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8일 평양 유경정주영체육관에서 데니스 로드먼과 함께 농구경기를 관람했다고 <신화통신>이 평양발로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청소년기에, 로드먼이 몸담았던 '시카고 불스'의 열렬한 팬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과 부인 리설주는 1990년대 미 프로농구(NBA)를 풍미했던 데니스 로드먼과 관람석 중앙에 나란히 앉아서 농구경기를 관람했다. 평양 대학생들과 북한 주재 외교관들, 국제기구 대표들이 지켜봤다. 김 제1위원장은 선글라스를 코에 걸치고 모자를 쓴 로드먼과 대화하며,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북한측 조선체육대학 현역.은퇴 선수들 12명, 미국측 '할렘 글로브트로터스' 4명이 참여했다. 흰색과 붉은색 경기복을 입은 양팀의 스타팅 멤버는 북한측 3명과 미국측 2명으로 각각 구성됐다. 이들은 10분씩 4쿼터를 뛰었으며, 최종 110 : 110으로 비겼다. 휴식시간에는 한복, 미니스커트 차림의 북한 응원단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경기가 끝난 후 조선체육대학생들은 할렘 글로브트로터스 선수들에게 플랫카드를 선물했다. 글로브토로터스측은 북한 선수들에게 붉은색과 흰색 경기복을 선물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로드먼은 경기 직후 북한측 초청에 사의를 표하면서, 이날 경기는 두 나라 국민들 사이의 우의를 체현한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비록 두 나라 관계는 유감스럽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김정은 원수와 조선 인민들의 친구"라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일부 북한 주민은 미 농구단의 방북에 놀라움을 표시했다고 로드먼 일행을 맞은 평양 분위기를 전했다. 한 평양 시민은 "북.미 사이에 아무런 관계개선이 없음에도" 미 농구팀이 온 배경에 관심을 드러냈다는 것.

이에 앞서, 26일 로드먼과 묘기농구단 '할렘 글로브트로터스', 뉴욕 브루클린 소재 독립 미디어 'VICE' 관계자등 13명으로 구성된 친선대표단이 고려항공편으로 평양비행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약 1주일간 북한에 머물며 친선 경기와 어린이 대상 농구캠프 등을 개최하며, 미 케이블TV <HBO>를 통해 하반기에 방영될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예정이다.

로드먼 일행은 평양에 상주하고 있는 외국 언론들에게 취재 자제를 요청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이에따라, <신화통신>도 이날 농구경기를 직접 보지 못하고, 참석자들의 목격담을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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