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정상회담을 갖고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을 채택했습니다. 양측은 이 공동성명에서 1992년 수교 이래 21년에 걸친 양국관계를 긍정적으로 총화하고, 향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위한 비전을 제시했기에 그 의미가 작지 않습니다. 게다가 중국에서 박 대통령을 국빈으로 맞으며 환대한 것도 눈에 띕니다.

이러한 성과와 더불어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아무래도 이른바 ‘북핵문제’입니다.

특히, ‘북핵문제’와 관련 우리측은 이번 정상회담의 목표를 ‘북핵 불용’에 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동성명에는 “한국측은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하였다”고 나와 있습니다. 양측이 ‘북핵 불용’에 합의한 것이 아니라 우리측이 중국측에 그렇게 말했다는 것입니다.

대신, ‘한반도 비핵화’란 표현이 확 들어옵니다. 공동성명에는 “양측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 및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가 공동이익에 부합함을 확인하고 이를 위하여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했습니다. 한.중이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란 북측의 입장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번 공동성명의 핵심은 “양측은 한국과 북한이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로서 당국간 대화 등을 통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하여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였다”는 대목이 아닐까 합니다.

이 대목은 아주 중요합니다. 당연하지만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는 남북이고 따라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남북이 당국간 대화에 적극 나서라는 것입니다. 이 대목이 중국측에 의해 들어갔는지 아니면 우리측에 의해 들어갔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우리측에 의해 들어갔다면 아주 반가운 일입니다.

게다가 “양측은 6자회담 틀 내에서 각종 형태의 양자 및 다자대화를 강화하고, 이를 통하여 한반도 비핵화 실현 등을 위한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긍정적인 여건이 마련되도록 적극 노력하기로 하였다”는 대목도 있습니다. 이 대목 역시 지난 5월 북한 최룡해 특사가 시진핑 주석을 예방하고 6자회담을 포함한 각종 형식의 대화를 원한다고 밝힌 것을 상기시킵니다.

이렇게 보면 한.중 양측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남북 당국간 대화와 6자회담 재개에 합의를 본 셈입니다. 이는 북측의 입장과도 다르지 않습니다. 이른바 ‘북핵문제’와 관련 남북.중국의 입장이 같다는 것이 밝혀진 셈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측이 할 일이 있습니다. 남북대화를 진행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지난 6월6일 북측이 남북 당국 회담을 제안했다가 남측의 ‘격’ 문제 제기로 무산된 바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남측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일방적으로 공개했다가 북측으로부터 격렬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 상태에서 북측이 다시 남측에 대화 제의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남북 대화는 진행되어야 합니다. 유일한 방법은 남측이 북측에 ‘조건 없이’ 대화를 제의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북측이 받을 명분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야 6자회담 재개도 가능하며 또한 한반도 비핵화에 한 발짝이라도 접근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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