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이목이 한반도 상공에 쏠려 있습니다. 남측은 북측의 미사일 발사 예정일을 10일로 잡았다가, 발사가 없음에도 여전히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례적으로 한미연합사령부가 지난 10일 대북 정보 감시 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한 상태입니다.

‘10일 발사설’이 나온 이유는 북측이 평양 주재 각 대사관에 직원 철수를 권고하면서 “10일 이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하자, 이에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이르면 10일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발사 가능한 북측의 미사일은 원산에서 이동식 발사대 차량(TEL) 2대에 탑재됐다가 사라진 무수단미사일 그리고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진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입니다. 지금 한반도 긴장의 정점이 이들 미사일의 동시 발사에 쏠려 있습니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단거리 미사일인 스커드B, C는 사거리가 대략 300-500㎞이며, 준중거리 미사일인 노동1호는 사거리가 1300-1500㎞입니다. 그리고 중거리 미사일인 무수단은 3000~4000㎞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스커드는 남측에 있는 미군부대, 노동은 일본열도 그리고 무수단은 미국의 아·태 지역 전략 거점인 괌을 사정거리에 두게 됩니다. 특히, 괌은 최근 한반도 상공에 선보인 B-52와 B-2 전략폭격기, F-22 스텔스 전투기, 글로벌 호크 무인 전략 정찰기 등이 출동하는 미군의 핵심 거점입니다.

여기에다 이번에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사거리가 6500km인 대포동 2호는 하와이와 알래스카를 사정권에 두며, 지난해 12월 위성 발사에 성공한 은하3호 2호기는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워싱턴과 뉴욕을 사정권에 두게 됩니다.

특히, 이들 미사일에 핵탄두가 실리게 되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때 맞춰 미국과 한국에서 이들 미사일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느니, 또한 그러한 핵무기를 북한이 갖고 있느니 하는 논란이 일고 있어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이제 남는 것은 북한이 이들 미사일을 발사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이제까지 긴장을 고조시켜온 북한의 ‘기세’라면 발사할 공산이 큽니다. 이 경우 유엔 안보리가 소집된다면 북한과 유엔 사이에는 ‘공세-제재-공세-제재’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게 됩니다.

그러나 기존의 북한 ‘습성’을 보면 연기할 소지도 충분합니다. 북한은 게릴라전에 능하고 허허실실 전법을 즐겨 구사하기에 국제사회가 모두 쳐다보고 있는 상공에다 뻔하게 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연기한다면 이는 국제사회가 유화 제스처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이는 최근 우리 정부의 대북 대화 제의와 맞물려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기류 변화를 가져오게 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될까요? 대략 북한의 미사일 발사 기한은 짧으면 태양절인 4월 15일, 길게 잡으면 인민군 창건일인 25일입니다. 물론 이 기간 이후에도 언제고 발사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단 이 기간이 지나가도록 기대해봅시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