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7일, “전승 60돐 기념 조선인민군 열병식”에는 북한의 항공기도 출현하였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끈 것은 열병식장 상공에 나타난 초대형 헬기였다.

▲ 7월 27일 전승절 열병식장에 나타난 북한 수송헬기. TV조선이 보도하였다. [캡쳐사진-곽동기]

이 헬기는 러시아 수송헬기 MI-26과 비슷한 형상을 하고 있다. 러시아 수송헬기 MI-26은 양산형 헬리콥터 중 가장 거대한 헬기이며 최대 수송중량이 20톤이 달해 장갑차를 비롯한 기계화 전력을 수송할 수 있으며 보병의 경우 최대 90명까지 탑승이 가능하며 완전무장한 공수특전단의 경우 40-50명이 탑승 가능하다고 한다. MI-26이 보유한 20톤의 수송능력은 미군의 대형수송기 C-130과 맞먹으며 미국 보잉사가 제작한 수송헬기 CH-47 치누크의 2배에 달하는 양으로 헬기를 이용한 수송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할 수 있다.

▲ 미군이 보유한 대형수송기 C-130. MI-26의 수송능력은 20톤으로 C-130과 같다. [자료사진-곽동기]

헬기란 무엇인가?

헬기는 회전하는 프로펠러를 통해 기체부양에 필요한 양력을 얻는 항공기를 말한다. 비행기는 고속으로 진행할 때 비행기 날개 윗부분의 압력이 아랫부분에 비해 낮아지면서 공중으로 이륙하게 되는데 헬기는 동체가 고속으로 전진하는 대신 프로펠러를 고속으로 회전시켜 비행기 이륙과 비슷한 양력을 발생시키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헬기는 날개가 고정된 비행기와 달리 이륙 시 활주로가 필요 없으며 공중에서 정지할 수 있어 군용헬기의 경우 대지상전 작전에 널리 활용될 수 있다. 미군의 C-130과 북한의 MI-26이 수송능력에서는 20톤으로 같다고 하더라도 C-130은 활주로의 제약을 받아 장갑차 등의 최전방 기동에는 어려움이 따르며 군용물자를 투하할 경우에도 낙하산을 이용한 투하에 의존해야 하는 점이 있다.

다만 헬기가 메인로터만 장착한 채 이륙할 경우 메인로터의 회전력에 의해 동체가 빙글빙글 회전할 수밖에 없어서 자세제어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헬기 동체를 제어하기 위해 헬기의 꼬리부분에 프로펠러를 달아서 동체의 반작용을 상쇄하는데 이를 테일로터라 한다. 상대적으로 돌출된 테일로터만 파괴되면 헬기는 자세제어불능에 빠져 추락이 불가피하므로 지상병력이 헬기를 공격할 때 테일로터가 주된 목표가 되기도 한다.

▲ 헬기의 작동원리. 메인로터가 붉은색 화살표 방향으로 회전하면 동체는 초록색 화살표 방향의 반작용을 받게 된다. 이를 테일로터를 회전시켜 노란색 토크로 상쇄해 헬기동체의 자세를 제어한다. [자료사진-곽동기]

다만 미국의 수송기 CH-47 치누크의 경우는 두 개의 메인로터를 각각 다른 방향으로 회전시키기 때문에 테일로터가 필요없다. 이런 방식의 로터를 텐덤로터라 한다.

▲ 두 개의 메인로터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회전시켜 동체의 회전을 상쇄시킨 CH-47 치누크 수송헬기. 이러한 방식을 텐덤로터라 한다. 그러나 MI-26은 하나의 메인로터로 이륙하면서도 수송능력이 치누크의 2배에 달한다. [자료사진-곽동기]

MI-26은 어떤 수송헬기인가

MI-26은 수송기와 달리 헬기의 경우 활주로가 필요없기 때문에 수송작전에 동원될 수 있는 범위가 매우 확대되며 한반도의 산악지역을 비롯한 각 지역에 군용물자를 정확히 투하할 수 있다.

초대형 수송헬기 MI-26은 동체길이 40m에 회전하는 프로펠러인 메인로터의 길이만 32m에 달하며 동체의 높이가 무려 8m이다. 양력을 증가시키기 위해 메인로터에는 8개의 프로펠러, 테일로터에는 5개의 프로펠러가 부착되어 있다. 헬기 꼬리에 붙은 테일로터의 길이만 7m에 달해 보통 헬기의 메인로터와 같은 크기라 할 수 있다. MI-26의 자체 무게는 28톤이며 최대 20톤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다. 최대 시속 295km로 비행하며 항속거리가 1920km에 달해 한반도 전역을 비행할 수 있다. 최대 4600m까지 상승할 수 있어 군수송 작전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 장갑차까지 수송할 수 있는 MI-26. [자료사진-곽동기]
▲ MI-26의 메인로터 헤드부분. 보통 헬기와 비교되지 않으며 거대한 추진력을 실감케 한다. [자료사진-곽동기]
▲ MI-26의 테일로터 헤드부분. 웬만한 헬기의 메인로터와 같다. [자료사진-곽동기]

일례로 미국 공격헬기 아파치 AH-64의 최대속도가 시속 293km이며 항속거리가 1900km이므로 공중기동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MI-26의 경우 수송기에 비해 비행속도가 현저히 떨어지므로 최전방에서 작전 시 요격당할 확률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북한군 후방에서 전략물자를 수송하는 역할을 띨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반도 유사시 압록강과 두만강 국경지역을 비롯한 북한 전역에 배치된 북한군의 장갑차, 탄약을 비롯한 전략물자들을 휴전선 지역으로 신속히 수송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인민군 특수부대는 MI-26에 탑승해 최전방지역에 도착한 다음, AN-2기나 호버크래프트, 또는 기타 다양한 방식으로 대한민국의 후방으로 침투할 가능성이 높다.

초대형 헬기의 유지비용

다만 MI-26은 헬기를 이용한 수송을 채택하다보니 연료소모가 높은 편이다. 헬기는 엔진추력의 대부분을 프로펠러가 동체를 부양시키는데 사용하므로 앞으로 전진하는 추진력은 약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헬기의 속도가 비행기에 비해 느린 이유이다. 특히나 MI-26의 경우 90명의 인명을 탑승시키므로 웬만한 여객기 규모라 할 수 있다.

MI-26은 시간당 3500리터의 연료를 소모하며 운용비용이 시간당 1500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북한이 MI-26을 10대 보유하였다면 운용비용은 시간당 1억 5000만원으로 상승할 것이다.

항간에 북한이 유류난이 심각해 북한군 항공기가 이륙도 하지 못한다는 주장이 많지만 이를 정면에서 반박하는 자료가 된다. MI-26 1대면 군용수송트럭 100여대를 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이 같은 대형헬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유류사용에 대한 제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례로 2011년 4월 7일, 당시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은 북한이 전시에 대비해 군 보관시설에만 유류 150만톤을 비축하고 있으며 군량미 100만톤, 탄약 170만톤을 비축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150만톤의 전시용 연료를 비축하고 있다면 북한군은 4000대 이상의 전차 2000대 이상의 장갑차, 1000대 가량의 항공기를 동시에 기동시키는데 무리가 없다.

북한이 초대형 수송헬기 MI-26을 실전 배치시켜놓고 있는 현실도 윤상현 의원의 주장으로 뒷받침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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