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일이 동.서독의 통일보다 덜 어려울 수도 있으며 특히 근면성과 신기술에 대한 적응력, 지난 98년 경제위기를 극복한 국민성이 이를 가능케 할 것이라는 분석이 영국의 한 한반도 전문가에 의해 제기됐다.

영국 문화언론체육부 재정기획국 수석경제학자인 스티븐 크레이그-타이트 교수는 영국한국학회 학회지에 기고한 `경제적 관점에서 본 한반도 통일`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크레이그-타이트 교수는 남북한이 독일 통일의 선례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독일에 비해 훨씬 더 큰 비중을 차지했던 국방비를 다른 분야에 사용할 수 있게 되며 국방에 소모했던 인력자원도 더욱 생산적인 분야로 돌릴 수 있는데다 북한의 사회보장비용 수요가 동독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더많은 돈을 인프라와 산업발전에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방비의 경우 북한이 동독보다 7배나 큰 육군을 가지고 있으며 근로연령 남자 5명중 1명꼴로 군에 복무중이기 때문에 통일될 경우 여기에 들어가던 엄청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의 국방비 지출비중은 지난 95년 기준으로 400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1.8%에 불과했으나 북한은 지난 97년 기준으로 50억-70억달러, GDP의 25-33%에 달했으며 한국의 경우는 98-99회계연도 기준으로 99억달러, GDP의 3.2%였다고 그는 밝혔다.

크레이그-타이트 교수는 독일의 경우에서 드러났듯이 한반도의 통일은 문화적 충격은 물론 산업.기술.인프라 측면에서의 문제가 엄청나게 클 것이며 특히 독일의 경우에 비해 많은 인구와 취약한 경제를 흡수.발전시켜야 하기 때문에 상황은 더 나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동독의 인구는 지난 89년 1천700만명으로 서독의 6천200만명의 27%에 그쳤으나 북한의 인구는 99년 2천100만명으로 한국의 4천700만명의 46%에 달하며 생산성을 나타내는 1인당 GDP는 동독이 5천840달러로 서독의 1만9천283달러의 30%였던데 비해 북한은 98년 1천달러로 한국의 1만2천600달러의 8%에 불과하다고 그는 밝혔다.

그는 또 동독은 통일 이전에 이미 20년간이나 서독과 외교관계를 유지했고 수백만명의 동.서독 사람들이 매년 경계선을 넘어 상호방문했었던데 비해 남북한은 서로 단절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또 경제적 폐쇄성도 동독의 경우는 수출이 GDP의 25%에 육박한데 비해 북한은 지난 95년 기준으로 3.3%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독일의 경우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한국은 잘 극복할 것이며 더욱이 국제적으로 유명한 근면성을 지닌 근로자들과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새로운 기술에 신속하게 적응하는 능력이 입증됐고 지난 98년 경제위기를 극복한 국민성은 장래희망을 밝게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200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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