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북의 광명성 3-2호 발사 이후 미국 주도로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안이 채택된 후 북에서는 '3차 핵실험 강행', '국가적 중대조치 결심' 등 강력히 반발하면서 한반도는 긴장 상태이다. 북의 위성발사를 인정하면서 동시에 유엔 제재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아이러니하다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30일에는 나로호가 발사에 성공하지 않았는가.
박근혜 차기정부의 남북대화와 협력, 평화실현 대북정책 촉구 시민사회단체 공동행동은 29일 오전 11시 당선자가 이명박 정부에는 따끔한 소리를, 북에는 즉각 대화 재개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인수위 앞에서 진행했다.
이천재 범민련 남측본부 고문은 "대통령으로 취임한 것이나 마찬가지라 본다. 상식적, 원칙적으로 보자면 축하해야 할 일이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란 게 그렇지 못하다"며 "세계 제국주의의 정치적 야심과 욕심 때문에 대결과 공포와 긴장이 감돌고 있다"고 했다.
이 고문은 "문명을 창조하고 다그쳐 나가는 게 인간의 기본이요 사람 사는 세상의 위대한 자산인데 그 어떤 창조도 그 어떠한 발명도 그 발명가에게 혹은 제국주의에게 허가를 받고 했나? 오늘날 비행기를 만드는 회사들이 라이트 형제에게 허가를 받아 만들고 있는가? 북에서 만든 인공위성은 범죄고 남쪽에서 띄우는 인공위성은 축복을 받아야 돼?"라며 북의 위성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안 채택을 비난했다.
또한, 남북이 분단된 상황에서 "대한민국 정권이 북을 제재하고 압박하는데 나서달라고 국제사회에 구걸을 했다"는데 비분강개했다. 이어, 박근혜 당선자가 '남북문제를 전쟁과 대결로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은 방법'이라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따끔하게 한마디 해야 할 때라고 촉구하면서 이것이 "당선자가 아버지와 딸의 명예를 회복하고 지키는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공동행동은 기자회견문에서 인공위성을 발사하고 제재를 당한 나라는 없었다며 대북제재 결의안은 형평성에 어긋나고 강대국만의 논리'이고 '미국을 겨냥한 수준 높은 핵시험', '국가적 중대조치 결심' 등의 북의 강력한 반발은 충분히 예정된 것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취임도 하기 전부터 한반도가 일촉즉발의 상황이 되면 박근혜 당선자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5.24조치로 더 이상의 제재카드도 남아 있지 않다며 유엔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남북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시에 미국에는 제재를 유보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동행동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광화문에 위치한 정부청사 앞에서 이틀째 농성을 진행했다.
농성에는 통일광장, 양심수후원회, 범민련 인사들 외에 인천과 충북 지역의 노동자들이 함께했다. 동시에 젊은 청년과 노동자들이 광화문 앞, 세종문화회관 앞 등지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지역에서 참가한 농성단은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정부 5년의 과오를 되풀이 하지 못하도록 이 농성이 큰 역할을 하리라' 믿고 함께 참여하고 멀리서나마 응원하겠다고 했다. 또한, 파국으로 치닫는 미국에 편승하지 말고 같은 민족과 손잡고 위기를 돌파하고 평화번영의 시대를 열어가자고 지지와 격려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농성단은 박근혜 당선자가 지난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용기를 타고 평양을 방북했던 사진들로 제작한 홍보물을 들고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유심히 봐줄 것을 당부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대독 장면,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에서 예술단 소녀와 손을 잡고 함께 춤을 추는 장면, 주체사상탑을 참관해 방명록을 쓰는 모습(대선 토론 시기에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제시) 등의 장면이 담겨있다. 국가보안법의 이중잣대에 대해서도 토로하며 통일운동을 하다 감옥에 갇힌 양심수들이 하루 빨리 석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은 △남북공동선언 이행 △5.24조치 전면 철회 △대북 적대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 △남북 당국간 대화 재개 △금강산, 개성관광 재개 △남북경제협력과 민간교류 재개 △이산가족상봉 즉각 재개 △장기수 2차 송환 및 양심수 석방 등 주제별로 매일 오전 11시 인수위 앞에서 진행되며 농성은 2월 6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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