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22일 중국을 전격 방문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최 총정치국장이 중국을 방문하는 구체적 이유나 일정을 밝히지 않았지만 현 정세의 엄중함과 특사가 주는 무게감에서 볼 때 범상치 않은 행보로 보입니다.

게다가 최 총정치국장의 방중이 주목되는 이유는 한반도에서 3, 4월 전쟁 위기가 지나간 듯싶지만 지난 5월 초 한미정상회담에서 위기 해소책이 나오지 않아 한반도 정세에 여전히 위험요소가 상존한 가운데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다음 달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8일 미국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 미.중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26-28일 베이징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한.중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해진 직후에 전격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방중 목적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조선중앙통신>이 특사일행으로 리영길 군 작전국장(상장)과 김수길 중장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 군사대표단의 성격이 강한 만큼 최근 한반도 위기상황과 7.27정전협정일을 앞두고 평화협정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사실, 최고지도자의 명을 받는 특사 역할이란 것이 어려운 것을 해결하거나 또는 진행되고 있는 것을 더 잘 되게 하는 일이기에 최근 한반도 위기와 관련해 비상한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이 과거에 특사를 보낸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2000년 10월 조명록 당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군복 입은 조 총정치국장은 김 국방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으며 이어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과 회담을 하고 6.25전쟁을 종식하고 한반도 평화보장 체제를 세운다는 내용의 ‘북미 공동코뮈니케’를 발표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김기남·김양건 노동당 비서를 특사조의방문단으로 보낸 적이 있는데, 이때는 조문단에 한한 특사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일시적이긴 하지만 남북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든 적이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한반도 위기 해소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대북 특사를 보내지 않으니, 북한이 한반도 전쟁 위기 해소를 위해 중국에 특사를 파견한 모양이 되었습니다.

13년 전 조명록 ‘특사’가 군복을 입고 클린턴 대통령을 만나 북.미 간에는 전시중임을 은연중에 알리고자 했습니다. 최룡해 ‘특사’도 군복을 입고 중국을 방문함으로써 한반도 전쟁위기를 내외에 강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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