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통일부장관은 어떻게 지낼까요?

문득, 남북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서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통일을 위한 남북대화와 남북교류를 주 업무로 하는 통일부가 개점휴업 상태이니 뭘 하며 지내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이명박 정부 초기에 나왔듯이 통일부를 폐지하는 게 맞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자 시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통일부를 축소하거나 외교통상부에 통합해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습니다. 지금 와 생각해보면 현 정부 측이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당시 야당을 비롯해 북한문제 전문가들이나 대북지원·통일운동 단체들이 크게 반발해 통일부가 그나마 명맥을 유지했는데,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한 일이 아무 것도 없어 있으나마나한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렇게 된 데는 자업자득의 면이 큽니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존중·이행은 남북대화 재개의 기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정부는 이에 대해 한 번도 명확히 얘기한 적이 없습니다. 북측이 움직일 리가 없습니다.

나아가, 5.24조치는 자신의 발목을 잡는 결정적 차꼬로 작용했습니다.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 5.24조치를 시행했다고 해도 적절한 시기에 이를 해제했어야 하는데 마냥 유지해온 것입니다. 명분도 잃고 시기도 잃은 것입니다.

마침 류우익 통일부장관이 요즘 뭘 하면서 어떻게 지내나 궁금하던 차에 업무시간의 상당부분을 ‘특강’에 할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와 실소를 하고 말았습니다. 류 장관의 금주 주요 일정이 다섯 개인데, 그 중 세 개가 공개 또는 비공개 특강이라는 것입니다. ‘본업’인 남북대화는 전혀 못하고 ‘부업’인 무슨 강의만 하니, 통일부장관도 고역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류 장관은 취임 초 ‘유연성’ 얘기를 하며 왕성하게 남북관계 재개의 변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러나 아무 것도 한 게 없습니다. 5.24조치라도 풀고 대화 재개를 모색해야 했는데 그것마저 못했습니다. 그리고는 남북대화 단절 원인을 북측에 전가합니다. 그러는 통에 5.24조치는 유명무실화 됐고 어느덧 임기 말이 되었습니다. 무엇이고 할 수 있는 기회도 시간도 잃었습니다. 살아도 사는 게 아닙니다.

이 정도라면 어느 개그맨의 유행어처럼 “통일부장관이 아니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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