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지구촌동포연대)에서는 각기 다른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동포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포 소식’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사할린, 일본, 중국 동포로서 한국 혹은 거주국에서의 일상과 그 삶 속에서 느끼는 문제의식, 울림, 바람 등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통일뉴스>는 KIN의 ‘동포 소식’을 공동 게재해 널리 알리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서론

사할린주는 러시아 연방의 극동에 자리잡고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 대륙, 동해와 태평양 사이에 있다. 59개의 섬들로 이루어진 러시아 연방의 유일한 사할린주면적은 87,100평방킬로미터이다. 사할린주는 사할린섬과 모네론섬, 쭐레니섬, 쿠릴 열도의 56개의 섬으로서 이루어져 있다.

사할린섬과 쿠릴 열도의 섬들을 둘러싼 바다는 생물자원이 풍부하고 산은 동물과 식물이 다양하다. 식물의 종류는 1500개에 달하며 그 중 100개 이상은 보기가 드문 진귀한 것이다. 동물의 종류는 80개이며 새의 종류는 350개에 달한다.

2010년 1월 1일에 사할린주의 총인구는 510,800명이다. 2002년 러시아인구조사의 자료를 보면 사할린주에는 100여 민족이 살고 있다. 그 중 84%는 러시아인이고 5.4%(약 3만 여명)는 사할린한인, 4%는 우크라이나인이다.

사할린한인들의 식문화

▲ 한인 가정집의 식탁. [사진 - 임엘비라]

사할린한인들은 역사적, 사회적 원인으로 고유의 언어와 문화를 충분히 못 지켜 왔지만 사람이 사는데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의식주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인 식문화를 유지해 왔다. 사할린한인들은 아직도 쌀밥이 주식이고 평소 한식을 많이 먹는다. 2012년 9월에 사할린한인 3세의 식문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가 다음과 같다.

«한식을 자주 먹느냐»라는 질문에 90%가 자주 먹는다고 했고, “한식이 자랑스럽나”라는 질문에 80%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한식을 할 줄 아는 젊은이들도 80%이상이었다. 특히 잘 할 줄 아는 음식 중에 김치, 미역국, 순대, 고사리나물, 미나리나물, 우엉나물이었다. 의외로 식예절도 아는 자들이 적지 않았다. 식사 예절이라면 식사를 할 때 어른이 먼저 식사를 하는 것, 수저를 공동으로 들면 안 되는 것, 밥은 왼쪽이고 국은 오른쪽인 것, 생일 때 미역국, 설날 때 떡국, 결혼식 때 국수를 먹는다는 것이었다.

▲ 시장에서 반찬을 팔고 있는 한인동포. [사진 - 임엘비라]

사할린섬은 ‘생선의 바다’라는 말이 있다. 바닷가는 여러 종류의 생선류, 새우, 소라, 굴, 성게로 풍부하며 해조류도 미역, 김, 다시마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또는, 사할린섬은 약초밭이라도 한다. 채식으로 쓰는 재료는 주로 산야에 자생하는 각종 나물(고사리, 우엉, 미나리 등)이 있고, 여러 종류의 열매(오미자, 블루베리, 월귤나무, 산딸기 등)가 많기 때문이다. 사할린섬은 남북으로 뻗은 섬이라 식물의 종류가 다양하고, 사면이 바다에 접하여 수산물의 종류도 풍부하기 때문에 사할린한인 1세들이 일제 강점기 먹고 살기가 어려울 때 산과 들, 바다를 뒤지며 먹거리를 발견하여 살아남았다고 한다. 사할린한인 1세들 말에 따라 사할린에서 부지런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살 수 있다고 한다. 산에 가도 돈이고, 바다에 가도 돈이고, 강에 가도 돈이라 말한다.

사할린한인들의 식문화는 쌀 중심으로 주식이 이루어지고 여러 종류의 반찬은 부식이 된다. 일 년 내내 먹을 수 있는 산나물과 나무 열매를 따거나 조개를 주워 먹기도 하고 저장도 한다. 즉, 산나물은 오늘날까지도 애용되고 있고 사할린한인의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도 적지 않다. 사할린한인의 대표적인 요리는 여러 개가 있다. 예를 들면 당근채나물 (Daucus), 미나리아재비의 나물 (Calthapalustris), 미나리나물 (Oenanthedecumbens), 민들래나물 (Taráxacum), 고사리나물 (Pterídiumaquilínum), 고비나물(Osmunda), 우엉나물 (Árctium), 바닷말의 일종 (Fucus), 쐐기풀부침개 (Urtīca), 성계부침개(Echinoidea), 조개부침개(Molluscus), 연어깍두기(Oncorhynchusketa, Oncorhynchusgorbuscha), 메밀묵 (Paspalum) 등이다. 또는, 한국과 다르게 부르는 요리도 있다. 사할린에서 카레라이스란 요리를 라이스카레라 부르고, 족발을 발족으로, 된장찌개를 된장국으로, 곱창은 똥창으로 부른다. 

러시아사람들 식문화가 사할린한인들의 식문화에 동화

사할린한인들은 사할린에 들어와서 러시아사람들이 먹지 않는 나물과 해산물을 먹었을 때 러시아사람들은 해산물을 먹는 한인들을 이상하게 봤다. 하지만 현재 한인들의 식문화가 러시아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얼마 전까지 못 먹는 음식이라 생각했던 미역이나 다시마가 러시아 사람들에게 익숙한 음식이 되었다. 그전에는 사할린한인 1세들이 나물과 해산물을 시장에 갖다 팔면 러시아사람들이 사먹었는데, 이제는 러시아사람들이 직접 나물이나 해산물을 잘 먹고 팔기도 한다.

2012년 9월에 30대 사할린 러시아사람들을 대상으로 한식문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한식을 자주 먹느냐”라는 질문에 “자주 먹는다”(63%), “가끔 먹는다”(33%), “안먹는다”(4%). “동양음식 중에 어느 나라 음식이 사할린에 제일 인기가 있냐”라는 질문에 “한식”(74%), “일식”(19%), “중식”(7%)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한식을 좋아하는 이유로는 “양념이 풍부하다, 기름기가 적다, 건강하다, 영양기가 많다”고 했다. 한식을 할 줄 아는 러시아인들도 35% 정도이며 한식을 배우고 싶은 러시아인들은 64%였다. 산모가 아기를 난 뒤에 미역국을 먹는 것이 좋다고 아는 러시아사람도 있었다. 현재 상점에서부터 시장 등에 이르기까지 어디서나 김치와 한식나물을 팔고 있다. 일반 식당에서도 한식이 메뉴에 올려 있다. 현재 사할린에 10개 이상 한식 식당이 있다. 대부분 사할린한인 2세들이 운영하고 있는 식당이다. 다시 말하면 한식은 러시아인 음식습관에 자연스럽게 동화됐고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러시아사람들이 한인의 문화를 잘 아는 이유는 반세기 이상 한인들과 이웃하며 지냈기 때문이다. 

사할린한인의 문화유지

세계적으로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형성되면서 한식도 함께 주목받는 효과를 보고 있다. 그 결과로 사할린에 한국문화와 관련된 지속적으로 여러 행사가 개최된다.

2008년에 사할린주 한국어 말하기 대회 대학생부에 1등을 받은 정 그리고리 학생이 말라지아에서 진행된 제13회 세계웅변대회에 참석하여 외국학생부에 최우수상을 받았다. 주제는 “제가 먹는 한식에 대한 자랑과 자부심”이다. 이러한 행사에의 참가는 모국에 대한 관심이나 모국어 학습의욕 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2010년 12월 11일에 사할린한인여성회가 세계한인여성재단에서 지원을 받아서 사할린국립대학 한국어학과 교수와 같이 한국문화 관혼상제에 대한 강좌를 개최하였다. 주로 상을 차리는 법 위주로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주제를 선택한 것은 영주귀국 사업과 관련이 있다. 1세들은 영주귀국을 하고 있고 사할린에서 남은 젊은이들은 한국 풍습을 지키고 싶어도 아는 것이 거의 없다. 그래서 강좌 주제를 정하기 전에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 조사를 한 결과 백일상, 돌상, 혼례상, 환갑상, 제사와 차례상에 대한 부족한 것이 파악하게 됐다.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았고 앞으로 한국 음식 특징, 한국 다도문화, 한국 세시풍속에 대한강의 요청을 했다.

2012년 10월 18일부터 23일까지 제1회 사할린 한국문화축제 “한류열풍”페스티발이 개최됐다. 전통민요, 가요, 오페라, 한국현대화가의 미술품 전시회, K-POP 뮤직페스티발, K-FOOD한식축제, 전통무술 태권도 시범공연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이었다. 국제문화축제 “한류열풍”페스티발이 러-한의 우호 관계를 강화시키고 양국의 유산을 보존해주는 좋은 기회였다.

결론

각 민족의 식문화가 그 지역의 역사이고 한 사회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사할린한인들은 반세기 이상 사할린섬에 사는 이유로 사할린한인의 식문화가 섬의 문화유산의 일부분이 됐다. 사할린한인들 덕분에 한식이 사할린섬에 자연스럽게 동화됐고 사할린섬의 식생활 문화를 다양화시켰다. 즉, 사할린한인들이 한식에 대한 사할린사람들의 입맛을 변화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고문헌>

1. 성점모. (2008, July 29-August 3). 사할리한인의역사. 제2차사할린한인역사회복을위한국제워크숍inSakhalin, 사할린국립대학. pp. 42-48
2. 임엘비라. (2006, December 2-3). 사할린국립대학 및 민족교육. 제5회동북아코리안네트워크국제회의. 대한한의사협회. pp. 28-33
3. 임엘비라. (2007, August 16-23). 사할린국립종합대학 경제및동양학부 한국어과. 재외동포교육자초청연수. 국제교육진흥원. pp. 233-237
4. Bok Zi Kou. (1993). Korean on Sakhalin. Yuzhno-Sakhalinsk.


[필자 소개]

사할린국립대 한국어과 학과장
사할린한인 3세
사할린국립대 한국어과 제1회 졸업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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