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선 / 6·15산악회 총대장

▲ 6·15산악회가 도봉산-우이동 구간 둘레길을 행진하는 중 쌍둥이 전망대에 올라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제공-6.15산악회]

오늘은 6·15산악회(회장 권오헌)가 만들어진지 6주년이 되는 날이다. 돌이켜보면 엊그제 같은데 꽤 오래된 세월이 지났다. 우리 산악회의 목적은 사회 각 분야에서 자주 민주 통일과 6·15선언지지, 이행을 위해 애쓰시는 많은 분들의 몸과 마음을 더욱 건강하게 하고 동지적 단결을 더욱 돈독히 하며 서로의 건승을 다짐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함을 위해 뜻있는 단체들이 마음을 모아서 창립했다. 창립 산행 때부터 계속 참석한 회원도 많다. 한 번이라도 참석한 회원은 몇 백 명은 되리라 본다.

2007년 8월 19일 창립 당시에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매우 불안했다. 야권이 지리멸렬해서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을 거라고 다들 예상하고 있었다. 결국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었다. 이명박은 4대강 사업을 벌여 온 국토를 엉망으로 만들고 재벌들의 이익을 최대한 챙겨주고 미국사람보다 더 미국을 걱정하는 대통령이 되었다. 어떤 관리들은 월급은 대한민국에서 받아먹고 미국을 위해 일을 하고 있었다. 남북관계는 파탄이 나서 30년 전으로 돌아갔으며 경제적 양극화는 극에 달하고 언론은 차마 언론이라고 말하기 민망했다.

그러면 6년 뒤 오늘은 어떤가? 작년 대선에서 옷 잘 입는 이상한 여자가 청와대 안방을 차지했다. 정치권은 야권분열 공작에 철저히 넘어가서 적전 분열을 했고 국가정보원까지 선거에 개입해서 도저히 질 수 없는 선거를 졌다. 아무리 엉터리 국가라고 하더라도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한 국기문란 행위다.

그런데 어떤가? 새누리당은 적반하장 오만불손하고 민주당은 무기력하기 그지없다. 새누리당은 그렇다 치자. 청와대 주인이 입 앙다물고 있다가 지록위마(指鹿爲馬)해도 찍소리 하는 환관 하나 없다. 귀태들의 후예로 구성된 무리들이니 성의 있게 나오면 그것이 도리어 이상하다.

민주당은 알아야한다. 수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으면 거기에 상응하는 가치를 생산해 내야 하는데 기껏 한다는 소리가 선거불복은 아니니 제발 대통령이 나서서 사과나 하라고 애걸한다. 그것이 사과 받아서 될 일인가? 사과하면 용서하겠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용서할 자격이 있는가? 누가 그들에게 그 자격을 주었나? 법 좋아하지 않나. 법대로 처리하면 된다. 법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그땐 시민들의 엄청난 저항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세상인심이다.

둘레길이라고 얕잡아 볼 일이 아니다

▲ '둘레길을 향해 앞으로!' 6.15산악회가 도봉산 입구에서 둘레길 산행을 시작했다. [사진제공-6.15산악회]

도봉산 입구에 도착하니 유기진 선생님과 박희성 선생님이 이미 와 계신다. 참고로 유기진 선생님은 연세가 89세이시다. 참석하셔서 완주하실 때마다 최고령 산행기록을 갱신하신다. 각자 다른 곳에서 생활하다가 오늘만큼은 뜻이 같은 사람들과 산행을 한다는 것이다. 얼마나 즐거운가?

오늘 산행은 도봉산에서 우이동까지 둘레길이다. 말복을 지나서 그런지 가을기운이 조금 느껴지며 덥지만 푹푹 찌는 날씨는 아니다. 이번 6·15산악회 6주년을 맞는 8월 산행은, 1년 산행계획에 따르면 덕유산 무박2일로 잡혀있었으나, 덕유산의 사정과 한여름 날씨 탓에 오랜만에 A팀, B팀을 나누지 말고 모두가 함께 산행을 하자는 의견이 제기돼, 남녀노소가 함께 갈 수 있는 둘레길을 택했다.

출발은 가볍게 했는데 얼마가지 않아서 양원진, 류종인 선생님이 못 따라 오신다. 할 수 없이 점심 때 우이동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갈라져서 산행을 했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펄펄 나시던 선생님들이 이제는 세월의 무게를 못 이기시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

작년 7월 산행 때 우중에도 이 둘레길을 걸었는데 오늘 새삼 걸어보니 둘레길이라고 얕잡아 볼 일이 아니다. 거듭되는 오르막 내리막이 생각보다 많았다. 산행은 항상 생각보다 어려운 일. 두 분 선생님들이 따로 가시기를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산행에서 낙오하면 특별한 대책이 없다. 우리가 창립 이래 금강산, 지리산, 태백산 듯 70여회 산행을 했지만 어느 한 곳도 가벼이 볼 수 있는 산은 없었다. 몇 번의 휴식을 하며 쌍둥이 전망대에 가서 기념촬영을 하고 연산군 묘 앞 공원에 도착하였다. 공원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떨어진 선생님들과 합류하였다.

산에서 한 가지 애로사항을 꼽으라 하면 당연히 점심식사 자리다. 인원이 30명 정도 되니 마땅한 자리 찾기가 쉽지 않다. 설사 있다 해도 우리 차지가 될 확률은 극히 낮다. 오늘도 예외가 아니듯 마음에 들지 않는 자리를 겨우 찾아서 옹기종기 모여서 점심 식사를 했다.

식사 후 그 자리에서 6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권오헌 회장님은 기념사를 통해 산악회가 건강하게 유지 발전한데 대해 자축하시고 회원들의 건강을 당부하시며 개성공단 타결 가능성과 기타 국내외 정세에 관해 설명하셨다. 이어서 양원진 선생님도 축사를 통해 회원들의 건강과 6·15 산악회의 무궁한 발전이 있을 것을 말씀하셨다.

이상으로 산행을 마치고 강덕환 회원의 안내로 뒤풀이 장소에 갔다. 시원한 막걸리와 물회 안주로 포식을 하고 나니 어느 덧 해가 기운다. 또 2차간다고 한다. 2차까지는 몰라도 더 이상은 곤란하지 않을까? 사실 우리 산악회에 뒤풀이 문화가 있다. 4시간 산행에 8시간 뒤풀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의기투합에는 만점이지만 건강에는 양심상 점수를 줄 수가 없다. 그동안 뒤풀이 문화를 주도해온 한 사람으로서 말할 자격이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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