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정상화 문제를 놓고 남북간의 논리싸움과 기싸움이 점입가경입니다. 28일에만도 북측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문과 남측 통일부 대변인 성명이 맞붙었습니다.

이에 앞서 남과 북은 개성공단 내 원부자재와 완제품 반출 협의 내용을 두고 진실공방을 벌였으며, 또한 개성공단 정상화와 관련 북측은 ‘근본문제 해결’을 남측은 ‘당국간 실무회담’을 주장해 홍역을 치른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진실공방’이나 ‘근본문제 해결-실무회담 주장’이 무색해질 정도로 지금 남과 북의 기싸움이 마치 뿔을 맞대고 허연 콧김을 내뱉는 소싸움처럼 격렬해지고 있습니다.

28일 오전에 북측 조평통은 남측 당국에 기업가들의 개성공단 방문길을 열어줄 것을 촉구하면서 기업가들이 개성공단에 들어오면 제품반출 문제를 포함하여 개성공단 정상화와 관련한 협의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남측이 우려하는 신변보장 문제에 대해서도 “공연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으면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성원들을 함께 들여보내면 될 것”이라고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애썼습니다.

그러자 통일부는 이날 오후에 “북한은 5.28 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의 당국간 대화제의에는 답하지 않으면서, 민간단체에 당국의 참여를 제안하는 등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이어, 통일부는 “개성공단의 설립과 공단 운영, 투자자산 보호, 신변안전 보장 등은 모두 당국간 합의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고는 “북한이 당면한 원부자재, 완제품 반출 문제 협의를 위한 남북 당국간 대화에 응하는 것이야말로 개성공단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거듭 당국간 회담을 고수했습니다.

남과 북의 주장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그리고 남과 북 어느 쪽도 겉으로는 개성공단 완전 폐쇄를 원하지 않고 있다면 그 정상화를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지금처럼 남과 북이 논리싸움과 기싸움으로 첨예하게 맞붙을 때면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금언을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결과만 중시하고 과정을 홀시하자는 게 아닙니다. ‘개성공단 정상화’를 이루는 것 자체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남측 당국이 ‘당국간 회담’만을 주장하는 건 예전의 ‘창구단일화’를 연상시켜 다양한 민간의 요구를 차단할 위험이 상존해 있습니다. 남북교류사는 민간이 앞장서고 당국이 뒤따라가 잘된 사례가 허다합니다.

분명한 건, 시간이 흐를수록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와 관련 북측은 유연해지는데 남측은 자꾸 경직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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