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만 되면 한반도에는 군사적 긴장감으로 들끓게 됩니다. 한.미연합 군사연습이 개시되기 때문입니다. 최근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준비 등으로 가뜩이나 한반도 분위기가 긴장된 터에 행해지는 이번 훈련은 그래서 한반도 위기 지수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한.미연합 군사연습인 키 리졸브(Key Resolve) 연습과 독수리(Foal Eagle) 연습이 열리는 것입니다. 키 리졸브 연습은 3월 11일부터 21일까지 2주간에 걸쳐 실시되며, 독수리 연습은 3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진행된다고 합니다.

이번 키 리졸브 연습에는 한국군 1만여명과 미군 3천500여명이 참가하며, 독수리 연습은 지상기동, 공중, 해상, 특수작전 훈련 등 20여개 연합 및 합동 야외기동훈련으로 구성됩니다. 누차 지적되듯이, 대규모 훈련이기도 하지만 그 내용을 훑어보면 ‘치명적인’ 훈련이기도 합니다.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는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에 키 리졸브 연습이 ‘현 한반도 정세와 무관한 연례적인 한.미연합 연습’이고, 독수리 연습도 ‘비도발적인 성격의 연습’이라고 통보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북측이 이를 곧이곧대로 들을 리 만무합니다. 북측의 반응과 험담, 나아가 그 표현이 볼 만합니다.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는 주한 미군사령관에게 전화통지문을 발송해 “당신측이 끝끝내 ‘방어적’이요, ‘연례적’이요 하는 허울을 쓰고 또다시 무모한 ‘키 리졸브’, ‘독수리’ 합동군사연습을 강행하는 것으로 침략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단다면 그 순간부터 당신들의 시간은 운명의 분초를 다투는 가장 고달픈 시간으로 흐르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27일자 ‘침략의 아성을 흔적도 없이 날려 보낼 것이다’는 해설기사에서 “일단 멸적의 포문이 열리면 원한의 콩크리트장벽은 통째로 날아나고 우리 민족에게 불행과 재난만을 들씌우던 더러운 악의 소굴은 단숨에 재가루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겁박했습니다.

북한 웹사이트 ‘우리 민족끼리’도 27일자 논평 ‘침략과 도발의 근원을 송두리째 요정낼 것이다’에서 “도발자들이 화약내를 풍기며 전쟁열에 들떠있는 땅 전체가 그들의 공동묘지로 될 것이며 침략전쟁에 동원된 모든 장비들이 조선서해와 동해, 남해의 검푸른 바다 밑에 진열되게 될 것”이라고 살벌한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그래도 험담은 험담으로 끝날 것입니다. 그런데 군사연습은 자칫 실전으로 비화할 수도 있습니다. 살얼음판을 걷는 한반도 정세가 간단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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