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소설가를 꿈꾸었다가 지금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조그만 휴대용 책자를 기획하는 아버지, 그리고 호기심 많고, 무지하게 활동적인 다섯 살 아들. 이들이 도쿄에서 한 시간 남짓 걸리는 시골 마을 이나무라가사키에서 살아가는 일상의 이야기.소설의 내용은 이것이 전부입니다. 이웃집에 살고 있는 오누이와의 대화, 산책, 식사가 이어지고, 다음 날도 이어집니다. 정
철수와영희,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출판사입니다. 출판사 대표님과 친분이 두터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개인적으로 출판사로 덕을 본 일도 없지만^^, 좋은 책을 많이 펴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책은 역돌이, 철수, 영희 등 세 명의 10대 어린이들과 백범 김구 선생, 박종철, 전태일 열사가 채팅과 이메일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이야기하
‘대중 심리를 조종하는 선전 전략’이라는 부제가 인상적이다. 기실 인간이 얼마나 나약하고 무책임한 존재인지 분명히 일깨워주는 책이다. 책 뒷표지에는 “조종하려는 자와 조종당하지 않으려는 자, 모두가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소개한다. 이 역시 선전이다.우리는 24시간, 심지어 잠들어 있을 때마저 수많은 선전 속에 포위되어 있다. 그리고 자신의 행동이 온전히
“좋은 글은 결국 가장 꾸밈이 없는 글이다”글쎄요. 그것도 장르 나름 아닐 깝쇼? 하다가는 맞겠지만, 아무튼 주변에 글 꽤나 쓰시는 분들이 주로 하시는 말씀이 바로 ‘솔직한 글이 좋은 글’이란 충고였다. 그런데 이것이 에세이나 수필이 아닌 소설에도 고오대로 적용될 수 있을까?언젠가부터 소설가 못지않은 뛰어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사 문학계를 호시탐탐 넘보
대한민국을 멸망케 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 중 ‘교육’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아 보인다. 망국병이라는 표현이 진부할 만큼 대한민국은 기형적인 교육 시스템으로 줄곧 파국으로 치달아 왔다.최순실 사태에서 씁쓸히 목격한 것은 이른 바 대한민국 엘리트들의 민낯이었다. 한 중년 여성의 손아귀에서 놀아난 그들은 시정잡
제대 후 복학한 뒤, 나는 여기 저기 휑하게 빈틈을 드러내는 학점을 보충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사로잡혔다. 그도 그럴 것이, 입대 전 밴드 생활과 학점과는 별 인연이 없는 독서로 인해 학점을 따야 할 그 시간들을 탕진해버린 것이었다.때문에, 복학 후 수강해야 할 과목은 1,2학년에 이미 마쳤어야 할 필수과목들이 여럿 있었고, 할 수 없이 빽빽한 시간표를 짜야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으로 한반도가 들썩인다. 오로지 미국만을 위해 정치를 하겠다는 저 오만방자함에, 애초 그런 인간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다시 한 번 욕지기가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가 취임한 날은 우리에게 또 다른 의미로 여전히 진행 중인 날이다. 때문에 얼마 되지 않았던 그 때, 억울함과 비통함으로 마셔버린 소주 한 잔으로 써내려갔던 글을 다시 꺼내본다
《그 후》 《마음》 《도련님》. 그동안 읽은 나쓰메의 작품들이다. 그의 많은 작품 중 그야말로 일부분만을 읽었을 뿐이다. 때문에, 여전히 나쓰메 소세키는 나에게 많은 궁금증과 또한 감동을 주는 작가로 남아있다.《한눈팔기》는 소세키가 자신의 과거를 재료로 하여 쓴 소설이기 때문에 그의 문학과 삶을 연구하는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입문서 같은
일부 시민들이나 외국인들이 보기에 미국이 ‘집단적 총체적 철면피’가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을까? 미국이 자국에 주어진 권리 이상을 누리려 하지 않고, 미국이 내린 결정으로 영향을 받는 이들이 이의를 제기할 경우 기꺼이 귀를 기울일 거라고 보장할 수 있을까? 미국은 상식을 따르려 하지 않고 어렴풋이 닥쳐오는 위기들에 대처할 능력을 상실함으로써, 명목뿐인,
속절없이 해를 보내고 있다. 하릴없이 다이어리를 뒤적이며, 일기를 쓴 지도 꽤 오래 되었음을 느낀다. 올 해 어떤 책을 처음 읽었는지 확인해보니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 중 『클로저』다. 그것도 단숨에 읽은 것 같다. 범죄 소설로 한 해를 시작했구나, 느끼며 마무리도 썩 아름다운 책은 아니어서, 적어도 시작과 끝은 그럴 듯하게 모양새를 짓는구나,
“격동하는 양대국에 인접한 일본은 자주 ‘평화 바보’라고 불리지만 나는 ‘냉전 바보’라고 생각한다. 일본만큼 냉전으로 어부지리를 얻은 나라는 없다. 한반도 특수나 베트남 특수로 일본 경제가 받은 ‘은혜’는 가늠할 수조차 없다. …… 이제껏 일본은 세계 최강국 미국의 핵우산 아래 편입되어 명확한 국익 의식조차 가지지 못한 채 주변 여
뭐 인간만의 특징이라고는 절대 믿지 않지만, 반성은 인간이 더욱 인간다울 수 있는 미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 어떤 일이든 반성하지 않는 이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악인이든 선인이든 결국 모든 인간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아, 물론 여전히 ‘과연 저 사람들은 반성이라는 것을 알긴 알까?’ 궁금한 이들이 있긴 합니다.이 시대 대표적 작가들이 소개하는 자기
2002년이었나. 제대 후 복학한 뒤, 열심히 학점 따기에 매진하고 있을 무렵, 고르바초프가 학교에서 강연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강연장으로 달려간 기억이 있다. 이미 강연장은 사람들로 바글바글. 당시 고르비는 세계 순회공연이 아닌 강연을 다니며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었고, 아마도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그런 그를 ‘역시 개혁과 개방의 선구자답군!’이라고 감탄
영화 〈워낭소리〉를 기억합니다. 순박한 농군 그리고 평생 그와 함께 한 늙은 소의 이야기였습니다. 특별할 것도, 대단할 것도 없는 그 이야기에 많은 이들이 감동하고, 눈물 흘렸습니다.극장에서 영화를 보며, 주위를 둘러봤던 기억이 납니다.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도 적지 않았지만, 의외로 젊은 세대들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들도 영화에 공감하고, 함께 감동하
“소비문화가 팽배한 속에서 선거에 입후보한 사람이 ‘저에게 표를 주신다면 더 적은 것들을 소비하게 될 것이다’라고 선거운동을 벌여서, 보란 듯이 당선되고 공약을 그대로 이행하게 될 그날이 자유민주주의가 완연히 성숙하는 날일 것이다.” - 데이비드 랜섬완전히 속았다. 철학 동화라는 말에. 이건 동화가 아니다. 아니, 만약 동화라면 너무나 잔혹한 동화다. 마치
아마 어느 책에선가, 아니면 누군가에게 추천을 받아 챙겨두었던 책일 것입니다. 꽤 오랫동안 모셔두기만 했는데요. 아버지에 대한 책을 읽고 다시 돌아보니 눈에 들어왔습니다.저자는 저와 같은 직업을 가진 분이었습니다. 물론 직책은 저보다 훨씬 높은 편집장이지만요. 매월 마감에 쫓겨 전쟁을 치렀다는 점에서 저도 모르게 강한 동료 의식(!)을 느꼈습니다.
‘동물학적 인간론’이란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인간이 그 어떤 유일무이한 존재가 아닌 그저 ‘동물’임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수많은 동물 중 가장 뛰어난 생존력을 가지고 태어났으니….1991년에 구입한 책이니 25년이란 시간이 흘렀다(글에 함께 담긴 표지는 2006년 판이다). 다시 책장을 넘기다가 페이
박근혜라는 정치인처럼 그에 대한 호불호가 확실하고, 또한 그 실체를 확실히 규정할 수 없는 정치인이 또 있을까. 별안간 등장해 대중의 사랑을 받고,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 야권 대선후보들까지 주눅들 정도로 막강한 정치력을 행사하고 있는 사람. 바로 박근혜이다.이 책은 박근혜 ‘현상’을 규정하고, 그 실체를 밝히려는 노력의 결과다. 그에 대한 주관적 호불호를
내 기억에 남아 있는 007에 대한 첫 기억. 음. 숀 코너리나 로저 무어 같은 옛 배우들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렇다고 한참 여러 편의 시리즈에 출연한 배우도 아니었던 것 같다. 암튼….프랑스 파리에서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액션신을 연출했던 작품이었다. 본드 걸이 흑인 배우였다는 것도 기억나고, 암튼 무슨 성인영화를 훔쳐보는 듯한 감동(
특정 지역을 무엇이라 지칭하느냐, 즉 어떻게 이름을 붙이느냐에 따라 그 지역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 이해관계가 달라진다. 서울이 대한민국에서 단지 수도라는 의미만을 지니고 있지 않은 것과 같다.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동북아 국가인지, 환태평양, 아태 국가인지, 그냥 넓게 동아시아 국가인지, 보다 더 넓게 아시아 국가인지. 어떤 식으로 이름을 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