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패네타의 군부대 연설과 정찰위성의 대북영상정보

“북이 도대체 무슨 일을 벌이는지 날마다 누가 알겠는가? 만일 북이 방금 미사일을 발사하였다면, 맙소사, 그건 대륙간탄도미사일(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이야. 북이 미국을 타격할 능력을 가졌다는 뜻이지(That means they have the capability to strike the United States).”

구어체로 쓰인 이 인용문은 2013년 1월 17일 이탈리아 북동부 비쎈자(Vicenza)에 있는 미국군기지를 시찰한 리언 패네타(Leon E. Panetta) 국방장관이 연설 중에 꺼내놓은 말이다. 군부대 연설에 들어있는 패네타의 그 발언은 같은 날짜 <뉴욕 타임스> 워싱턴발 기사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누구나 공감하는 것처럼, 패네타 국방장관의 비쎈자 군부대 발언은 무심히 지나칠 수 없다. 미국 본토가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로부터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 살벌한 공포분위기가 그 발언에서 엿보인다.

미국 정부 고위관리들 가운데서 그 누구도 미국 본토가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로부터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한 적이 없다. 만일 어떤 미국 정부 고위관리가 공식석상에서 미국 본토가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로부터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고 인정할 경우, 핵독점체제 위에 세워진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이 파열되기 때문에, 미국 정부 고위관리들은 북측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미국 본토 위협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다른 사람이 아니라 미국군을 총지휘하는 국방장관이, 그것도 사사로운 담화를 나누는 자리에서가 아니라 군부대 연설단상에서, 미국 본토가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로부터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는 공공연한 ‘비밀’을 털어놓았으니, 지금 미국의 처지가 이만저만 곤혹스럽지 않다는 점을 직감할 수 있다. 불상용적인 북미적대관계에서 과연 무슨 일이 있었기에 미국 국방장관이 군부대 연설 중에 그런 충격발언을 꺼내놓은 것일까?

이 의문에 대한 답은, 패네타 국방장관의 비쎈자 군부대 연설에 관해 보도한 <뉴욕 타임스> 2013년 1월 17일부 기사에 들어 있다.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이 <뉴욕 타임스> 기자에게 넌지시 흘려준 최신 군사정보를 인용한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지금 “북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들(mobile missile launchers)이 전국 각지에서(around the country) 기동하는 중인데, 그 가운데는 새로운 세대의 강력한 로켓을 운반하는 것들도 포함되었다”는 것이고, “그 기동부대들은 자신을 은폐하기 쉬운 북측 각지에 산개(disperse)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위의 보도기사는 얼핏 보기에도 너무 엉성하게 작성된 것이어서 진상과 전모를 파악하기 힘들다. 위의 보도기사에서 스쳐가듯 서술한 북의 군사상황을 정확한 정보에 기초하여 다시 정리하면, 아래와 같은 진상과 전모가 시야에 나타나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첫째, 북에서는 2013년 1월 5일부터 전군 동계기동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전체 정규무력과 민간무력이 합동하여 북측 각지에서 전개하는 동계기동훈련은 한 달 반 동안 계속된다.

둘째, 올해 북의 전군 동계기동훈련에 미사일부대가 대거 참가하여 북측 각지에서 실전연습을 벌이고 있다. 위의 <뉴욕 타임스> 기사에서 언급한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들’이 바로 인민군 미사일부대를 뜻하는 말이다. 그 보도기사에는 북에서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들이 기동 중이라고 서술되었지만,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운행연습이나 하는 게 아니라 적진을 향해 기습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실전연습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셋째, 매우 놀라운 것은,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3호를 실은 8축16륜 자행발사대가 올해 전군 동계기동훈련에 대거 동원되었다는 사실이다. 위의 <뉴욕 타임스> 기사에서는 화성 13호를 ‘새로운 세대의 강력한 로켓’ 또는 미국식 자의적 명칭인 ‘KN-08’이라고 불렀다.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이 <뉴욕 타임스> 기자에게 북의 군사상황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지 않아서, 위에 인용한 보도기사는 중요한 사실을 놓쳐 버렸으며, 그리하여 심층분석은 아예 불가능하였다. 그래서 <뉴욕 타임스> 기자는 북의 군사상황을 두 문장으로 간단히 서술하고 끝내버렸고, <뉴욕 타임스>의 그런 엉성한 보도기사를 보고 베낀 남측 언론매체들의 보도기사도 모두 초점을 잃고 엉뚱한 소리만 늘어놓았다.

하지만, 위의 <뉴욕 타임스> 보도기사를 꼼꼼히 다시 읽어보면 참으로 놀라운 군사상황이 시야를 압도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놀라운 군사상황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할 수 있다.

화성 13호 자행발사대를 대거 동원한 실전연습

이 글을 집필하고 있는 시각, 북측 각지에서 전개되고 있는 군사상황, 아니 더 정확히 표현하면, 북미적대관계를 무섭게 뒤흔들고 있는 군사상황을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면 아래와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첫째, 2012년 4월 15일 평양에서 진행된 태양절 경축 열병식장에 8축16륜 자행발사대 6대가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3호를 싣고 등장하였을 때, 서방세계에서 무슨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어중이떠중이들은 그 미사일이 조야하게 만든 가짜 미사일이라느니 또는 8축16륜 자행발사대는 중국에서 수입한 대형수송차량을 약간 개조한 것이라느니 하며 횡설수설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이 <뉴욕 타임스> 기자에게 흘려준 군사정보는 그런 어중이떠중이들이 얼마나 허튼 소리를 횡설수설하였는지 밝혀주었다.

만일 지난해 태양절 경축 열병식장에 등장한 화성 13호가 가짜 대륙간탄도미사일이었다면, 비쎈자 군부대 연설에서 미국 국방장관이 왜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해 그처럼 심각한 어조로 말하였겠는가. 또한 만일 지난해 태양절 경축 열병식장에 등장한 8축16륜 자행발사대가 중국에서 수입하여 약간 개조한 차량이라면, 이번에 그처럼 많은 8축16륜 자행발사대들이 어떻게 북측 각지에서 출현할 수 있겠는가. 실물을 제 눈으로 보고서도 말이 되지 않은 억지반론을 조작해내어 실물존재를 부인해보려는 어중이떠중이들의 횡설수설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가소로운 짓이다.

위에 인용한 <뉴욕 타임스> 보도기사에 따르면, 화성 13호 자행발사대들이 북측 어느 한 지역에서만 기동하는 게 아니라 전국 각지에 산개하여 기동 중이라고 하였으니 대거 동원된 것이다. 화성 13호 자행발사대가 북측 각지에서 실시되는 기동훈련에 대거 동원될 만큼, 화성 13호와 자행발사대가 북측에서 양산되었고 각지에 실전배치되었다는 사실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많은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이 한꺼번에 출현하여 맹렬한 실전연습을 벌이는 모습은, 미국 국가정보기관 분석가들이 생전 처음 보는 충격적인 장면이었을 것이며, 더욱이 미국 본토를 겨냥하여 실전배치된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실전연습을 보면서 미국 국가정보기관 분석가들은 망연자실하였을 것이다.

둘째, 화성 13호 자행발사대는 북의 전략로케트군에 배치된 최강의 무기체계이며, 전략로케트군은 미국 본토 상공으로 날아가 적진을 찰나에 흔적도 없이 날려버릴 최강의 제4군종이다. 그런 전략핵무기인 화성 13호를 실은 8축16륜 자행발사대들이 북측 각지의 지하갱도기지들에서 밖으로 나와 마침내 작전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전략로케트군의 기본작전방식은 은폐와 기습이다. 만일 지하갱도기지 위치가 적에게 노출되면, 적이 정밀타격으로 지하갱도기지 출입구를 파괴할 위험이 생긴다. 그러므로 전략로케트군은 지하갱도기지를 드나드는 자행발사대들이 적의 정찰위성에 포착되지 않도록 공중감시망을 따돌려야 하며, 적의 통신감청에 자기들의 작전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자행발사대 기동 중에 무선교신을 중단한 채 기습공격전에 돌입하는 것이다.

이런 정황을 살펴보면, 지금 북측 각지에서는 전략로케트군의 기습공격전 연습이 실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지금 북의 전략로케트군은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하는 기습공격전 연습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전략로케트군은 북에서 말하는 ‘백두산혁명강군’ 중에서도 최정예군종이며, 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직접 지휘하는 친솔무력이다. 그러므로 지금 북측 각지에서 실시 중인 전략로케트군의 기습공격전 연습은 김정은 인민군 최고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실시되는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전에는 전략로케트군이 미국군 정찰위성에 노출될 위험을 무릅쓰고 기습공격전 연습을 실시한 적이 없었는데,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번에 전략로케트군의 기습공격전 연습을 실시하라는 과감한 명령을 내린 것이다.

위에 인용한 <뉴욕 타임스> 보도기사는, 북이 실시하는 기습공격전 연습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의도에 대한 미국의 “새로운 평가들(new assessments)을 자극(spur)하였다”고 기술하였다. 이것은 전략로케트군의 기습공격전 연습상황을 정찰위성을 통해 포착한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작전적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하려고 동분서주하는 다급한 정황에 처해 있음을 말해준다.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이 이번에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작전적 의도를 어떻게 파악하였는지 외부에서 알 길은 없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미 지난해에 ‘조국통일대전’ 준비완료를 선포하였다는 사실은 그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2012년 4월 15일 태양절 경축 열병식장에 화성 13호를 등장시킨 것, 2012년 8월 25일 동부전선 시찰 도중 ‘8.25 경축연설’을 통해 ‘조국통일대전’ 준비완료를 선포한 것, 그리고 2013년 1월 초 전략로케트군의 기습공격전 연습을 명령한 것은 ‘조국통일대전’ 준비완료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를 말해주는 일련의 사변이다.

넷째, 북이 함경북도 산악지대의 핵실험장에서 제3차 지하핵실험을 실시하는 것도 미국에게 심대한 타격이지만, 화성 13호를 자행발사대에 싣고 미국 본토를 겨냥한 기습공격전 연습을 실시한 것도 미국에게 심대한 타격이다.

2012년 12월 12일 성공적으로 발사된 위성운반로켓 은하 3호는, 비행자리길(남측에서는 비행궤도)을 마음대로 바꿔가는 절묘한 상승비행 끝에 지구궤도에 진입함으로써 최첨단 수준에 올라선 북의 로켓기술을 과시하였다. 북의 위성운반로켓이 그처럼 비행자리길을 마음대로 바꿔가며 상승비행을 하였으니,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3호가 비행자리길을 마음대로 바꿔가며 태평양 건너 미국 본토로 날아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것은 적국이 쏘아올린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예정된 비행자리길을 고성능 컴퓨터로 신속히 역산하여 요격미사일을 발사하도록 설계된 미국의 최신형 무기체계인 미사일방어망이 화성 13호의 공격으로 뚫리게 될 것임을 예고한다. 다시 말해서, 미국은 화성 13호를 막지 못하는 것이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이번에 북의 기습공격전 연습에 관한 보고를 받으면서 공포분위기를 느낄 수밖에 없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이 ‘조국통일대전’ 준비완료를 선포한 상황에서, 미국 본토를 겨냥한 전략로케트군의 첫 실전연습이 실시되고 있으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느낀 경악과 충격은 더 심했을 것이다.

댜오위다오 무력탈환에 대한 중국의 확고한 결심

위에서 논한 것처럼, 북이 전략로케트군 실전연습을 실시하는 것과 때를 같이하여 중국은 댜오위다오(釣漁島) 무력탈환을 준비하고 있다. 이 양자 사이의 연관관계를 논하기 전에, 우선 중국의 댜오위다오 무력탈환 준비부터 논할 필요가 있다.

중국인민해방군이 발간하는 <해방군보> 2013년 1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올해 연초에 중국인민해방군 총참모부는 전군에 내려 보낸 ‘2013년 전군 군사훈련지시’에서 전쟁준비태세를 강화하라고 지시하였다. 그보다 앞서, 중국은 조기경보기와 전자정보정찰기로 동중국해를 정찰하는 공군 제26사단을 확대, 개편하였다. 이러한 전쟁준비태세는 중국이 동중국해에서 댜오위다오 탈환전을 벌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음을 뜻한다. 중국은 댜오위다오와 주변해역을 불법점령한 일본과 전쟁을 벌여서라도 해양주권을 되찾고 동중국해를 안정시킬 확고한 결심을 세운 것이다.

중국의 관영 영문 일간지 <차이나 데일리> 2013년 1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2013년 1월 10일 중국인민해방군 공군 소속 Y-8 수송기 한 대가 동중국해 상공을 비행하고 있었는데,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F-15 전투기 두 대와 정찰기 한 대가 나타나 추적비행을 하였고, 그에 대응하여 중국은 J-10 전투기 두 대를 현장에 긴급출동시켰다. 중국 전투기와 일본 전투기가 동중국해 상공에서 대치비행을 한 것은 심각한 충돌조짐이 아닐 수 없다. 같은 날 아베신조(安培晋三) 일본 총리는 언론대담에서 “센카구는 일본 고유의 영토이므로 결코 교섭하지 않겠다. 이 문제에서는 1mm도 양보할 생각이 없다”고 단언했다.

2013년 1월 15일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기자회견에서 중국 항공기가 댜오위다오 상공에 진입하면 신호탄 경고사격을 할 것이라고 말했고, 2013년 1월 14일 펑광치옌(彭光謙) 중국정책과학연구회 국가안전정책위원회 부비서장은 <중신망(中新網)> 좌담회에서 “일본이 신호탄을 한 발이라도 발사할 경우 개전의 한 발을 의미한다. 중국은 즉시 반격해 두 발째 맞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북경청년보> 2013년 1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당국은 중국 해안에서 100km 이상 멀리 떨어져 동중국해에 흩어져 있는 댜오위다오를 비롯한 중국령 무인도들에 대한 지질측량을 2013년 6월부터 실시할 것인데, 중국인민해방군 지질측량부대가 측량작업에 동참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이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정부당국자들과 군인들이 댜오위다오에 상륙한다는 말인데, 일본과 전쟁을 벌여서라도 댜오위다오 해양주권을 2013년 안에 반드시 탈환하려는 중국의 결심은 확고해 보인다. 이런 상황을 보면, 2013년 6월 이후 중국과 일본의 무력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견된다.

미국은 중국의 댜오위다오 탈환전에 개입할 것인가?

중국의 댜오위다오 무력탈환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미국이 중국과 일본의 무력충돌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다. <산케이신붕> 2013년 1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2013년 1월 10일 동중국해 상공에 미국 해군 P-3C 대잠초계기와 미국 공군 C-130 수송기가 출몰하자, 중국 전투기들이 출격하여 추적비행을 하였다. 또한 <연합뉴스> 2013년 1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2013년 1월 14일부터 오키나와에 있는 가데나(嘉手納) 공군기지에 최신예 F-22 스텔스 전투기 9대를 전진배치하였고, 곧바로 3대를 더 보낸다고 한다.

미국은 중국의 댜오위다오 탈환전에 개입할 것인가? 이 물음은 간단히 답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왜냐하면, 미국이 중국의 댜오위다오 탈환전에 개입하는 경우 전쟁양상이 국지전이 아니라 지역전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미국이 중국의 댜오위다오 탈환전에 개입하는 것은, 미국 해군 제7함대를 주축으로 하는 미일동맹군이 중국인민해방군을 상대로 전쟁을 한다는 뜻이다. 만일 미일동맹군이 중국인민해방군을 공격하면, 한미연합군도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미일동맹군과 함께 중국인민해방군을 공격할 것이다. 이것은 동아시아전쟁이다.

그런데 동아시아전쟁이 일어나는 순간, 북은 주저 없이 ‘조국통일대전’에 돌입하게 된다. 북이 동아시아전쟁을 ‘조국통일대전’의 결정적 기회로 여기고 있다는 점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조선인민군은 백년숙적인 미국과 일본을 상대로 ‘조국통일대전’ 준비를 지난해에 완료하였고, 올해에는 연초부터 전략로케트군이 화성 13호로 미국 본토를 기습공격하는 실전연습을 하면서 최고사령관의 최후 돌격명령을 기다리는 중이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북측과 미국이 벌이는 전쟁은 핵강국들끼리 충돌하는 핵전쟁이며, 북미핵전쟁은 적국 상공에 전략핵탄두를 쏘아올려 적국을 ‘전신마비’에 빠뜨리는 전자기파 교전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그런 북미핵전쟁에서 어느 쪽이 승리할 것인가?

어떤 나라가 적국의 전자기파 공격에서 살아남으려면, 두 가지 전쟁준비가 필수적이다. 하나는, 적국으로부터 전자기파 선제공격을 받은 즉시 적국에게 전자기파 공격으로 반격하는 보복력이고, 다른 하나는, 전자기파 공격을 받고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피폭생존력이다. 그런데 북은 전자기파 공격력과 피폭생존력을 모두 갖추었지만, 미국에게는 전자기파 공격력만 있을 뿐 피폭생존력은 없다.

이를테면, 북은 전자기파 공격으로 전자통신망과 전력공급망이 파괴된 상황에서도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고도의 작전능력을 길러왔고, 그에 상응한 실전연습을 계속해왔으며, 그런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사회체제가 유지될 수 있도록 국가적 준비와 민간인 대응훈련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미국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미국은 북의 전자기파 공격으로 전자통신망과 전력공급망이 파괴되면 전쟁을 하지 못한다. 전쟁을 수행하기는커녕 미국 전역이 복구불능의 ‘전신마비’ 대재앙에 빠져 결국 멸망의 길에 들어설 것이다. 예컨대, 2012년 10월 말 ‘쌘디’라는 이름을 붙인 열대성 태풍(hurricane)이 예외적으로 대서양을 북상하여 미국 동북부 해안지대를 강타하였을 때, 미국의 재난탈출능력은 영에 가까웠다. 그런데 그런 열대성 태풍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가공할 전자기파 태풍이 미국 본토를 덮치면, 미국은 그것으로 끝장이다. 북미핵전쟁에서 북이 승리하고, 미국이 패망할 것으로 예견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북이 승리하고 미국이 패망하는 북미핵전쟁 시나리오를 예상한 미국은 북을 감히 공격하지 못한다. 그래서 미국은 북미핵전쟁을 피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북미핵전쟁을 피할 수밖에 없다는 말은, 미국이 중국의 댜오위다오 탈환전에 개입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미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격화된 갈등이 댜오위다오 국지전으로 악화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그런 바람은 그들의 희망일 뿐이다. 위에서 논한 것처럼, 댜오위다오 무력탈환에 대한 중국의 결심은 확고하며, 중국과 일본의 댜오위다오 국지전은 불가피하다.

불이 한 번 번쩍하면 단숨에 끝나는 무혈전쟁 시나리오

북은 댜오위다오 무력탈환에 대한 중국의 결심이 확고하다는 점을 알고 있고, 중국의 댜오위다오 탈환전에 미국이 개입하지 못하리라는 점도 알고 있다. 중국이 댜오위다오 탈환전에 돌입하면, 북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중국이 댜오위다오 탈환전에 돌입하면, 북도 즉각 ‘조국통일대전’을 개시할 것이다. ‘조국통일대전’ 준비를 완료한 북은 중국의 댜오위다오 무력탈환을 기다리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데 중국이 댜오위다오 탈환전에 돌입할 때, 북이 개시할 ‘조국통일대전’은 위에서 논한 북미핵전쟁이 아니다. 중국이 댜오위다오 탈환전에 돌입하면, 북은 일본 열도 상공으로 전략핵탄두를 쏘아올려 가공할 전자기파(電磁氣波)를 방출함으로써 일본 전역의 전자통신망과 전력공급망을 순식간에 전부 파괴할 것이다. 전자기파 공격은 적국의 전쟁수행력을 꺾어버리지만, 인명살상은 일어나지 않는 비재래식 공격이다.

물론 핵강국인 중국도 일본 열도 상공으로 전략핵탄두를 쏘아올리는 전자기파 공격력을 충분히 갖추었지만, 중국이 댜오위다오 무력탈환을 위해 일본을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영에 가깝다. 그러나 북은 중국과 전혀 다른 처지에 있다. 중국의 전쟁목적은 일본이 불법점령한 댜오위다오 탈환인데 비해, 북의 전쟁목적은 한반도 통일이다. 그런 까닭에, 중국은 재래식 무력으로 댜오위다오를 탈환하려는 국지전을 준비하는 것이고, 그와 달리 북은 비재래식 무력으로 한반도 통일이라는 전쟁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북이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은 북의 비재래식 공격에 의한 일본 패망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면 북의 한반도 통일이라는 전쟁목적 달성과 북의 비재래식 공격에 의한 일본 패망은 어떻게 서로 연관되는 것일까? 아래와 같은 무혈전쟁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

북미핵전쟁을 피할 수밖에 없는 미국은, 중국의 댜오위다오 무력탈환과 일본에 대한 북의 전자기파 공격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북이 일본을 전자기파 공격으로 ‘전신마비’에 빠뜨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북의 전략로케트군이 발사명령을 받고 나서 전략핵탄두를 쏘아올리는 준비시간까지 합해도 50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일본 열도 상공에서 전략핵탄두가 폭발하여 불이 한 번 번쩍하면 단숨에 끝나는 전쟁인 것이다. 그래서 그러한지는 모르겠으나, 요즈음 북에서 ‘단숨에’라는 곡목의 노래를 남녀노소 누구나 부르고, ‘단숨에의 공격정신’을 강조하는 것은, 북의 전쟁 시나리오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일본이 총 한 방 쏘지 못하고 북에게 무릎을 꿇었다는 충격적인 패망소식을 듣고 심장마비로 사망할 심약한 일본인들을 제외하면, 북의 ‘단숨에 전쟁 시나리오’에서 인명손실은 없다. 북이 비재래식 공격으로 단숨에 끝낼 전쟁은 세계 전쟁사에서 전무후무한 무혈전쟁인 것이다.

주목하는 것은, 북의 무혈전쟁 목적이 일본 항복이 아니라 한반도 통일이라는 점이다. 북은 일본의 항복을 받고, 중국은 일본으로부터 댜오위다오 해양주권을 탈환하는 것과 함께, 북은 미국으로부터 굴욕외교도 받게 될 것이다. 미국의 대북 굴욕외교는 대격변 소용돌이 속에서 미국이 살아남을 퇴로를 찾기 위한 비상자구책이다. 그 때 북은 ‘초강대국’ 체면을 접어놓고 굴욕외교에 황망히 매달리는 미국에게 퇴로를 열어주게 되는데, 그 마지막 퇴로가 주한미국군 철군과 한미동맹 포기다.

북이 요구한 항복서에 일본이 도장을 찍고, 북이 열어준 마지막 퇴로로 미국이 황망히 빠져나가는 경우, 박근혜 정권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가? 그런 대격변 소용돌이 속에서 완전히 고립된 박근혜 정권은 보나마나 사흘 이상 버티기 힘들 것이다. 그 운명의 사흘이 숨가쁘게 지나간 뒤, 한반도에서 과연 어떤 놀라운 사변들이 펼쳐질지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북이 이미 지난해에 준비를 완료하였고 올해 초부터 맹렬한 실전연습을 실시하는 ‘조국통일대전’은, 피를 흘리지 않고 한반도 통일이라는 전쟁목적을 달성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인민들과 함께 관람하는 가운데 2013년 1월 1일 0시부터 시작된 신년경축공연에서 모란봉악단이 조국통일가요를 열창한 것은 매우 시사적이다. 북의 시각에서 보면, 친솔악단의 조국통일가요 공연과 친솔무력의 조국통일대전 연습으로 2013년 새해가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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