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혁기자(bhsuh@tongilnews.com)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망 구축에 관해 반대입장을 다시 한번 공동 확인하였다. 중국의 관영 <인민일보>는 22일 중국과 러시아의 군축 담당 관리들이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한 후 이같은 입장을 공동으로 재천명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이 신문은 올해 유엔 군축포럼 최종 회의에서 러시아의 바실리 시도로프(Vasily Sidorov) 대사와 중국의 후치아오디(Hu Xiaodi) 특사는 미국이 우려하는 불량국가의 탄도미사일에 의한 공격 가능성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인민일보>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후 특사가 "어떠한 약소국도 자멸을 결정하지 않는 이상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미국)를 공격하거나 공격 위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그것(이를 명분으로 한 NMD 구축)은 어설픈 변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는 미국이 NMD 계획을 철회하지 않는 이상 새로운 핵무기 감축협정은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러 양국은 탄도미사일제한(ABM)협정의 유지와 우주상의 군비경쟁 방지를 위한 세계적 협상 추진을 공동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미국은 NMD 구축을 위해 현재 이를 제한하고 있는 ABM협정의 수정을 추구하고 있으며, 또 우주상의 군사적 우위를 위해 이 분야에서의 군비 증액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도로프 러시아 대사는 "우리는 ABM협정의 수정 없이도 미사일 확산 문제가 다뤄질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ABM협정의 유지를 향후 있을 미-러간 제3차 전략무기감축(START-III) 협상과 연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협상은 양국의 전략공격 핵무기 저장시설의 축소를 겨냥하고 있는데, 러시아는 미국의 NMD 철회를 위해 이 문제를 협상카드로 내세우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지난 9월초 올 가을로 예정되어 있던 NMD 추진 여부의 결정을 차기 대통령으로 넘기면서 중국과 러시아 등 국제사회의 반대 여론을 주요 배경으로 인정한 바 있다. NMD 문제로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진 것은 물론 미국의 우방인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NMD추진에 비판적인 견해를 보인 것도 미국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NMD 추진 문제는 미국의 대선이 끝나고 그 결과에 따라 새로 구성되는 정부의 입장이 구체화되기까지는 일시적 교착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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