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1주기, 김정은 제1위원장 집권 1년을 맞이합니다. 이 1년이라는 기간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의 대를 잇는 권력 이양 과정을, 북한식대로 보면 ‘계승과 혁신’이란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무엇이 ‘계승’일까요? 북한에서 계승이란 후임 최고지도자가 선임 최고지도자의 사상과 노선을 잇는 것을 말합니다. 선임 최고지도자의 사상과 노선이 유훈이 되는 셈이지요. 김정은의 경우 김정일의 유훈을 받아 안는 것입니다. 이른바 ‘유훈 통치’, ‘유훈 관철’로 표현되지요. 그 대표적 증거가 바로 지난 12일 발사에 성공한 위성입니다.

북한은 위성 발사에 성공하자마자 곧바로 “우리의 과학자, 기술자들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유훈을 높이 받들고 운반로켓 ‘은하 3’으로 인공지구위성 ‘광명성 3’호 2호기를 궤도에 진입시키는데 성공하였다”며 첫머리에서 ‘유훈 관철’을 강조할 정도였으니까요. 김정일 사상과 노선의 총체가 위성으로 현화(現化)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계승’이 선임 최고지도자의 유훈을 관철하는 것이라면 ‘혁신’이란 새로운 리더십의 역할이 됩니다. 새로운 리더십으로 등장한 김정은은 1년 사이에 부단히 변화와 혁신의 면을 보여주었습니다.

처음부터 김정은은 군 현지지도에서 일반 병사와 뺨을 비비고 또 주민들과는 팔짱을 끼고 끌어안는 등의 ‘인민적’ 스킨십을 과시했으며, 때로는 평양의 한 놀이공원을 찾아 관리 부실을 들어 일꾼들을 심하게 질타하고 또 담화를 통해 중앙이 지방을 너무 통제하지 말라는 비판적 리더십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7월 들어 모란봉악단의 시범공연에서는 디즈니 만화 캐릭터인 ‘미키마우스’가 무대에 올랐으며 북한판 ‘걸 그룹’이 등장하는 파격을 알렸습니다. 김정은의 새로운 리더십은 퍼스트레이디 리설주를 공개하면서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이때 김정은은 릉라인민유원지에서 리설주와 팔짱을 끼고 걷기도 했으며, 장난기 있게 놀이기구를 타기도 했습니다. 개방적 리더십을 선보인 것입니다.

김정은의 이 같은 계승과 혁신은 권력 장악 과정이 순조롭고 공고했기에 가능했습니다. 김정은은 김정일 사망 13일 만인 지난해 30일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되면서 군권을 장악했습니다. 이어 지난 4월 11일 제4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제1비서가 됐고 13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5차회의에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추대됐습니다. 또 7월 17일 ‘공화국 원수’에 올라 명실상부하게 권력 승계를 마무리지었습니다.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당·정·군 권력 승계 작업을 마무리함으로써 북한식으로 보면 ‘유일적 영도체계’가 구축된 것입니다. 그 화룡점정이 이번 위성 발사 성공인 셈입니다. ‘김정일 1주기, 김정은 1년’을 맞는 지금 북한에는 한마디로 강력한 리더십이 형성됐다고 평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은 이 같은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내부적으로는 인민생활향상에 부담 없이 나서고, 외부적으로는 위성 발사 성공이 열어준 공간을 활용해 미국과의 관계개선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남북관계의 경우는, 남측의 이번 대선에서 어떤 정부가 들어서느냐에 따라 김정은의 대남정책에도 변화가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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