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원로들이 정부청사 앞에서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노상농성 3일차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강인옥 통신원] 

"박정희 집권 20년간의 범죄를 다 아십니까? 권력이 저지를 수 있는 모든 범죄를 저질렀던 20년이었습니다. 국가권력을 무기로 한 범죄 중 그 어떤 범죄인들 도덕적으로 옳다고 할 수 있을까요. 권력이 범죄로 타락할 때 걷잡을 수 없습니다. 도깨비 방망이를 쥔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광화문에 위치한 정부청사 앞에서 돗자리를 깔고 노상농성을 진행 중인 한 통일원로의 말이다.

이 말이 절절하게 느껴졌던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말 티끌만큼 남아있는 권력을 이용해 측근들을 사면했기 때문이리라.

권력을 빙자한 도깨비 방망이를 내려친 일은 현재도 여전하다.

"공소장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측근인 파렴치범, 큰 도둑들을 사면하기 위해 용산철거민들을 인질로 삼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스스로 조직폭력배 두목임을 증명한 것이다."

▲ 시민사회단체 공동행동이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권력형 범죄자 사면에 대한 규탄과 양심수 석방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강인옥 통신원]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공안탄압 반대, 양심수 석방과 사면 복권을 위한 공동행동' 주최로 권력형 범죄자 사면에 대한 규탄과 양심수 석방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관련기사 "특별사면의 대상은 파렴치범이 아니라 양심수입니다"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1287)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명박 정권의 파렴치한 임기 말 특별사면을 규탄하며 박근혜 당선자를 향해서도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척만 하지 말고 3.1절 특별 사면으로 양심수를 석방시키는 것이 당선자가 말한 사회통합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감옥에는 42명의 양심수와 750명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수감되어있다.(2012년 12월 말 기준)

시민사회단체 공동행동 농성 3일째인 지난달 30일 한 통일원로가 정부청사 앞을 지나는 시민들을 향해 간절한 연설을 했다.

"광화문 거리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심정이 착잡하다. 모든 것이 조화롭고 태평성대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광화문이라 불리는데 지금 세상이 그러한가. 언어도 핏줄도 같은데 더 오랜 세월을 분단되어 살아가야하나. 오늘 농성에 참가한 것은 민족적 양심과 정의이자 그 누구도 억압할 수 없는 민족의 권리다."

흰 눈이 수북하게 내려앉은 듯 백발을 한 통일원로는 민족이 하나 되어 힘을 합치면 광화문 거리가 진정으로 이름값을 하게 될 것이라며 민족을 살리는 것이 통합이고 그것은 곧 번영이라 재차 강조했다.

▲ 이날 도심 곳곳에서 1인 시위가 진행되었다. [사진-통일뉴스 강인옥 통신원]

3일째 농성에는 통일원로 선생님들과 민권연대에서 젊은 청년들, 부산경남 지역과 야근을 마친 범민련 후원회원들이 함께 했다.

농성장 맞은편 미 대사관에 대형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인다. '60년 번영의 동반자.'

농성단들은 '60년 예속의 역사를 끝내고 따뜻한 봄날처럼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다가오길' 바라는 마음을 농성일지에 꾹꾹 남겼다.

농성에 함께한 이들이 남긴 참가기 중 한 편을 아래에 소개한다.

<어느 농성단의 참가기> 박근혜 차기정부 6.15, 10.4선언 지지이행, 대북 적대정책 전환 촉구 시민사회단체 공동행동 농성 참가기

인류가 생긴 이래 가장 황당하고 악랄한 궤변이 전 세계의 양심을 경악케 하고 있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낭만이라는 식의 포악하고 날강도 같은 유엔안보리 2087결의안은 수백만의 인디언 원주민을 학살한 피바다위에 나라를 세운 미국의 21세기 서부활극이다.
광명성 3-2호와 나로호가 다른 점은 딱 하나다. 광명성은 미국의 제국주의 패권과 정면으로 진검승부를 치루고 있는 북의 인공위성이고, 나로호는 이승만 이후 최고의 한미동맹이라고 자화자찬에 빠진 이남의 인공위성이라는 차이밖에는 없다.
옛날 중국 진나라에 환관 조고라는 자가 사슴을 두고 말이라고 하였는데(지록위마) 사슴을 사슴이라고 직언한 자는 모두 무고죄를 덮어 씌어 잡아가두고 제거하였다는 고사가 있다. 유엔안보리 제재결의에 찬성한 나라들은 모두 환관 조고와 같은 지록위마를 한 꼴인데 엄연한 유엔가입국이고 주권국인 나라의 인공위성 발사권리를 놓고 패거리를 지어 몰매질을 하는 한편의 치졸한 폭력영화를 보는 것 같아 어이가 없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더욱 심각한 것은 거의 넋이 나간 사람들에게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히스테릭한 생트집잡기와 제재소동에 우리가 사는 금수강산에 전쟁의 진한 먹구름이 엄습하고 있으니 이 치 떨리는 가슴을 무엇으로 진정시킬 수 있겠는가.

이러한 심정이 교차하는 가운데 정부종합청사 앞 3일째 농성을 진행하였다.
북핵실험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오고 이명박 정부와 미국은 또다시 더 강력한 제재논의에 착수했다고 한다.
작년 4월과 8월에 비밀리에 특사를 보내 11월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가 재당선되면 북미대화하자고 하면서 핵실험이나 미사일발사 등의 자제를 당부하며 손을 먼저 내밀었던 게 미국 아니었던가. 북의 입장에서 보면 얍삽한 장사치 같은 초강대국의 말장난과 사기외교에 속은 것이다.
상식을 갖고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광명성을 쏴 올린 로켓추진체를 굳이 탄도미사일이라고 우겨댄다면 나로호는 풍선에 매달아 쏴 올린 것인가.

상식을 짓밟는 야만의 시대, 사실을 왜곡하는 폭력의 시대, 민족을 부정하는 전쟁의 시대는 이명박 정권이 불러 왔다. 퇴임을 앞둔 마지막 날까지 오로지 침략적이고 예속적인 한미동맹에 의지하여 제재와 봉쇄 대결과 전쟁으로만 일관하며 씻을 수 없는 공멸의 재앙을 몰고 올 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붙이고 있다. 권력이라는 것이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기는커녕 전쟁의 화약고 속으로 국민을 내몰고 있는데 이 광란의 질주를 어찌 팔짱만 끼고 볼 수 있겠는가.

추가 제재니 고강도 제재를 하는 것으로 북핵실험을 막거나 보류시킬 수 있다고 보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는가. 방구 뀐 놈이 성낸다고 9.19공동성명이나 2.29합의를 헌신짝처럼 내던진 것도 바로 미국이다. 결국 미국은 대화가 아닌 굴복을 강요하며 협상이 아닌 항복을 요구하는 제국주의 본성을 스스로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지난 20년간의 북미대결사는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노숙자와 실업자가 늘어나도 속수무책이고 제집 곳간마저 텅 비어있는 한심한 주제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한.미.일동맹을 내걸어 전쟁비용을 전가하려는 비열한 조폭이 바로 미국 아닌가 말이다.

농성장에서 6.15공동선언을 다시 한 번 곱씹어 본다.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숭고한 뜻에 따라”
“남북 정상들은 분단 역사상 처음으로 열린 이번 상봉과 회담이 서로 이해를 증진시키고 남북 관계를 발전시키며 평화 통일을 실현하는데 중대한 의의를 가진다고 평가하고”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 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하고,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 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1950년 전쟁이후 최고조의 전쟁위기에 놓인 2013년 올해 온 민족이 힘을 합하여 전쟁을 막아내고,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외치는 우레와 같은 전 민족 함성으로 기어이 남북관계의 대전환을 가져 오자.
박근혜 당선인은 오늘까지도 이렇다 할 전향적인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이 없다.
그러나 높뛰는 것은 애국심이고 설레는 것은 통일에 대한 우리 민족의 굳은 마음이니 민족의 양심을 믿고 통일의 정의와 평화의 외침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오늘도 농성장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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