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동 / 6.15미국위원회 공동위원장,  정형외과 의사

미국에서 인공관절 수술 전문 정형외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오인동 6.15미국위원회 공동위원장이 ‘나의 꿈 - 남북 연합방’이라는 제목의 연재 기고문을 보내왔다. 이번 연재에서 그는 경제 문제를 통일과 연계해서 자신의 구상을 펼치고 있다. 남북을 오가며 왕성한 필력을 구사하고 있는 그가 이번 연재에서 펼칠 ‘나의 꿈’은 무엇일까? 이 기고는 아래와 같은 순서로 5회에 걸쳐 연재된다. / 편집자 주

‘나의 꿈 - 남북 연합방’

(1) 남북 경제공동체 청사진
(2) 남북 함께 이루는 경제대박
(3) 우리 겨레에 강요된 핵미사일
(4) 북미 아니고, 남북 평화체제 먼저
(5) 풍요 자유 평등 자주 통일조국


통일비용하면 흔히 독일의 경우를 예로 든다. 경제 차이가 1:3정도이던 동독·서독이 갑자기 통일하면서 화폐를 1:1로 교환하고, 근로임금도 동일하게 지급함으로써 막대한 재원이 들었다. 나아가 토지소유권 인정으로 양측 주민들 사이에 심한 갈등마저 겪었다. 그럼에도 통일한 독일은 지금 유럽 제1, 세계 제4의 부자나라가 되었다. 조국의 단계적 통일은 완전히 다르다. 즉 연합방 경제공동체는 남과 북 체제의 특성이 유지된 채이기에 여러 추가이득마저 가져다준다.

첫째, 사회주의 북의 토지는 국유이다. 그러므로 사회기본시설이나 상공업단지 건설부지 구입비용이 따로 없다. 여기에 더해 북의 땅은 12만 여 ㎢로 남보다 24%나 더 크다. 뿐만 아니라 그 넓은 땅에 남 인구 5천만의 절반인 2,500만 명이 살고 있다. 남북 주민들의 거주이전의 자유가 허용될 통일의 날엔 또 하나의 축복이 아닌가?

둘째, 이러한 남북 연합방 경제공동체의 주민 7천5백만 인구는 노동력과 내수시장의 동시 확대로 인하여 물품 생산비 절약 효과를 가져 오게 된다. 나아가 700만 재외동포를 포함한 8,200만 시장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도 누릴 수 있다.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인구 1억은 되어야 의미가 있다는 수치에 가깝다. 경제 선진국 이탈리아의 인구는 6,100만, 영국은 6,200만이니 남북 연합방 조국은 6,400만 프랑스보다 크고 8,300만인 독일과 비슷하다. 하여 조국은 이제 작은 나라가 아니다. 벌써 세계 5대국의 앞날이 눈에 어른거린다.

셋째, 경제공동체 관리체계는 남북 연합방 경제체제이니 당연히 분리 시행하게 된다. 남의 인력은 남에서, 북의 인력은 북에서 일한다. 다만 효과적인 생산성을 위해서 남북 전문인력의 교차는 있어야 한다. 어떻든 남은 남측, 북은 북측 기준에 걸 맞는 근로임금을 지급한다. 이렇게 주어진 남과 북의 국토/인구의 여건도 연합방 우리겨레가 획기적으로 성장 발전할 바탕이다. 그러나 좀 더 넓게 조국강토의 자연자원으로 눈을 돌려 보면 더욱 찬연한 미래가 펼쳐진다.

첫째, 북의 지하자원은 남의 22~24배로 우라늄, 마그네사이트, 흑연, 아연, 희토류, 금, 중석, 철까지 8대 광물의 매장량은 세계 10위권에 든다. 북의 지하자원 잠재가치는 1경 원이다. 이 엄청난 자원을 남과 북의 동력과 기술합작으로 발굴, 개발해서 내수도 수출도 한다.

예컨대 남의 150배로 추정하는 철광석은 남의 세계 제1 조선업계와 제5 제차업계가 수입해서 쓰고 있다. 북과 합작하면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좋은 예 중의 하나일 뿐이다. 미국도 탐내는 마그네사이트의 유용성은 세계적이다. 또 세계 제1의 우라늄 매장량은 핵발전소의 거의 무한한 원료로 조국강토는 에너지자원의 보고이다. 최소 50억 배럴로 추정되는 북녘 해안의 석유가 시추되면 통일조국의 앞날을 더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둘째, 예컨대 금강산-설악산-대관령을 연계하는 천연자원을 활용한 관광수익도 다양한 승수효과로 경제성장동력을 더욱 증가시킬 것이다.

백두산-묘향산-태백산-지리산의 연결도 우리 상상의 꿈을 돋운다. 그러나 이렇게 값지고 수려한 강토가 휴전선 철조망에 막혀 숨을 못 쉬고 있다. 하여 남녘은 섬 아닌 섬이 되었다. 남북 연합방을 선포하고 철조망을 걷어내면 백두대간의 숨통이 트여 휴전선 넘어 남으로 한라산까지 간다. 북으로는 남에게 유라시아 대륙 경제 진출의 땅길, 하늘 길을 활짝 열어준다.

북에선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자”고 했다. 우리 겨레는 조국 반도의 내재된 장점을 감지하지 못하고 지정학적(Geopolitical) 이유로 불이익만 탓 해 왔다. 가까이는 중국과 일본, 멀리는 소련과 미국의 대륙과 해양세력의 침탈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운명적 고정관념에 젖어왔지만 앞으론 다르다. 남북 연합방은 지경학적(Geoeconomical) 여러 이점을 제대로 활용하게 된다. 남에서도 “눈 더 크게 뜨고 널리 멀리 보자”고 해야 한다. 대체 무슨 이점들인지 들여다보자.

첫째, 부산항을 통해 미·일 해양세력과 중·러를 비롯한 40억 인구의 유라시아 대륙을 남북종단(TKR)·중국(TCR)·시베리아(TSR) 횡단철도로 연결하면 조국은 동서 세계의 물류중심이 저절로 된다. 왜냐하면 조국반도를 통해 이동하는 교역물품의 육로운송은 14일, 수에즈 운하 거쳐 가는 해상운송은 45일이나 걸린다. 이렇게 현격한 차이로 인한 운송비용 절감으로 연합방 조국은 물류의 길목이 되고 만다. 이로 인해 동서교역은 자연히 확대되어 국제경쟁력을 강화시켜준다. 그리고 가만히 앉은 채 연 $20억 통과 요금과 같은 추가 수입도 안겨준다.

둘째, 시베리아 천연가스관을 북을 거쳐 남으로 연장하면 70% 저렴한 운송비로 남녘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게 된다. 연합방 경제공동체 청사진은 감당 못할 통일비용이라고 잘못 알려진 통념과는 정반대가 아닌가.

셋째, 부동항을 갈구해 온 러시아, 태평양 진출을 갈망하는 중국 동북지역의 활로는 북녘의 두만강 하구와 라진·선봉항에 달려 있다. 남북이 활용해야 할 또 하나의 지경학적 이점이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의 진출은 시작되었다. 어서 남북연합방 경제공동체 운영으로 중국·러시아 일변도 경제지대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할 때이다.

자, 이렇게 찬란한 연합방 경제체제의 청사진이 눈앞에 있는데 언제부터 시작해야할까? 한 마디로 경제공동체 운영의 시점은 빠르면 빠를수록 유리하고 미루면 미룰수록 불리하다는 것이 통일경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연구결과이다. 남이 좀 더 부자가 된 뒤에 통일(연합방)해야 한다는 얘기는 전혀 근거가 없다. 쉽게 생각해도 분단비용은 그대로 써서 없어지는 소모비용이지만 연합방 하면 그 자리에서 그 비용이 그대로 이득 창출에 쓰이게 되는 것이다.

되새겨야 할 것은 연합방 비용은 통일의 날까지 한시적이고 연합방 이득은 민족만대에 계속된다는 사실이다. 21세기 오늘날 세계 수준에 오른 남의 전자통신산업, 전문경영실력과 북의 CNC, 핵·우주 과학기술의 비군사 평화적 보합은 문화자주국의 융성한 내일을 보장해 준다. 여기 제시한 Corea연합방 (<Corea꼬레아, Korea 코리아> -서양인이 부른 우리나라 국호의 역사- 오인동, 책과함께, 2008) 경제체제의 청사진은 우리 겨레의 활로이고, 진정 대박이 아니라 왕대박이다.

그런데 남과 북의 현실은 어떠한가? 남북교역이 중단되어 북은 중국에 개방하며 자율적 전환을 해가고 있다. 중국은 두만강접경지역(창지투) 개발을 위한 교통망 연결, 압록강대교 건설과 황금평·위화도 경제특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무산철광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러시아는 북의 채무 110억 달러를 탕감해 주며 라진·선봉 자유무역지대에 북·중·러 경제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남은 북과 동북아시아 경제영토를 정신없이 잃어버리고 있다.

남이 미국만 쳐다보며 살던 경제시대는 갔다. 남 대중국(26.7%) + 홍콩(5.6%) 수출은 32.3%로 미국에 10.6%, 일본 6.1%, 싱가폴 3.4%, 대만 3.1%, 독일 2.5%를 합한 규모보다 더 크다. 그런데 중국은 남의 최대수출 시장인 반면 남은 중국 수출의 4.5%뿐인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남녘은 세계 제1의 외국인 투자비중 30%, 내수경제 18%에 수출 82%의 과도한 무역의존 경제가 한계에 도달했음을 인지하고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이다. 남북경제공동체 운영으로 남과 북의 귀중한 인적, 물적, 과학적, 자연적 자산을 활용해서 서로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에 감사해야 한다.

남의 분단유지비용은 국방비만이 아니다. 예컨대 기존 주한미군 주둔비용에 미군 가족들의 거주단지건설, 최신무기구입, 미군 따라 해외파병, 한미 합동전쟁연습, 국정원 대북사업, 경찰안보, 행정 비용 등을 합하면 분단비용은 그 끝을 모른다. 고로 미군이 철수하면 연합방 비용은 아예 없어진다. 북의 분단비용은 훨씬 적겠지만 북 경제규모에서는 더 큰 비중일 것이다. 안보 안보하며 군사력 늘여 봤자 상대를 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인데 이런 어리석은 짓이 어디 있나. 어서 남북이 교류협력하며 경제공동체를 꾸려 나가야 한다. 이는 국제정치문제도 아닌 남북 사이의 교역이니 남북 말고 누가 해 주겠나? 남북이 교역한다는데 누가 말리겠고 또 말릴 수 있나? 어서 남북 연합방체제를 합의하고 선언해야 한다.

모국을 떠나 세계에 퍼져 살고 있는 해외동포의 조국에 대한 사랑은 애틋하다. 일제강점기의 3.1독립투쟁도 재미동포 안창호와 신한회의 조국독립활동과 더불어 재일본 조선유학생들의 2.8독립선언에 자극받아 시작되었다. 밖에서 조국을 보고 있는 재외동포들의 안목은 넓으며 남과 북을 자유롭게 오가며 남과 북이 서로 보지 못하고 만나지 못하고 알면서도 말하지 못하는 얘기들을 해 줄 수 있다.

지난 5년은 단절되었지만 남과 북 사람들도 지난 시절 10년 동안 남북을 오가며 얘기하고, 노래하고 춤추며 껴안던 가슴 뭉클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남북 연합방만 합의해도 경제·사회·문화·예술·학술 면에서의 교류·협력은 사실상의 통일(de facto unification)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우리 민족끼리 다시 더 한번 멋지게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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