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글렌데일시 프랑크 퀸테로 시장(가운데)이 14일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방문,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일본군'위안부' 문제 진실을 알리던 '평화비'(소녀상)가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 이어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미국에 세워진다.

평화비가 건립될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시의 프랑크 퀸테로(Frank Quintero) 시장이 14일 방한했다.

이날 오후 서울 성산동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방문한 퀸테로 시장은 "일본이 스스로 민주주의 국가라고 부름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일을 부인하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와 함께 자리한 퀸테로 시장은 "대다수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것을 일본정부는 인정해야 한다. 2차 대전 당시 일본 제국주의 군대가 무슨 짓을 했는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45년 이후 일본은 민주주의 국가가 됐다. 독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독일은 모든 것을 인정했다"며 "일본도 이 문제를 인정하고 과거를 청산해야 한다. 자유를 사랑한다는 일본 정당들이 쉬쉬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퀸테로 시장은 "이 문제는 고대도 아니고 현대에 일어난 일이다. 문서적 증거도 있고 생존자도 있고 증언도 있는데 이를 부정해서는 안된다"며 "정의로운 사회라면 이 문제에 대해 진실을 인정하고 고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나는 일본정부가 문제를 인정할 때까지 알리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둘러본 퀸테로 시장이 추모관에 헌화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미국에 첫 건립되는 '평화비'에 대해, 퀸테로 시장은 일부 일본인들로부터 항의 이메일을 받았음을 밝히며, "나는 진실을 말할 뿐이다. 일본에는 교과서에도 수록되지 않고 교육도 하지 않는다. 적어도 전후 2세대는 이 문제를 알지 못한다. 일본의 새로운 세대들은 이 문제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이 평화비를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문제를 잊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미국에는 큰 도시들이 많다. 더 많은 도시들에 평화비가 세워지도록 해야 한다"고 의지를 보였다.

박물관을 꼼꼼히 둘러본 퀸테로 시장은 "더 경악스럽고 슬픈 일이다. 강력하고 중요한 역사적 기록이다. 박물관을 세운 분들께 경의를 표한다"며 "일본정부 관료들도 와서 한번 둘러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소감을 말했으며, 시 중앙도서관에 일본군'위안부' 섹션을 설치할 뜻을 밝혔다.

▲ 퀸테로 시장이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 '평화비'를 방문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평화비'가 세워질 글렌데일시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L.A, 롱비치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도시로, 오는 7월경 중앙도서관 인근 중앙공원(Central Park)에 세워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26일 글렌데일 시의회는 평화비 건립 결의을 채택했으며, 현재 한인단체 등을 비롯해 현지 시민사회단체들이 건립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시 의회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으며 미 하원 결의안 채택일인 7월 30일을 '한국 '위안부'의 날'로 제정, 매년 피해자들을 기억하기로 했다.

이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상임대표 윤미향)는 퀸테로 시장에게 감사패와 '평화비' 모형상을 전달했으며, 퀸테로 시장은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에게 글렌데일시를 상징하는 '행운의 열쇠'를 증정했다.

한편, 이날 프랑크 퀸테로 시장은 이창엽 미 글렌데일시 도시계획위원장, 윤석원 가주한인포럼 대변인과 함께 방한했으며,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평화비'를 방문해 김운성 작가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가 퀸테로 시장에게 '평화비' 모형상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서울 '평화비'를 방문한 퀸테로 시장과 일행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맨 오른쪽), 김서경, 김운성 '평화비' 작가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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