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위성 발사 소식은 그리 놀라운 건 아닙니다. 북한은 이미 세 차례 위성을 발사했고 앞으로도 계속 쏘겠다고 했으니까요. 다만 시기가 문제였습니다.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이 1일 담화를 통해 오는 10-22일 사이에 발사하겠다고 밝힌 것뿐입니다.

북한은 원래 올해 4월 김일성 주석 100돌 때 강성국가를 향한 ‘광명성 3호’ 위성을 축포로 쏴 성공시키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알다시피 실패함으로써 다소 민망해졌습니다. 이를 만회하고자 언제고 재발사하는 것은 시간문제였습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봅시다. 절치부심한 북한으로서는 ‘광명성 3호’ 2호기 위성 재발사를 올해를 넘기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산술적으로 김 주석 100돌은 여전하니까요. 게다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1주기가 올해 끝달에 걸려 있습니다. 명분 만들기를 좋아하는 북한이 이를 그냥 지나칠 리 없습니다.

북한은 지난 4월 위성 발사를 예고하면서 김 주석의 100회 생일을 계기로 위성을 쏘아 올린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에는 “김정일 동지의 유훈을 높이 받들어 실용위성을 쏘아 올리게 된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북한은 위성 발사 의미가 담긴 시기를 김 주석 100돌에서 김 국방위원장 1주기로 바꾼 것입니다.

어쨌든 북한은 이번 위성 발사 발표로 국제사회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몇 가지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남측 당국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특히 대선에 임하고 있는 주요 정당들도 “발사 중지”를 촉구했습니다.

집권 2기에 성공한 오바마 미 행정부가 새로운 북미관계를 모색할 것이라는 기대도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위성’ 발사는 역내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심각한 도발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나마 아슬아슬하게 순항하던 북일관계에도 제동이 걸렸습니다. 일본 정부가 오는 5~6일 베이징에서 열기로 했던 북일회담을 연기한다고 북측에 통보했습니다. 중국도 “조선은 우주공간을 평화롭게 이용할 권리가 있지만, 그 권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의 한계 내에서 행사돼야 한다”면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유엔에서의 새로운 대북 제재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혹자는 북한이 이리 많은 것을 손해 보면서까지 왜 위성을 발사 하냐고 의아해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 정도로 계산적이지 않습니다. 이는 북한식으로 보면 잘못된 셈법이라는 것입니다.

북한의 입장은 단순하고 명확합니다. 제 힘으로 만든 위성을 제 의지대로 쏘는데 누가 뭐라 하냐는 것입니다. 다른 나라는 언제고 위성을 다 발사합니다. 북한만이 국제사회의 이런저런 압력과 사정을 다 봐주다가는 언제고 위성을 발사하지 못할 것입니다. 국제사회의 셈법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입니다. 위성 발사를 향한 북한의 매서운 집념을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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