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7일, 북한의 "전승 60주년 기념 조선인민군 열병식"에는 북한군의 항공전력도 공개되었다. 당시 열병식장 상공에 다수의 공격헬기 500MD로 보이는 헬기들이 출현하였다.

▲ 열병식장 상공에 나타난 공격헬기 500MD. [사진제공-곽동기]

열병식에 나타난 공격헬기 500MD는 우리 군도 다수 보유하고 있는 한국군의 주력 소형공격헬기이다. 500md의 제원은 중량 1364kg, 항속거리 509km, 속도는 시속 217km이며 무장은 4발의 토우 대전차 미사일을 탑재하던가 7.62mm 기관포를 2문 탑재할 수 있다고 한다.

500MD의 무장 - 7.62mm 기관포

7.62mm 기관포는 사용하는 탄환의 직경이 7.62mm이라는 뜻이다. 이는 M-16 등 소총에 사용되는 5.56mm탄보다 파괴력이 더 크다. M-60 등 기관총에 사용하는 7.62mm 탄의 경우 길이가 51mm, 즉 5.1cm이고, AK-47 등 사회주의권의 소총에 사용하는 7.62mm 탄의 경우는 길이가 3.9cm로 더 짧다.

▲ 각 탄환을 비교한 사진. 좌측부터 차례로 7.62mm 기관포 탄환, AK-47의 7.62mm 탄환, M-16의 5.56mm 탄환 [사진 출처 : 유용원의 군사세계]

이러한 탄환의 차이는 총구속도와 총구 이탈 시 에너지의 현격한 차이를 가져온다. 7.62mm 기관총의 경우 총구에너지는 3600J에 달하는 반면, M-16이 사용하는 5.56mm 탄환은 1950J, AK-47의 7.62mm 탄은 2100J이다.

이러한 총탄 에너지의 차이는 총탄의 관통력과 파괴력을 결정짓는다. 기관총의 경우 연발로 발사하면 진지 내 적의 사격을 방해할 수 있는데 총구에너지가 강력할수록 관통력과 살상력이 증대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총탄이 작을수록 크기와 무게가 가벼워져 병사들이 훨씬 많은 탄약을 무리없이 소지할 수 있다. 500MD와 같이 헬기에 탑재하는 기관총의 경우, 고정거치되어 발사되므로 7.62mm 같은 중기관총을 사용하게 되며 탄환은 탄띠방식으로 내부에 내장되어 공급된다.

500MD의 무장 - 토우 대전차 미사일

그 다음으로 살펴볼 무기는 토우 대전차미사일이다. 원래 500MD 공격형 헬기는 토우미사일을 장착하지 않았으나 한국정부가 500MD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토우대전차미사일을 양쪽 옆면에 각 2발씩, 도합 4발을 장착할 수 있게끔 개조하였다고 한다.

토우(TOW) 미사일은 지금까지 55만발 이상이 생산된, 미국의 대표적인 대전차미사일이다. 토우 미사일은 'Tube launched, Optically tracked, Wire guided'의 머릿말을 딴 미사일이다. 즉 광학적으로 조준되어 유선유도를 통해 발사관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이란 뜻이다.
1987년에는 토우2A 대전차 미사일이 개발되었다. 토우2A 대전차 미사일은 전차의 반응장갑을 관통하기 위해 미사일 전면에 소형 탄두를 먼저 폭파시켜 반응장갑을 무력화 시키고, 주 탄두가 전차의 장갑을 관통하는 탠덤 탄두를 장착하였다고 한다. 토우2A 대전차 미사일은 장갑을 균질압연강판으로 전환했을 경우 900mm 두께의 압연강판을 관통해 미국의 모든 전차포탄보다 관통력이 앞서 사실상 모든 전차의 장갑을 관통할 수 있다.

또한 토우미사일은 적의 토치카(Tochka)나 벙커(Bunker)를 파괴 시키는데 효과적인 토우2A 벙커 버스터(Bunker buster)도 개발되었다. 2004년에는 유선 유도 방식을 무선 유도 방식으로 바꾼, 토우2B 에어로(Aero)가 등장한다

토우는 이름에도 드러나는 바와 같이 레이저 능동유도방식이 아니라 반자동 유선유도방식이다. 즉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에도 사수가 적 전차를 조준경으로 계속 조준해야 유도장치가 유선으로 미사일을 조종해서 적 전차에 명중시키는 미사일이란 점이다. 따라서 토우 대전차 미사일은 다수의 전차와 대전차 방어무기가 교전할 경우에는 상대전차를 조준하는 동안 동체가 무방비로 노출되기 때문에 생존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 토우 대전차 미사일의 발사 장면. 토우 미사일은 유선으로 유도하는 미사일이다. 미사일 뒤쪽으로 유도를 위한 케이블을 볼 수 있다. [사진 출처 : 네이버 불로그 무기의 세계]

그러한 이유로 미국을 비롯한 각국들은 공격헬기의 대전차미사일을 토우미사일에서 헬파이어 미사일로 교체하는 와중에 있다. 헬파이어 미사일은 미국의 공격헬기 아파치에 장착되는 대전차미사일로 아파치 헬기의 공격력을 대변하는 대전차 미사일이다. 헬파이어 미사일은 대전차 공대지 미사일로 반능동레이저 유도 및 밀리미터파 레이더를 이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헬파이어 미사일도 반능동레이저 유도방식의 경우는 토우미사일처럼 발사 후 계속 조준해주어야 한다. 헬파이어 미사일 가운데 밀리미터파 레이더 유도방식만이 발사 후 미사일이 스스로 목표물을 찾아가는 F&F (fire and forget) 개념의 미사일이다. 헬파이어 미사일은 아파치 공격헬기에 8발을 장착한다. 그러나 한국군이 보유한 코브라헬기나 500MD이 경우, 이륙중량이 초과되므로 헬파이어 미사일을 탑재하지 못하고 있다.

▲  헬기에 장착된 AGM-114 헬파이어 미사일. 이 모델은 밀리미터 레이더 시커 유도로 발사 후 스스로 목표물을 찾아간다. [사진 출처 : 유용원의 군사세계]

열병식에 70년대 기종을?

우리 군은 북한군이 예전부터 공격헬기 500MD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는 1980년대에 서독으로부터 밀수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의 손민석 사무국장은 우리 군이 500MD를 도입한 시점은 1976년으로 약 70대 가량을 제조하였다고 한다. 손 국장은 통상적으로 공격헬기의 수명주기를 30년으로 가정 할 때 500MD는 이미 지난 2007년 전량 폐기 처분해야 할 기종들이라고 했다. 육군은 이 500MD의 도태를 최대한 막기 위해 운용수명 연장사업을 실시했지만 이마저도 2011년에 이미 그 효력이 끝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아이러니한 것은 북한군 역시 500MD 계열의 공격헬기 60 여대를 1980년 대에 도입했으나, 유지비 부족과 부품 수급 문제로 우리보다 훨씬 일찍 모두 도태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북한군은 이번 열병식에서 500MD로 보이는 헬기를 선보였다. 상식적 선에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열병식 장에, 이미 도태시기를 훨씬 넘겨 폐기처분되어야 할 기종의 무기를 구태여 꺼내보일 정치군사적 필요성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 군이 세대교체 대상으로 삼고 있는 500MD를 선보이는 것은 군사력의 시위로 보기 어렵다.

다만 열병식장에 전투기가 아닌 헬기를 선보이는 것은 비행속도가 빠른 전투기의 경우 저공비행 시 소음과 바람, 사진 촬영의 어려움 등 여러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북한측은 열병식 기획 당시에 항공무기 시동에 헬기기종을 선정하였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열병식에 나타난 북한의 모든 무기들이 "수입품"이 아니라 자체생산 기종이란 점을 볼 때, 공격헬기만 1970년대에 생산된 노후한 수입기종인데 지금껏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이번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논리로는 북한이 헬기 공개로 얻을 정치군사적 이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500MD 외형의 공격헬기는 자체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 기종이거나 새로운 무기체계를 탑재한 개량형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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