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 없듯, 글 역시 어떠한 형태로든 기록․발간된 뒤에는 바꾸기 힘들다. 특히 지금처럼 활자가 온라인을 통해 짧은 시간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때문에 글을 쓴다는 것은 어쩌면 매우 어렵고 두려운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신중해야 한다.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예나 지금이나 글이 갖는 위력은
아주 오래전 진보정당의 기관지에서 짧은 북 리뷰를 통해 알게 된 책. 당시 김민웅 교수가 추천을 했던 것 같은데, 아닐 수도 있겠다. 어쩌면 김세균 교수님이었는지. 아무튼 첫 만남은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책을 읽은 지 꽤 시간이 지났는데, 레그 테리오의 를 읽고 별안간 다시 떠오른 책이 오창두의 였다. 끝없는 바다
“2011년 1월 21일, 우리 국민은 이역만리 먼 바다에서 들려온 우리 군의 군사작전 성공소식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 군사작전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아덴만 여명작전’이 그것. 소말리아에 파병된 우리 청해부대가 해적에 피랍된 삼호 주얼리호 선원 21명을 구출한 이 작전을 소재로 한 특별한 책이 발간됐다. 아덴만 여명작전과 소말리아 해적 이야기를
“절벽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인간성이 상실돼 자신을 파괴한다. 낭떠러지 밑으로 밀려나지 않으려 다들 죽기 살기로 돈벌이에 매달리고 자녀에게도 공부와 성공만을 강요한다. 이는 결국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 사회에 극심한 경쟁과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약탈적 착취 행위가 만연하는 가장 큰 이유다.”이건 뭐, 도저히 새빨간 색 말고
약 5000년 전에 쓰여진 것으로 밝혀진 이집트의 토편 문서를 보면 주로 국가의 법령과 왕의 칙령 같은 글들이 적혀 있다. 그런데 그 중 어떤 흙벽돌 문서 중에는 일상생활의 소소한 글들도 발견되었다. 예를 들면 이런 글들이다.“요즘 젊은 것들이란, 도무지 버릇이 없어서…….”많이 알려진 이야기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대 차이는 늘
어쩌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위험한 이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이기적인 행동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상처를 주고, 또 때로는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을 떠밀 듯 주기도 하면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우린 모두, 자신이 현명하다고, 또는 이 더러운 세상 속에서 오직 유일하게 정신이 말짱하다고 믿고 싶은지도
“살수록 인생이란 재미없고, 기대한 만큼은 아니었다고 실망하면서 행복이 멀어짐을 절감한다. 무엇이 옳은지 판단하기 어려워지고, 강한 자를 우러르며 우습기 짝이 없는 영웅을 은근히 기다리면서 출퇴근 전철 안에서 죽은 사람 얼굴을 하고 있다. 인생의 절정기는 학교 축제 때뿐이었음을 절감하게 되는 이유는 바로 자유를 스스로 내던졌기 때문이다.” -108p‘인생이
천재 문장가나 유명 연설가, 혹은 오바마와 같은 화술의 달인이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는 단 몇 마디로, 그저 자신의 행동만으로 적지 않은 울림을 주는 이들이 존재한다. 지극히 평범하고 소박하지만, 그 평범함과 소박함 속에 놓여 있는 위대함, 명징함이 드러나는 것이다.깨어있는 삶을 산다는 것, 혹은 그런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는 이를 만난다는 것은
책을 고르고, 구입하는 버릇이 예전보다 많이 바뀐 듯하지만, 큰 뼈대를 이루는 버릇은 여전하다. 그냥 맘에 드는 책을 집는 것. 대단한 기술도 내공도 필요 없고, 특히 나처럼 디자인이나 느낌에 쉽사리 흔들리는 얼치기 독서가라면 흔히 선택하는 방법이다.물론 특정 저자나 출판사에 대한 나름대로의 기준은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철수와영희’와 같은, 좋은 책을
어느 삶이, 어느 생이 온전히 심상할 수 있을까. 애초 불가능한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파격 위의 파격만을 찾고, 심지어 삿된 비정상 안에서까지 특별함을 갈구하는 무참한 시대에, 언뜻 평범해 보이는 것들은 외면받기 십상이다.나의 어리석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속 빈 강정마냥, 헛헛한 녀석이 객기와 치기로 짐짓 유별남과 특별함을 추켜세웠다. 그렇다고 내 자
어떤 분야에 대한 것이든, 일단 글은 쉬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물론 아무리 쉽게 설명하려 노력해도, 당최 그 한계가 명확한 분야도 있다. 그런 분야의 전문가들은, 특히나 더 글쓰기에 어려움을 느낄 것이 분명하다. 난해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 쓴다는 것은 생각보다 정말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아는 게 그다지 많지 않은 나 같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굳이 염려해야
가끔, 아주 가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사람답게, 추하지 않게, 개나 돼지와 다르게 사는 것일까, 생각해 보곤 한다. 물론 그렇다고 개와 돼지를 무시하거나 업신여기는 것은 아니지만, 또 그렇다고 우리가 개, 돼지와 같이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표현상의 문제로 항상 개와 돼지에겐 미안하게 생각한다. 저자는 내가 무척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말자고. 심각한 정치사회적 문제들이 첩첩산중처럼 쌓여 있고 완전히 꼬여버린 역사를 가진 나라가 백 년도 안 돼서 모든 게 멀쩡하게 잘 돌아가기를 바라는 건 욕심이 과한 일이겠지. 그냥 오늘의 현실만 보자면, 보수와 진보로 분열되어 싸우고 있는 것처럼 단순해 보이겠지만, 결코 그렇게 단순한 일이 아니거든. 보수도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
중학교 시절이었을 것이다. 친구 녀석이 영화 의 무삭제판(우리나라에서나 통용될 단어다) LD를 가지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나는 지속적으로 그 녀석과 접촉하며 협상을 벌였다. 당연히 우리 집엔 LD 플레이어가 없었기에 비디오 테이프로 복사를 해야만 했다. 녀석은 끈질긴 나의 설득에 결국, 지금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무언가를 대신 주겠다는 협
역사공부가 지겨웠던 적이 있습니다. 무수히 많은 연도를 외워야 하고,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 보이는 왕의 이름들과 사건, 지명들을 외워야 하는 것이 싫었습니다. 단기간에 외워서 단답식으로 치르는 시험도 역사공부를 싫어하게 된 배경 중 하나였습니다.하지만 대학에 들어가 난생처음 북의 역사를 공부하며, 역사에 대한 새로운 재미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반도의
때론 우리의 문제를 바라보는 외부인의 시각이 정확하거나 보다 객관적일 수 있다. 항상 맞아 떨어질 순 없지만, 그들은 우리도 모르게 눈을 가리고 있는 편견과 오만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최근 외신 기자를 만나 비교적 오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는 4년여의 시간동안 한국에 머물며 남북관계, 북일관계, 한반도 주변 정세 등에 대한 글을
얼마 전 라디오에서 어느 경제평론가가,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하는 관료들의 문제점을 두 가지로 요약해 설명한 바 있다. 먼저 불필요하고 과도한 비밀주의다. 메르스 사태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지만, 꼴값도 이런 꼴값이 없다. 툭하면 국가의 안위가 달린 문제이기에 공개할 수 없다고 하지만, 국가가 아닌 자신들의 안위에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숨기려
한 번 생각해보자. 과연 남쪽에서 북측 전문가라 자칭, 타칭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북 역시 당연하게도 엄연한 주권국가이기에, 북의 모든 것에 통달한 전문가는, 심지어 북 내부에서조차 존재하기 힘들다. 기껏해야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등 세밀한 분야로 나눌 때 전문가란 표현을 그나마 사용할 수 있을 뿐이다.생각해보자. 얼마나 될까. 남북문제나 통일문제
1998년 12월, IMF의 서슬 퍼런 칼 날 위에서 많은 아버지들이 낙엽처럼 스러져가던 그 때, 나는 입대했다. 대학 2학년 한 학기를 마치고 밴드 생활의 마지막을 불태우겠다는 거창한 명분으로 그렇게 세월을 보내다 무작정 들어간 군대였다. 기울어져 가는 집안에 입 하나 덜겠다는 갸륵한 마음 따위는 물론 전혀 없었던, 그저 철없던 시절이었다.그 해 논산의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가 열리고 있다. 기대했던 북측 선수단 및 응원단의 참가는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아쉬웠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속이 상했다. 정부가 그렇게도 부르짖는 광복 70주년이라는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이렇게 또 한 번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소중한 기회를 놓치게 되었다.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언론이나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을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