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전평화 공동행동의 농성 8일차에는 반갑지 않은 손님 '어버이연합'이라는 수구보수단체 고령의 회원 40여명이 농성장으로 몰려왔다. [사진-강인옥 통신원]

반전평화 공동행동의 농성이 무척이나 눈엣가시였나 보다. 반갑지 않은 손님 '어버이연합'이라는 수구보수단체 고령의 회원 40여명이 농성장으로 몰려왔다.

경찰버스 두 대와 경찰들이 그들의 진입을 막았다. 욕설과 그들의 만년 레퍼토리 “6.25를 아느냐, 북한으로 가라”는 고성들이 스크럼을 짠 경찰들의 어깨 너머로 들렸다. 한참 지나서 농성단들에게 계란을 투척하겠다고도 했다.

"기왕이면 삶은 달걀로 던져라." 어느 농성단이 대수롭지 않게 대응했다. '빨갱이 물러가라'와 만세삼창을 하고 항의집회를 하러 종로경찰서 쪽으로 간다고했다. 잘 가시라.

 

▲ 경찰들의 보호를 받으며 통일 원로 선생들은 8일차 농성을 진행할 수 있었다. [사진-강인옥 통신원]

▲ "북한으로 가라"고 외치는 어버이연합 회원들. [사진-강인옥 통신원]

보수단체에서 농성장을 찾아오는 것을 보면 우리의 농성이 전쟁위기의 국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라는 자부심으로 8일차 농성을 힘차게 진행했다.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은 키리졸브 훈련 관련한 구체적인 보도가 되지 않는 것이 '이상한 현상'이라 의문을 제기하고 '핵추진 항공모함도 들어왔다는 이야기도 없는 것을 보니 오지 않은 게 유력'하다며 '떳떳하지 못한 전쟁연습이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권 명예회장은 “키리졸브 연습은 북침 전쟁연습이다. 정전협정 위반이자 남북간 공동성명 등의 합의에도 어긋나는 것”이고 “상대방에 침략과 핵위협을 하지 않고 관계정상화까지 약속한 93년 북미공동성명, 경수로건설과 관계정상화를 이야기한 94년 제네바협정, 클린턴과 조명록 차수가 만나 적대정책을 포기하고 관계정상화, 핵을 포함한 군사적 위협을 하지 않기로 한 2000년 북미공동코뮤니케 등의 약속이 깨진 것은 미국이 한결같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데서 비롯되었다”면서 이는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포기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의 3차 핵시험에 대해 한미 합작으로 추진한 대북제재안을 유엔안보리가 아무 생각 없이 통과시켰고 미국은 독자적 제재까지 추진하겠다고 했다"면서 과거 9.19공동성명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BDA거래를 제재한 것을 예로 들며 이번 대북 제재안에도 포함된 금융거래 제재는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주권국가의 정당한 금융거래와 상업거래를 차단시키는 불법행위"라 비판했다.

그러나 "2.13합의와 10.3합의를 내온 것처럼 결국은 미국이 잘못했기 때문에 무릎 꿇게 될 것"이며 "키리졸브 훈련 양상이 구체적으로 보도되지 않는 것을 보면 미국도 고민에 빠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작전권도 없는 한국정부는 대북 강경발언을 하더니 지금은 뒤로 빼는 모습"이라며 대북 전쟁연습이 정당하지 못함을 증명하는 것이라 했다.

권 명예회장은 "인류가 오랫동안 추구해온 정의와 평화라는 가치 앞에 보수나 진보 가릴 것 없이 전쟁을 막는 데 나서야"한다면서 "전쟁을 하겠다는 것은 우리 민족의 이익과는 반대되고 민족의 존엄을 짓밟는 것"이라 강조했다.

 

▲ 통합진보당 강서갑 이덕인 위원장이 판소리로 '남누리 북누리'를 불러 농성장 분위기를 훈훈하게 했다. [사진-강인옥 통신원]

▲ 통합진보당 강서을 김재용 위원장과 노원을 조윤숙 위원장(우측부터)이 전동휠체어를 타고 참가했다. [사진-강인옥 통신원]

8일차 농성에는 통합진보당에서 오경석 서울시당 장애인위원장, 강서갑 이덕인 위원장과 부위원장, 관악 부위원장, 강서을 김재용 위원장, 노원을 조윤숙 위원장이 함께했으며 민대협 학생들도 함께했다.

강서갑 이덕인 위원장은 "자랑스러운 선생님들을 닮아가면서 살고 싶다"고 인사를 하며 장기인 판소리로 '남누리 북누리'를 불러 농성장 분위기를 훈훈하게 했다.

또한, 전동휠체어를 타고 참가한 노원을 조윤숙 위원장은 '오늘 범민련에서 주최한 반전평화집회. 어르신께서 제게 오셔서 장애인 등 소수약자들이 통일운동에 함께해줘야 한다, 참여해줘서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자주적 통일을 이뤄서 자본의 논리에 희생당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힘이 없어서 차별 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세상을 향해 꼭 함께 투쟁하겠습니다'라고 SNS에 참가기를 남겼다.

조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전동휠체어에 몸을 맡기고 참가한 통합진보당 강서을 김재용 위원장은 '전쟁나면 장애인들은 도망갈 곳도 없다! 전쟁반대!'의 절절한 농성일지를 남기기도 했다.

 

▲ 김을수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대행은 "그렇게 공격연습을 하면서 '북핵 포기'를 전제로 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순서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2[사진-강인옥 통신원]

김을수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대행은 "해마다 코앞에서 침략전쟁연습을 해대니 북에서도 방어태세를 갖추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렇게 공격연습을 하면서 '북핵 포기'를 전제로 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순서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농성단들은 거리 연설을 통해 '미국에는 대북 적대정책 철회와 평화협상을, 남측에는 남북공동선언 이행'이라는 북의 요구를 미국과 박근혜 정부가 정확히 알아야 하며 이것이 대화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의 속성은 스스로 변하지 않는다. 남측의 수구보수세력도 마찬가지'라고 평가하고 '미국이 끝까지 견지하려고 하는 것은 평화적 분단관리이며 이것은 주한미군 주둔이 핵심'이라 지적하면서 '그러나 평화협정은 미군 없는 평화협정이어야 한다. 북의 요구도 한반도에 미군이 주둔하는 어정쩡한 평화적 국방관리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라 해설했다.

맑은 물에 물감 한 방울을 떨어뜨리면 순식간에 퍼지는 것처럼 '우리가 정확한 기조를 가지고 투쟁해야 대중들의 참여를 높일 수 있다'면서 '이 농성이 자주와 평화를 위한 올바른 근거가 되어야 하며 그래야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키리졸브가 시작된 지난 11일 '전쟁반대 한반도평화실현 긴급행동'은 매일 7시 종로 보신각에서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15일(7시)과 16일(6시) 양일간은 집중 평화촛불국민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또한, 키리졸브 훈련이 끝나는 21일에는 반전평화 공동행동 농성을 마무리하며 '남북은 공동선언 이행으로, 북미는 평화협정 체결로!'라는 구호로 집회가 열린다. 6.15와 10.4선언 이행, 미군없는 평화협정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많은 참가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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