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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분할 민영화, 남북-유라시아 철도 평화번영 망친다” ‘철의 실크로드’의 전제조건 강조, 김영훈 철도노조 지도위원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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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07  1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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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유라시아 철도 연결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 안에 철도협력에 관한 남북합의가 이뤄지리라 낙관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한반도종단철도를 재개통하고 시베리아횡단철도, 중국횡단철도와 연결하기 위한 최소한의 환경과 조건은 무엇일까.

향후 경의선 경원선의 북쪽 구간 개보수에 누가 어떻게 투자하며 그 이익이 누구에게 돌아갈까. 유라시아 철도 연계가 과연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을 앞당길까. 박근혜 정부는 수서발 KtX운영주식회사 설립 등 철도 분할 민영화를 강행하고 있는데, 유라시아 구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같은 기대 반, 우려 반에 대해 <통일뉴스>는 지난해 12월 철도 분할 민영화 저지를 위해 23일간의 총파업을 단행한 철도노조의 지도위원, 현재 열차 기관사로 일하는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으로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인터뷰는 3월 4일 오후 1시 철도회관 5층 중회의실에서 정성희 <통일뉴스> 기획위원(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이 진행했다. / 편집자 주


   
▲ 현재 열차 기관사로 일하고 있는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4일 철도회관 5층 중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정성희 기획위원]

□ 정성희 소장 : 박근혜 정부가 유라시아 철도 구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만, 우선 남북 철길이 끊어진 이후 이른바 '철의 실크로드'를 향한 한반도종단철도 연결과 관련한 남과 북의 논의, 추진 과정을 좀 소개해주시죠.

2000년 남북철도 재개통 합의, 2007년 열차시험운행

■ 김영훈 지도위원 : 남쪽에서는 '북방정책'을 표방한 노태우 정부 등 역대 정권이 거의 유라시아 철도 구상을 했습니다만, 김대중 정부에 들어와서 실질적으로 가시화되었습니다. 역사적인 6.15남북공동선언 직후 2000년 7월 31일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먼저 경의선 철도 연결에 합의하고 7년만인 2007년 5월 19일 경의선과 동해선에서 동시에 열차시험운행을 했습니다. 10.4선언 이후 2007년 12월 11일부터 문산-봉동 화물열차는 주중 매일 1회 도라산역-판문역 구간을 운행하는 데로 발전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5.24조치로 남북의 철로 육로 해로를 모두 막아버렸습니다. 그러다가 지난해 9월 6일 러시아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부산을 출발해 러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연결되는 철도를 꿈꾼다”면서 다시 논의되고 올해 국토부 업무보고로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북쪽에서는 1994년 6월 30일 김일성 주석이 벨기에 노동당 중앙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북한은 운송수입만으로 매년 15억 달러 이상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의 남북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가 될 것임을 시사했으나 그야말로 유훈이 되어버렸지요.

2001년 북-러 철도협정 체결, 2013년 나진-하산 연결

   
▲ 남북-유라시아를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 [사진-통일뉴스 정성희 기획위원]

2001년 7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열차편으로 유라시아를 횡단,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쌍방은 세계적 실천에서 공인된 상호 이익 원칙에 기초해 조선반도 북남과 러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철도수송로 창설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공약”하고 북-러 철도협정을 체결했습니다.

그 첫 결과물이 지난해 9월 22일 나진-하산 간 54km 구간 철도 재개통입니다. 표준궤인 한반도종단철도(TKR)와 광궤인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의 궤도 간 불일치라는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궤도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복합궤도를 새롭게 건설한 것 역시 철도기술사에 기록될 뜻 깊은 일입니다.

이제 남북철도 연결만 남은 거지요. 이미 남과 북이 철도 연결에 합의하고 시범운행까지 한지 오래되었습니다. 당국자들의 의지만 있으면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남북철도 재개통에 기초한 유라시아 구상은 박근혜 정부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 정성희 소장 : 한반도종단철도를 재개통하고 시베리아횡단철도와 연결하기 위한 최소한의 정치군사적 환경은 무엇입니까? 또 남, 북, 미국의 태도는 어떠해야 합니까?

■ 김영훈 지도위원 : 남북관계가 개선되어야지요. 한-러, 한-중 협약이 있어도 남북관계가 풀리지 않으면 유라시아 철도 구상은 그야말로 구상으로 끝납니다. 동시에 주변국, 특히 미국의 방해가 없어야 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남북철도 재개통에 기초한 유라시아 프로젝트의 중요성, ‘철의 실크로드’의 효과를 국민들에게 광범위하게 알리고 사회적 합의를 형성해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의 동력으로 삼아야 합니다. 또 이를 지렛대로 고춧가루를 뿌리는 미국을 강력히 설득해야 합니다.

통일열차 국민합의로 미국의 방해를 극복해야

박근혜 대통령은 급변사태 흡수통일을 전제로 하거나 과정 없는 결과만 강조하는 '통일대박론'이나 '북 핵 포기하면 통일이 빨라진다'는 식의 레토릭이 아니라, 우리 겨레를 먹여 살리는 성장 동력이자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여 한반도 평화를 촉진하는 남북철도 재개통에 기반 한 유라시아철도 연결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중국, 러시아보다 역내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한반도종단철도(TKR)가 재개통되고 중국횡단철도(TCR),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되면 남과 북의 통합력을 우려할 뿐만 아니라 한국이 중국, 러시아에 기울어질까 몹시 경계할 것입니다. 점진적이라도 흡수통일을 전제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달가워하지 않을 게 분명합니다. 유럽연합(EU)이나 미합중국도 철도를 매개로 통합력을 높였고 청일전쟁, 러일전쟁도 세력 확장을 위한 열강들의 철도부설권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더욱 철도연결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힘, 겨레의 의지를 모아 외세로 인한 정치군사적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북한도 내각에 철도성을 따로 두고 철도산업을 금속·석탄·전력산업과 함께 ‘인민경제 4대 선행부문’으로 규정해 국가차원에서 관리해왔습니다. 특히 김정은시대에 들어와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을 국가발전전략으로 삼고 있으니 남북철도 재개통에 적극성을 가질 만합니다. 문제는 북의 노후화된 철도 구간의 개보수를 위한 사전 실사, 공사, 운행 과정에 남쪽 또는 컨소시엄 형태로 외국과 함께 들어갈 텐데, 남과 북의 상호 군사적 신뢰 없이는 성립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군사적 긴장 높아지면 유라시아 구상 물거품

   
▲ "남북-유라시아 철도연계를 통해 평화번영  열차를 운행하기 위해서라도 전쟁연습은 중지되어야 한다"는 김영훈 철도노조 지도위원. [사진-통일뉴스 정성희 기획위원]

반대로 철도 실사, 공사, 운행 자체가 군사적 적대행위와 대립, 긴장을 완화하는 방안이기도 하지요. 북쪽의 철도 인프라 구축은 이미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에 합의했으나 대규모 투자의 선행조건은 정치군사적 신뢰 형성 입니다. 만일 미국이 B-52 전략핵폭격기나 핵 잠수함을 들이밀고 북이 미사일 시험발사로 대응하는 상황이면 곤란해지겠지요. 남북-유라시아 철도연계를 통해 평화번영 자주통일 열차를 운행하기 위해서라도 키 리졸브-독수리훈련 같은 북침을 가상한 전쟁연습은 즉각 중지되어야 합니다.

□ 정성희 소장 : 이미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북한(30%) 대비 러시아 투자비율 70%의 49%(전체 투자의 34.3%)에 코레일, 포스코, 현대상선이 컨소시엄을 형성해 우회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향후 경의선 경원선의 북쪽 구간 개보수에 누가 어떻게 투자합니까?

■ 김영훈 지도위원 : 우선 루트와 관련, 경의선은 문산-개성-평양-신의주로 중국횡단철도와 연결되고 경원선, 동해선은 원산을 거쳐 나진-하산으로 시베리아횡단철도와 연결됩니다. 동해선은 남북이 기합의 했지만 단기간에 공사를 마무리하기 어렵다고 하니 동쪽은 경원선을 통해 남북철도를 연결해야 합니다. 중국과 연결되어 있는 경의선은 여객, 시베리아와 연결되어 있는 경원선은 화물이 중심입니다. 경의선에서 평양-신의주는 중국이 투자하기로 합의했으니 한국은 개성-평양 구간과 경원선 이북 구간의 개보수에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합니다.

남북철도 투자, 민간자본 아닌 공적 재원으로

누가 어떻게 엄청난 돈을 투자할까요? 박근혜 정부는 나진-하산 프로젝트 참여방식 같은 우회로를 선호할 것 같은데, 원칙적으로 국가기간산업, 특히 민족의 혈맥을 잇는 남북철도에 외자까지 끌어들인 민간자본의 컨소시엄 투자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남북철도 재개통과 유라시아철도 연결을 통한 웅대한 평화번영의 산물을 내외독점자본에게 귀속시켜야 되겠습니까?

이명박 정권의 4대강 개발 22조원의 혈세 낭비가 통탄스럽습니다. 바로 그 돈으로 북 철도 개건에 사용하고 그로 인한 수익을 온 민족이 나누어야 하지 않을까요? 공적 재원이 투자되어야 마땅합니다. 이를 위해 평화협정 체결 이전이라도 남북 상호 군축을 통해 그 재원으로 투자하는 게 가장 바람직합니다. 군사적 신뢰도 쌓고 철도 재원도 마련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부족하면 국민적 합의에 따라 공적기금 투입과 ‘통일세’ 신설도 검토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성희 소장 : 유라시아 익스프레스 구상이 제대로 실현되면 남과 북의 경제 발전,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어떤 효과를 가져다줍니까?

남북-유라시아 철로에 평화번영 자주통일의 기관차 달려라

   
▲ "철도 분할 민영화정책은 중단되어야 마땅하다" [사진-통일뉴스 정성희 기획위원] 
■ 김영훈 지도위원 : 배 보다 철도가 1/3 비용의 세계 물류허브로서 북방경제권의 대동맥을 이루어 경제협력 활성화, 국토균형 발전 등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철도 개보수와 연결, 운행 자체가 동북아의 정치군사적 대립과 긴장을 완화하여 평화번영과 자주통일을 앞당기는데 기여할 것입니다. 또 대규모 관광객 등 인적 물적 교류를 통해 민족동질성을 회복하고 유라시아 각 지역의 문화교류협력을 촉진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자연의 보고인 DMZ를 탄소 뿜는 자동차가 아니라 친환경적 운송수단인 철도로 통과하므로 생태생명을 보전할 수도 있습니다.

□ 정성희 소장 : 박근혜 정부는 수서발KtX운영주식회사 설립 강행 등 철도 분할 민영화를 추진하는데, 유라시아 철도구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 김영훈 지도위원 : 철도산업은 ‘규모의 경제’가 작용합니다. EU의 강국인 독일도 강력한 제조업을 바탕으로 철도를 통해 유럽을 제패하고 있습니다. 독일 철도의 ‘규모의 경제’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에 대응하고자 프랑스도 다시 철도의 상하통합을 추진하여 규모를 키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민족의 운명을 좌우하는 한국 철도를 고속, 화물, 시설유지 등으로 조각내고 있으니까요. 그러면서 남북철도 연결이니 유라시아철도 구상을 운운하는 것은 이율배반입니다.

국공영철도 통합철도 아니면 유라시아철도 경쟁에서 패배

더구나 철도 민영화에 외국자본이 들어오면 불평등 한미FTA조항으로 되돌리기도 어렵고 남북철도 연결이 누구의 이익으로 귀속되겠습니까? 민족공영을 위한 통일열차를 내외 독점자본에게 맡겨요? 한국철도는 국영철도나 공영철도, 통합철도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봐야 3,500km 밖에 되지 않아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과 경쟁이 되지 않는데, 이를 쪼개 팔아요? 국가 차원의 전략적 정책적 지원에 의한 통합철도로 발전시켜야 주변 강국들과의 철도연결 주체가 될 수 있고 경쟁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나진-하산 철도 구간이 재개통된 지 약 1개월 후, 10월 29일 터키 이스탄불의 유럽쪽 해안과 아시아쪽 해안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 해저터널의 개통식이 있었습니다. 나진-하산 철도 연결이 유라시아 북쪽 루트라면, 터키 보스포러스 해협의 철도 해저터널은 유라시아 서쪽 루트, 기존 중국횡단철도는 유라시아 남쪽 루트인 셈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자리에 일본 극우파인 아베 신조 총리가 참석해 축사를 했습니다. '열차로 도쿄에서 출발하여 파리까지 가겠다'고. 대한해협에 철도 해저터널을 뚫어 유라시아 대륙으로 진출하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이미 일제 때 해저터널 철도망 구축의 꿈을 꾸고 조사까지 실시했는데, 패전으로 중단된 바 있습니다. ‘만철’, 옛 꿈을 부활시키려는 것입니다.

주변 강국들이 이처럼 국가 차원의 철도산업 육성으로 세력을 확장하려 하는 이 때, 고속철 따로 화물차 따로 시설유지보수 따로 철도산업을 쪼개 팔겠다는 것은 역사적 안목을 결여한 어리석은 처사이자 민족과 민중을 배신하는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최소한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라도 단계적인 철도 분할 민영화정책은 중단되어야 마땅합니다. 또 철도 분할 민영화 반대의 국민적 요구를 대변한 총파업을 이유로 가해지는 대량 해고, 대량 징계, 손배 및 가압류 등의 탄압을 즉각 철회해야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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