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평화사절단이 15일 일본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 앞에서 연대활동을 벌였다. [사진 - 한반도 평화사절단]

한반도의 전쟁위험을 완전히 해소하고 정전 60년을 평화협정 원년으로 만들기 위한 의지를 담아 각계의 통일실천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행동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위협 해소를 위한 실천활동과 더불어 미국, 일본 등에 평화사절단을 파견하여,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동북아 평화협력을 위한 국제적 연대를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5월 15일,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행동 손미희 공동대표(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 최은아 정책언론팀장(한국진보연대 자주통일위원장)이 한반도 평화사절단으로 오키나와에서 활동을 시작하였다.

오키나와에서는 미군정이 끝난 1972년 5월 15일을 기념하여, 미군기지 반대 평화행진을 섬 전역에서 대규모로 전개해 왔는데, 올해는 5월 16일부터 19일까지 <PEACE ACTION 2013 복귀 41년 5.15 평화행진(이하 오키나와 평화행진)>이 예정되어 있다.

방일 평화사절단은 오키나와 평화행진에 참가하며 주요 미군기지를 방문하고 투쟁하는 평화단체와 만남을 가질 뿐 아니라, 한반도의 분단과 정전체제가 동북아 대결을 강화시키는 주된 요인이며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동북아 평화협력 체제 구축을 위한 연대활동을 호소할 예정이다.

방일평화사절단이 도착하자마자 이동한 곳은 기지 반대 운동이 매일 진행되고 있는 후텐마 기지 2번 출입구 앞이다. 오키나와 평화행진 한국방문단으로 참가한 평택, 강정 등 한국의 다른 참가자들은 벌써 도착하여 함께 연대하여 실천하고 있었다.

▲ 후텐마 기지 2번 출구 앞에서 매일 항의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 한반도 평화사절단]
시위가 진행되는 2번 출입구 앞에서는 지난 해 9월부터 ‘오스프리’의 후텐마 기지 배치를 규탄하며 매일 오전 6시부터 5시까지 지속적으로 항의행동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오키나와에서 미군기지는 나가라’, ‘더이상 기지는 필요 없다’, ‘오스프리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손을 흔드는 시위대를 향해 지나가는 많은 운전자들이 손을 흔들거나 인사를 건네며 호응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오키나와 미군기지 반대 운동의 오랜 역사와 주민들의 분노가 단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이었다.

후텐마 기지는 오랜 싸움 끝에 반환을 약속받았으나, 미군측이 대체 기지 건설이 완료되면 반환하겠다고 하면서 계속 반환을 미루고 있는 곳이다. 대체 기지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곳이 바로 헤노코 지역인데, 오키나와 주민들은 기존의 미군기지가 미군의 점령 과정에서 강제로 빼앗긴 땅이었다면 헤노코의 경우 기지가 들어선다면 오키나와 주민들이 동의하거나 묵인한 최초의 기지가 되는 것이라면서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할 수 없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 평화사절단은 오키나와 현립박물관에서 열린 ‘제6회 동아시아 미군기지 환경,평화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사진 - 한반도 평화사절단]
후텐마 기지 앞의 항의행동을 마무리 하고, 평화사절단은 오키나와 현립박물관에서 열린 ‘제6회 동아시아 미군기지 환경,평화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하였다.

심포지엄은 한국과 일본에서 번갈아가며 개최되고 있는데, 매년 동아시아 미군기지의 변화상황을 공유하고, 운동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한국기지평화네트워크(녹색연합,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평택 평화센터, 평화바람)’가, 일본측에서는 ‘오키나와-한국 민중연대’가 발의하여 구성된 ‘심포지엄 오키나와 실행위원회’가 공동주최한 이번 심포지엄에서 일본측은 오키나와 국제대학 법학부 사토우 마타부 교수가 ‘동아시아 미군의 최근 동향’을, 나고·헬기 기지반대협의회 아시토미 히로시 선생이 ‘오스프리 배치 철회, 헤노코 신기지 건설 중지시키자’는 내용을 발표하였다.

최근 헤노코 신기지 건설을 강행하기 위해 정부가 매립승인신청서를 규정된 신청장구가 아닌 다른 부서에 편법으로 제출하는 등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점과 후텐마 비행장 반환이 2022년 이후로 연장되는 등 오키나와 북부의 미군기지 반환이 미뤄지고 있는 점 등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였다.

한국측은 기지평화네트워크의 구중서 활동가가 2011년부터 2013년 까지의 미군기지 관련 실태들을 종합보고 하였는데, 평택의 캠프 험프리 건설 현황 및 오염 폐기물 적발, 오산 공군기지의 불법적 제2활주로 건설 실태 및 미 헌병 수갑사건 등 범죄, 군산 기지일대의 기름유출사고 및 토끼 집단 폐사 관련 소음피해 인정 소송 승소, 칠곡 캠프 캐럴의 고엽제 매립사건 등을 다루었다.

또한 강정 해군기지 저지 운동을 헌신적으로 해 온 개척자들의 송강호 박사가 제주-대만-오키나와를 잇는 ‘비무장 평화의 섬’ 연대 및 그 첫 출발로서 제주-대만-오키나와를 순항하는 평화항해에 대한 제안을 발표하였다.

심포지엄 이후, 방일 평화사절단의 제안으로 <ONE KOREA 평화나무>를 참가자들과 함께 만들어 갔다.

▲ 평화사절단의 제안으로 <ONE KOREA 평화나무>를 심포지엄 참가자들과 함께 만들어 갔다. [사진 - 한반도 평화사절단]
<평화나무>는 정전 60년 한반도 평화협정 실현 운동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사업으로, 평화나무 현수막에 참가자들이 자신의 염원을 적은 잎새를 달아 완성하는 것이다. 7.27행사장에 한반도와 전세계에서 만들어진 평화나무들을 모아 숲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오키나와 미군기지 반대운동에 함께 하고 있는 심포지엄 참가자들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 오키나와 기지 문제 해결과 동북아 평화협력에 대한 다양한 마음을 담아 한 잎 한 잎 평화나무를 채워갔고, 비록 겉으로 드러나는 현안은 다르지만 미국의 군사패권정책으로 인한 고통은 같으며, 그 해결을 위해 함께 연대해야 한다는 마음을 공유하였다.

이리저리 사람들을 불러모으며 <평화나무> 만들기에 가장 열의를 보였던 8살의 사코다 데츠히사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2년전 가족이 오키나와로 이주하였다고 하는데, 사코다의 어머니는 헤노코 지킴이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의 등굣길에 미군비행기의 폭음을 더 이상 들려주고 싶지 않다던 후텐마 기지 앞의 할머니, 헤노코 지킴이 활동을 하고 있는 사코다의 어머니, 그리고 평화심포지엄에 함께 한 사코다. 미래를 위해 다양한 세대가 함께 실천하고 있는 오키나와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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