동당도 전성기 당원 300만 명이었는데 30만으로 떨어지자 당원과 지지자와 자원봉사자 네트, 정책 네트 등 4개의 플랫홈을 만들어 작동시켜 보고, 2013년 7월 온오프 시민참여형 정당으로 진화를 천명했습니다.
 
□ 정성희 소장 : 문익환 목사님이 살아생전 <잠꼬대 아닌 잠꼬대>라는 시에서 "...이 땅에서 오늘 역사를 산다는 건 말이야 / 온몸으로 분단을 거부하는 일이라고..." 얘기하셨습니다. 오늘 우리 모두가 문 목사님의 유지를 어떻게 이어 가면 좋겠습니까?
 
■ 문성근 배우 : 늘 민족문제와 민중문제를 동격으로 말씀하셨습니다. IMF경제위기 이후 신자유주의가 본격화되어 민중의 삶이 더욱 고달파졌으니, 살아계셨으면 아마도 노동운동을 하셨을지 모르겠습니다. “민주화와 통일은 하나다”, “통일은 민족해방의 완성이고 민족자주의 성취다”, “통일은 민족의 부활”, “통일의 주인은 민이다”라며 진정한 민주화와 민족통일은 같은 거라고 강조하셨으니 말입니다. 
 
민주화와 통일은 하나다
 
문목(문익환 목사)은 <잠꼬대 아닌 잠꼬대>라는 시에서 밝힌 대로 89년 3월 25일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회담하고 4.2공동성명을 발표했는데, 핵심이 ‘정치군사회담과 경제문화교류 병행 추진’이었죠. 한시적 UN 동시가입은 거부됐지만 1991년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으로, 낮은 연방제와 다방면 교류 병행 합의는 6.15남북공동선언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문목은 1971년 전태일의 죽음을 보고 큰 충격을 받는데, 신.구교 합동 구약번역을 하고 계셨기 때문에 억누르고 있다가 75년 장준하 의문사를 지켜보면서 완전히 바뀌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날 집에 돌아오셔서 "박정희가 죽였어!"라고 몸부림치던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때부터 민주화를 위해, 통일을 위해 감옥도 죽음도 각오하고 투쟁하셨습니다. 그 때부터 가족을 대하는 아버지의 태도, 저희 집안분위기도 더 민주적으로 바뀌었다고 기억됩니다.
 
윤동주, 장준하, 문익환, 세분 모두 해방 전 일본에서 유학하고 계셨어요. 문익환의 중학 동창인 윤동주는 일본에서 독립운동하다 구속되어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했고, 문익환과 일본신학교를 같이 다녔고 학병에서 탈영해 광복군에 들어갔던 장준하는 독재에 맞서 싸우다 죽임을 당했지 않았어요? 신학자 문익환은 두 친구를 기리며 뒤늦게 결단한 거지요. 
 
윤동주-장준하-문익환의 길
 

▲ "미국에 고자질해서는 한반도 평화를 지킬 수 없습니다." [사진-통일뉴스 박귀현 기자]

우리도 민족과 민중을 위해, 진정한 민주화와 민족통일을 위해, 민이 주도하고 정부와 함께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야지요. 이를 위해 정권교체가 절실한데, 정당혁신이 그 관건이라는 점에서 시민참여형 정당 건설운동을 계속 할 것입니다.
 
□ 정성희 소장 : 부산에 핵잠수함까지 입항하는 키 리졸브-독수리 한미합동훈련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해 북의 방사포가 발사되었습니다. 미국은 유엔인권보고서 발표를 계기로 북을 '악'이라며 북핵 폐기 진정성 있는 조치를 6자회담 재개의 전제로 삼는 등 여전히 강경한 대북정책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재정위기를 겪는 미국은 집단적 자위권을 승인하는 등 일본의 지위를 높여 동북아 패권을 강화하려 하고, 일본은 이 기회에 신군국주의로 나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중국에, 정치군사적으로 미국에 의존하는 한국에 대해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더욱 옥죄고 있습니다. 4월 23일 방한하는 오바마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과 한일 군사협정을 요구한다고 합니다. 한국의 바람직한 대미, 대중, 대일 외교노선은 무엇일까요?
 
대미 고자질로는 한반도 평화 지킬 수 없어

■ 문성근 배우 : 미국 내 강온파가 있다지만, 양쪽 모두 경제적 어려움을 전가하고 패권을 강화하기 위해 동북아 긴장을 유지하려 합니다. 6자회담을 열어 서로 주고받아야 할 사안인데, 통하지 않을 걸 뻔히 알면서 북의 선 조치를 외치고 있으니 답답한 상황입니다. 당분간 미국의 대북정책이 바뀌지 않을 듯합니다. 
 
군사적 충돌은 민족공멸이기에 있어서도 안 되고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우리 집 대문 앞에서 난이 일어나거나 전쟁이 터지는 것을 결코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 했습니다. 이는 중국 입장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을지 모르나, 마치 조선을 대하는 청나라의 태도 같아 엄청 속이 상합니다.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하나?
 
지난번 국정원의 남북정상 회담록 전문 공개를 보면서 미국에 고자질하는구나, 김대중-노무현 민주정부 10년 동안 자주적으로 가려했다고 미국에 일러바치는구나 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우리 정부의 태도가 이래서는 한반도 평화도 남북관계 개선도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모든 것은 한국정부의 자세에 달렸습니다.

참여정부 시절 이라크파병 논의할 때,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한국의 비전투병 3천명, 미국의 전투병 1만 명 이라크 파병 안을 놓고 고민하며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데, 누군가 수구신문에 흘려 '전투병 1만 명 파견 가닥'이라고 보도하고 미국은 협상장에서 이를 근거로 '이미 결론 난 것 아니냐', '여론이 모아진 것 아니냐', ‘비전투병 고수, 실망스럽다“는 태도를 보였답니다. 이 같은 고자질 때문에 미국의 올바른 대 한반도정책을 위한 한국의 입김이 약화되는 것입니다.
 
노무현 정부 때 전시작전통제권을 2012년 4월에 회수하기로 어렵게 합의했는데, 이명박 정부가 2015년 12월로 연기하더니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자마자 다시 연기를 요청했지요. 미국이 몇 번 거절하는 척하다가 작년 7월인가 서울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한국이 애걸복걸하니까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도입을 조건으로 또 재 연기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일본에 가서 ‘집단적 자위권을 환영’했지요. 한국이 미국에게 발목을 잡혔구나, 느꼈습니다.

‘우리가 손잡겠다’면 막지 못한다
 

▲ "남북이 손잡겠다 하면 외세도 어찌 못합니다." [사진-통일뉴스 박귀현 기자]
미국은 2차 대전 직후부터 한미일 군사동맹을 집요하게 추진해 왔잖습니까? 그 일환으로 이명박 정부 때 한일 군사정보협정을 추진하려다 국민의 반발로 못했는데, 박근혜 정부 역시 스스로 말려들고 있는 겁니다. 왜 이렇게 꼬이나? 모든 문제의 출발은 대북 적대정책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흡수통일론으로 5년 허송했는데, 또 허송하지 않으려면, 우리가 주도적으로 남북관계를 풀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합니다. 미국은 한미일 동맹을 추구하면서 북핵을 이용하는데, 중국은 그건 핑계이고 사실은 중국을 포위하려는 것 아니냐 판단합니다. 미국과 일본에 수출하는 금액을 합친 것보다 중국에 수출하는 게 많은데, 왜 스스로 한미일 동맹에 빨려 들어가요?
 
길은 있습니다. 미국이나 중국이나 한반도의 현상유지가 편하다 판단하더라도 우리는 한 핏줄이기 때문에 ‘우리가 손잡겠다’하고 결정하면 막지는 못합니다. 그건 천륜에 어긋나니까요.

아베가 이참에 군사국가화 하겠다지만, 그런 극우적 정책을 펼치려다보니 야스쿠니를 참배하고 위안부 부정하잖아요? 이건 인류 양심의 문제이기 때문에 강하게 비판하면 미국도 한일 군사협정을 강제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북과 중국이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하는데 이걸 받아서 시간이 걸려도 그 안에서 비핵화-평화협정-북미 수교-에너지 지원을 일괄 타결해야지요. 
 
광해군의 고민, 병자호란의 교훈 잊지 말아야
 
만일 박근혜 정부가 한일 군사협정을 추진한다면 국민의 저항에 봉착하고 국정지지도가 추락하는 걸 각오해야 할 것입니다. 명나라와 청나라의 세력교체기에 자주외교, 균형외교를 추진한 광해군을 제거하고 인조 반란으로 병자호란이란 대재앙을 자초한 우리의 뼈아픈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광해군 이후, 2차 대전 이후 외교적으로 가장 곤궁한 때가 아닌가, 이런 때일수록 줏대를 갖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하지 않는가 싶습니다.

□ 정성희 소장 : 가까스로 이산가족 상봉을 마쳤지만, 남의 정례화 회담 제안에 북이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다는 반응입니다. 또 기독교탈북인연합회가 대북 전단을 살포하니 북이 상호 비방중상 중단 합의 위반이라고 문제제기하고 남은 민간의 영역이라 막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향후 남북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박근혜 정부의 '통일대박론',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설치와 김정은 정부의 중대제안, 공개서한에서 밝힌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그리고 통일대박이나 평화번영의 진짜 올바른 길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 문성근 배우 : 북은 적극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입장인데, 남북관계는 우리 정부에 달렸지요. 시중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드라이브를 꽃놀이패라고 합니다. 경제민주화, 복지확대 공약 대부분 파기했으니 박 정권 동안 경제가 나아질 가능성은 없습니다. 그러니 그 고통을 잊게 마약을 투여하듯이 국민들에게 통일대박론을 퍼트린 다음, 남북관계가 잘 되면 좋고 안 되면 민주정부 10년간 북핵을 막지 못해 진전이 안됐다며 덮어씌우는 거죠.

박근혜 ‘통일대박론’은 꽃놀이패?
 

▲ '대북 적대의식이 골수에 사무친 보수기득권 세력을 어떻게 설득할까요?' [사진-통일뉴스 박귀현 기자]

혹시 모르겠습니다. 대통령은 같은 말을 계속 되풀이하고 조선일보는 논조를 바꾸고 있는데, 일정기간 지나서 전격적으로 남북관계를 진척시킬지요. 그러길 바랍니다. 어려울 것 없어요. 10.4 정상선언에서 42개 사업을 합의했으니 글자 몇 개 고치면 됩니다.
 
한국경제는 이대로 가면 2030년에 성장률 0%랍니다. 희망이 없습니다. 4대강까지 삽질을 했으니 이제 경기가 바닥인 건설업체가 제일 급하겠지만 대기업 중심의 경제단체인 전경련조차도 남북경협과 이에 기초한 북방경제권으로의 진출을 원하지 않겠어요? 국민들이 성장과 복지를 요구하는데, 남쪽 자체로는 동력이 없습니다. 2002년에 고이즈미가 북일회담을 한 것도 경제적 어려움의 돌파구를 북일관계 개선에서 찾은 측면이 없지 않거든요.

그러므로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을 활용하여 지금까지 자주평화통일 지향세력의 주장이 옳았지 않느냐, 남북 간 대화와 협력, 한반도 평화가 정답이라고 공세적으로 문제제기하고 실천해나가야 합니다. 사회적 존재인 인간은 이성과 감정의 총체입니다. 한국전쟁을 체험하고 대북 적대의식이 골수에 사무친 보수기득권 세력에게 ‘민족사를 정상화하자’며 이성에 호소하는 방식은 전혀 안 먹힙니다.

“돈 벌고 싶으면 남북관계 개선하라” 

정서는 정서로 해결해야죠. ‘증오하는 마음 이해한다. 그런데 대박이란다. 밉지만 돈을 벌자. 돈 벌려면 어떻게 할까? 방법은 문익환 목사나 민주정부 10년처럼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며 공격적으로 설득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북 인권법 운운하는 건 한심한 일입니다. 손가락질 한다고 북 인권이 개선됩니까? 북 인권 지원의 빠른 길도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실현에 있습니다.
 
문 목사는 동구라파가 흔들리는걸 보며 직감했습니다. 분단은 동서냉전의 산물인데 냉전이 조만간 끝날 테니 우리가 빠르게 대처해 분단을 해소할 길을 찾아야한다는 마음이었죠. 그러면서 통일로 가는 길에서 자본주의, 공산주의를 넘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게 우리 민족의 과제라고 생각하셨죠. 1997년 IMF이후 신자유주의 체제에 강제 편입된 지금은 또 달라졌지만, 우리 민족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는 우리 진영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 정성희 소장 : 1천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영화가 많습니다. 최근 중국에서 한국드라마가 인기입니다. 남북영화나 영화인의 교류협력 추진의 경험과 향후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휴전선 근방에 대규모 영화세트장 만들자

▲ "휴전선 근방에 대규모 영화세트장을 만든다면..." [사진-통일뉴스 박귀현 기자]
■ 문성근 배우 : 중국을 매개로 애니메이션 협력사업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남북 영화 협력사업은 별로 없었습니다. 2003년 영화인 10명이 방북해 북의 영화세트장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북이 남북 영화인 교류에 적극적이지 않은 듯 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북은 사회주의국가로서 영화의 문화선전기능을 강조하는데 남북 영화 또는 영화인의 교류협력으로 혹시라도 북에 좋지 못한 사상문화 침투를 우려하지 않나 싶습니다.
 
남북 영화 협력사업과 관련, 제 개인적 생각으로는 개성에서 휴전선 사이에 약 3~400만평 부지를 조성해 대규모 종합 영화촬영 세트장, 시대별 세트장을 건립하면 어마어마한 관광단지가 될 것입니다. 현재 남쪽의 세트장은 전국 각 지역에 흩어져 있거든요. 숙박, 음식업소는 북이 운영하면 경제적 도움도 될 거구요. 또 남쪽이 좀 앞서있는 영화 기술 장비를 북에 지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민족 공존공영을 위해, 민족문화의 복원을 위해, 민족동질성 회복을 위해 남북으로 오고가는 게 어려우면 중국에서 남북 영화인 공동연수부터 진행하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 8천만 겨레가 함께 관람하는 남북합작 영화나 드라마가 불가능한 일일까요?
 
□ 정성희 소장 : 마지막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정부나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없습니까? 
 
형은 아우의 낟가리로, 아우는 형의 낟가리로 
 
■ 문성근 배우 : 우리나라 전래동화 <의좋은 형제>에서 밤새 형은 아우의 낟가리로, 아우는 형의 낟가리로 볏단을 날랐듯이, 남과 북이 누가 형이든 아우든 서로의 낟가리로 볏단을 나르는 우리 민족의 따뜻한 마음을 회복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남쪽은 북쪽보다 부자 아닙니까. 형제간의 예의를 더 많이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통일대박이 오지 않겠어요?(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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