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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들이 통일운동의 주인 돼야” 5일 LA에서 창립식 가진 ‘AOK’ 정연진 대표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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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4.25  11: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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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5일 식목일에 LA에서 AOK 창립식이 열렸다. 참석자들이 실시간 화상연결로 한국 회원들과 함께 건배하고 있다. [사진제공 - 정연진]
지난 4월 5일 식목일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Action for One Korea(AOK)’ 창립식은 여느 통일운동 단체 행사와는 다른 특별한 내용과 형식으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식목일에 걸맞게 ‘우리 함께 통일의 꿈나무를 심어요’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창립식에는 정연진 대표실행위원이 ‘신나고 재미있는 통일운동’을 이야기했고, 재미동포 2세인 제이슨 원이 ‘미디어와 엔터테이먼트를 활용한 통일운동’에 대해 기조강연을 했다. 다섯 가지 행동 강령을 담은 간결한 창립선언문은 1.5세대들이 낭독했다. 세대와 좌우를 넘어서 새로운 통일운동의 본격 출범을 알린 셈이다.

‘시민참여형 풀뿌리 통일운동’ 발걸음 내딛어

방한 중인 정연진 대표는 16일 서울 충정로 한 커피숍에서 가진 <통일뉴스>와 <민족21> 공동 인터뷰에서 “남북관계가 굉장히 험악하기 때문에 한국의 통일논의를 하는 대회를 지금 하는 것 보다 조금 미루면 어떻겠느냐는 제안도 많았다”며 “오히려 이런 때일수록 평화에 대해서 해외동포들이 간절하게 염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도 있어서 창립식을 가졌는데 예상보다 굉장히 많은 분들이 오셨다”고 말했다.

AOK가 창립식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도 흥미롭다. 정 대표는 지난해 1월 말 LA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 ‘시민참여형 풀뿌리 통일운동’을 해나가겠다고 발표했고 지난해 2,3월 방한해 “통일운동에 참여한 분들보다는 사회운동 경험 없는 ‘보통시민들’을 네트워킹을 하면서 ‘이 운동을 같이 해나가자’”고 설득에 나섰다.

정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꾸준하게 준비해오면서 SNS를 기반으로 페이스북에 ‘Action for One Korea’ 그룹을 열어서 한 분 한 분 동참을 구하면서 계속 동참자를 모집해왔다”며 “우리 페이스북 그룹이 300명이 좀 넘었는데 80%는 한국에 있는 분들”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창립식도 LA에서 먼저 창립식을 가지긴 했지만 한국에 계신 분들과 화상회의를 통해서 동시 연결해서 축하인사도 주고받고 건배도 같이 했다”며 “원코리아 -LA창립에 이어 원코리아-서울의 창립대회를 5월 11일 앞두고 있다. 앞으로 원코리아-LA 와 원코리아-서울은 쌍두마차식으로 시민참여형 풀뿌리 통일운동을 이끌게 될 것”고 밝혔다.

5월 1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유스호텔에서 열리는 서울 창립대회 역시 ‘구글 행아웃’(Google Hang out)을 통해 미국 LA, 워싱턴, 그리고 지방과 동시에 화상으로 연결할 예정이다.

AOK의 뒷심, 역사운동과 ‘디지털 할리우드’

   
▲ 정연진 AOK 대표실행위원이 16일 서울의 한 커피숍에서 <통일뉴스>와 <민족21>의 공동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처럼 기존 통일운동 단체들과는 다른 AOK 창립식이 가능한 배경에는 정 대표가 그간 겪어온 경험과 생각이 배어있다.

“지난 15년간 일제 강점기의 우리 아픈 역사, 징용피해자,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일을 해왔다”는 정 대표는 “사실 처음 통일운동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30년 전에 미국에 올 때부터였다”고 말했다.

대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온 정 대표는 “작년이 제가 한국을 떠난 지 30년이 되는 해였는데 더 늦춰서는 안 되겠다 생각하고 통일운동을 작년 초부터 시작했던 것”이라며 “동포와 한국 내국인들이 같이 할 통일운동을 구상하기 시작했는데, 특히 해외동포들이 지금까지도 많이 기여해왔지만 지금까지보다 더 적극적으로 남북의 소통과 화합을 위한 매개자, 촉매자 역할을 해야겠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과 가장 가깝고 많은 동포들이 살고 있는 LA를 기반으로 해야겠다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가 새로운 통일운동에 나서는 과정에서 2005년까지 바른역사정의연대 대표로서 “역사운동을 치열하게” 했던 것이 좋은 기반이 되었다. ‘미주한인역사대회’ 등을 통해 동포사회의 좌와 우를 떠나 마음을 합하는 계기를 여러 차례 가졌던 것이 AOK 출범의 좋은 토대가 되어주었다는 것.

또 하나의 기반은 2005년 이후 “미국에서 한반도 문제를 성공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미디어나 엔터테인먼트 분야 사람들을 많이 끌어들어야겠다는 판단”에 따라 ‘디지털 할리우드’라는 미디어산업 분야 컨퍼런스에 ‘코리아 프로그램’을 3년간 기획했던 경험이다.

정 대표는 “미디어 업계에 관련한 일로 인해서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일하는 우리 동포 2세라든가 뜻있는 미국사람들이 같이 일할 수 있는 협력기반을 만들었고, 그러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서 새로운 통일운동을 했을 때 탄력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립식에서 기조연설을 한 제이슨 원도 이때 친분을 쌓은 영화제작자로 한국전쟁 중 ‘장진호 전투’를 소재로 <혹한의 17일>이라는 3D 영화를 만들고 있다.

“통일된 나라는 어떤 나라여야 되는가?”

   
▲ 지난 5일 미국 LA에서 열린 AOK 창립식에서 재미동포 1.5세대들이 창립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제공 - 정연진]
정 대표가 구상하는 새로운 통일운동은 기존 통일운동에 대한 반성적 평가로부터 시작됐다. 정 대표는 “기존의 통일운동이 너무 정치적으로 접근하다 보니까 통일의 방법론에 굉장히 많이 치중이 돼 있었다”며 “방법론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통일된 나라는 어떤 나라여야 되는지, 통일 코리아의 비전을 먼저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들이 통일된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생각해볼 겨를도 없이 정부에서는 ‘통일세’ 운운하고, 국민들이 ‘통일이 되면 내 주머니가 더 가벼워진다.’ 라는 생각이 먼저 들면서 통일에 대해서 자꾸 부정적인 생각이 들고 통일을 회피하고 싶어지는 것”이란 진단이다. “사실 정부의 통일세 구상은 남한이 북한을 흡수통일 하겠다는 가정이 수반된 것이어서 흡수통일이 과연 바람직한 방법인가에 대한 논의가 우선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통일된 나라는 어떤 나라가 되는지 그 비전을 세우고, 그것을 공유하고, 거기에 대한 해외동포까지 포함한 국민적인 결집된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북에서는 어떤 도움을 이끌어낼 것이냐. 남한은 무엇을 할 것이냐, 해외동포는 무엇을 할 것이냐’ 이런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생활 속의 통일운동”이 되어야 한다며, 자신의 경우 통일한국을 이루기 위해 건강하고 오래 살아야 하기 때문에 해동검도를 하고 있다면서 “반쪽으로 나뉜 한반도가 아니라 정말 온전하게 허리가 이어진 한반도를 상상하면서 매일매일 검도를 하면 그것 자체가 통일운동이 된다. 일상생활과 통일염원을 연결짓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자기 일상 관심사에서 남과 북의 동질성 회복에 도움이 되는 분야 아니면 남과 북의 어린이들이 같이할 수 있는 미래를 상상하면서 계속 연구하고 배우고 나누고, 그러한 소모임이 활성화 돼야 할 것 같다”며 “그러한 소모임을 ‘원코리아 아카데미’로 출발시키는 게 2단계 목표다. 일반시민들이 통일의 꿈과 희망을 키우고 자주 소통하여 통일에 대한 긍정적 물결을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

‘통일 한국을 생각하면서 만드는 상품 -통일가게’

   
▲ 정연진 대표는 한글 디자인을 이용한 넥타이와 스카프 등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사진 - 민족21]
정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또 하나의 특별한 사업은 ‘통일가게’다. 지역에서 생산된 질좋은 상품을 전국적으로, 해외에까지 판매하는 통일가게는 판매금액의 10%를 통일기금으로 적립하고 통일운동의 사랑방 구실도 하게 된다.

정 대표는 통일가게는 “지역 기반의 가게”라며 “통일 한국을 생각하면서 만드는 상품”을 파는 곳이라고 설명하고, 한글 디자인을 이용한 넥타이와 스카프 등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통일가게가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세계한상대회 등을 통해 해외동포의 유통망을 효과적으로 구축할 수 있고, 지구촌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한류시대’이기 때문이라고 제시했다.

정 대표는 “통일 가게를 좋은 물건들로, 지역의 상품들로 채워 한국에 하나, LA에 하나 이런 정도로 시범 가게를 만들어서 그게 잘 되면 ‘아름다운 가게’처럼 전국적으로 퍼져나갈 수 있을 것 같다”며 “통일가게 프랜차이즈 사업이 성공적으로 잘 되면 지역의 물건이 해외로 유통될 수 있는 판로도 생기면서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직업 창출도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전 60주년, “한반도 문제 전환적 계기를”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 정 대표는 “일단 각 지역에 통일논의를 긍정적으로, 희망차게 일반시민이 소박한 소망을 담아서 이야기할 수 있는 지역 풀뿌리모임이 많이 결성돼야 한다고 본다”며 “아직은 욕심이지만 제 고향 옥천에서 이런 소모임을 결성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정전협정 60주년 7.27 기념일에는 재미교포 2세 제인슨 원 영화제작자와 벤슨 리 다큐멘터리 감독이 공동제작한 한반도 문제를 담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지구촌 시민들이 한반도 분단의 고통을 이해하고 통일 염원에 동참할 수 있도록 미국 LA 등 주요도시와 한국의 주요도시에서 한 날 한 시를 정해 ‘평화 코리아 글로벌 캠페인’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 20일 한국전쟁 당시 집단학살 사건이 벌어진 노근리 마을에서 수련회를 가진 AOK 회원들이 노근리 평화공원에 '통일꿈나무'를 심었다. [사진제공 - 정연진]
정 대표는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해서 지구촌 시민들에게 한반도가 왜 분단이 됐고, 이렇게 분단된 상황이 보통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이었는지, 제대로 알려야 한다”며 “한국전쟁은 베트남전쟁 보다는 더 이전에 있었지만 미국 국내에서 이슈가 안 됐기 때문에 거의 잊혀진 전쟁이 되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AOK가 기존 통일운동 단체와 차별성이 있다며 △ 이념을 가리지 않고 모두 함께 참여할 수 있고, △ 글로벌비전을 세우고 세계인의 공감을 유도하고, △재미동포 1세대뿐만 아니라 1.5세대, 2세대를 많이 참여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통일문제도 글로벌 비전을 가지고, 그 글로벌 비전을 실천하는데 세계인들을 끌어들이자”고 제안했다.

정 대표는 “올해가 한국전쟁 정전 60주년도 되지만 미국은 링컨 대통령의 노예해방선언 150주년,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인권운동 50주년이고, 오바마 행정부 5년”이라며 “올해 한반도 문제에 대해 미국인들의 인식을 새롭게 하고, 전화위복 식으로 전환점을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20세기는 한국인들에게 식민지배와 분단으로 이어진 불운한 시대였지만 이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21세기 한국은 지구촌 사람들이 한국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지만 정작 한국인들은 세계에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보통시민들이 ‘우리가 역사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통일 한국의 비전을 세우고 실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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