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 6.15산악회 회원

 

▲ 6.15산악회 11월 산행은 수락산이다. 하산 길에 모두 함께 기념사진. [사진-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지난 17일 6.15산악회(회장, 권오헌)는 수락산에서 11월 정기산행을 진행하였다.

이날 참석한 회원들은 옷깃을 여미는 이른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원로 선생님들을 비롯한 양심수후원회, 통일뉴스, 범민련후원회 등 이십여 명이 참석을 했다. 당고개역에서 출발한 이들은 학림사를 오른쪽에 두고 지나쳐 오르는 등산로 택해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였다.

▲  수락산 정상을 향해 힘차게 발을 내딛는 6.15산악회원들. 배낭 뒤에 '6.15산악회'를 알리는 표찰이 붙어 있다. [사진-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추운 날씨와 매서운 바람에도 불구하고 등산로를 따라 초겨울과는 어울리지 않는 보라색 빛깔의 열매들이 무성했다.

그 강렬한 보랏빛 빛깔은 누가 봐도 저 열매가 뭐지라는 궁금증을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마침 산나물이나 나무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모성용 양심수후원회 부회장이 좀작살나무 열매란다.

갈잎을 모두 떨군 채 가지 마디마디마다에 알알이 달린 오미자 크기의 보랏빛에 매료되어 열매를 감상하거나 혹은 열매가 달린 가지를 한 두 마디 꺾어 옷에 꽂으며 “민가협 어머니들의 수건이다”, “통합진보당의 색이다”고 연신 탄식을 자아내며 떠나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는 즐거운 산행을 이어갔다.

▲ 멀리 수락산 정상으로 가는 길. [사진-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 수락산 옆에 위치한 불암산 전경. [사진-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골짜기를 빠져 능선을 올라타자 때 이른 세찬 초겨울 바람과 차가운 기온으로 인해 걸음이 더디게 갔지만 늘 그랬듯이 잠시 다리쉼을 하며 막걸리 한 잔으로 몸에 열도 올리고, 힘을 내며 정상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올해 첫눈을 수락산 산행 중에 만났다. 간간이 뿌려지는 첫눈은 산악회원들로 하여금 옛 추억으로 빠져들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풍경이었다.

비록 산이 높지도 않고 힘든 등산길이 아닌, 마치 고향 뒷동산 같은 산이었지만 류기진 선생님과 박희성 선생님은 원로의 몸에도 불구하고 6.15산악회 깃발과 함께 대열의 맨 앞을 내주지 않으며 노익장을 과시하였다.

▲ 6.15산악회의 여성 산악인들. [사진-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또한 양원진 선생님과 권오헌 선생님은 불편한 다리와 무릎으로 인해 지팡이의 힘을 빌려 정상을 향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늘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 사이사이를 젊은 회원들은 선생님들과 삼삼오오 짝을 이뤄 이야기꽃을 피우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등산로가 가팔라지고 바윗길이 많아지자 전체 참가자가 등반을 계속하기가 어려워 양원진 선생님을 비롯해 몸이 불편한 회원들은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최적의 요지(바람이 너무 거세고 기온도 뚝 떨어져 많은 인원이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았음)를 골라잡고 기다리고, 나머지 회원들은 정상까지는 오르지 않고 흩날리는 눈발과 매서운 바람을 뚫고 도솔봉까지만 등반하는 것으로 하고 회원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내려와 각자가 준비한 맛난 점심을 함께 나눠 먹었다.

▲ 권오헌 회장이 산상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이후 하산길 너른바위에 옹기종기 모여 진행된 산상강연에서는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 강사로 나서 통합진보당 위헌정당 해산 청구에 대한 부당성을 다시금 되새기자는 주제로 “박근혜 정부의 통합진보당 탄압의 본질은 외세공조와 민족대결 정책의 연장선이며, 직접적인 원인은 국정원 정치개입에 대한 물타기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이 땅에 자주와 평화통일을 진정으로 말하는 정당은 통합진보당이 유일하다”며 “박근혜 정부가 자행하는 탄압의 광풍에도 꿋꿋이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통합진보당에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6.15산악회는 짧은 등반과 긴 뒤풀이로 유명함을 이 날도 어김없이 지켜갔다.

▲ 산행 후 뒤풀이가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창립 23주년 후원의 밤 행사장까지 이어갔다. 이 행사에서 진행된 경품 추첨에서 몇몇 회원들은 내복, 고급정제염 등 풍성한 선물을 얻는 경사까지 누렸다. [사진-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당고개 근처 식당에서 공식적인 산행 일정을 마무리하는 뒤풀이를 통해 12월 인왕산 산행을 약속하였으며, 이들의 뒤풀이는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창립 23주년 후원의 밤 행사장까지 이어갔다. 이 행사에서 진행된 경품 추첨에서 몇몇 회원들은 내복, 고급정제염 등 풍성한 선물을 얻는 경사까지 누렸다.

이들의 등산길에는 웃음과 즐거움이 떠나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소박한 마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6.15산악회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예정된 산행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일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다고 한다.

이들이 열망하는 이 땅의 자주와 평화통일을 향한 변치 않는 마음처럼 상황과 조건에 연연하지 않고 약속된 것은 이유를 불문하고 무조건 지키는 그 자세에서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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