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1980년대에 맞서다 -민주화운동의 산증인 민청련 이야기』의 서평을 써 달라는 의뢰를 민청련 선배들로부터 받고, 별생각 없이 그러마고 했다. 그런데 막상 서평을 쓰자 하니 현대사학자로서 객관적으로 민청련을 평가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된다.민청련이 존속했던 10년에서 2년 반이 조금 안 되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동안만큼은
“고구려의 건국 연대, 첫 도읍과 평양의 위치를 올바로 밝혀서 우리 고구려사를 체계화시키는 기초자료를 한국 역사학계에 내놓으려 시도했다.”얼핏 위 글만 보아서는 20세기 초중반 즈음 책 서문처럼 느껴지지만 현실은 2019년 최신간 『고구려와 위만조선의 경계』(한국학술정보) 서문에 등장하는 문구다.아니, 아직도 우리 역사학계에서 고구려의 건국 연대와 첫 도읍
커피숍과 핸드폰이 대세인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국학과 민족주의는 왠지 낡고 고루한 느낌을 준다. 세계화 시대에 굳이 국학이니 민족주의를 꺼낼 필요가 있을까?여기에 답을 준 책이 나왔다. 국학연구소와 21세기민족주의포럼이 진행한 ‘2018 국학 월례강좌 - 국학과 민족주의 만나다’의 12강좌 결과물을 오롯이 담은 『나를 찾아 우리로 가는 길 - 국학과 민족주
역사가 망각과의 투쟁이라면, 그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서는 기억해야 한다.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서는 남겨야 한다. 오직 남겨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날마다 머릿속에 글을 써온 사람이 있다. 비전향장기수 임방규 선생이다.그가 날마다 머릿속에 써온 글을 실지로 써서 최근 두 개의 책을 펴냈다. 하나는 두 권으로 된 자서전이고, 다른 하나는 답사기다. 전자의 제목
재야의 탁월한 분석가였던 고(故) 김남식 선생은 “며칠만 쉬어도 정세를 따라잡기 힘들다”고 토로한 바 있다. 제도권을 대표하는 전략가였던 고(故) 김대중 대통령은 “정치는 생물”이라고 했다. 한반도 남쪽 땅에는 이 고단하고 어려운 과업을 치열하게 수행해온 사람들이 있다. ‘운동가’라고 불리는 이들이다. 운동은 세상을 바꾸는 실천이니, ‘정세 읽기’는 운동가
"밀양없는 의열단이 없으며, 의열단없는 의열투쟁이 없다."항일 의열투쟁에서 밀양을 빼놓을 수 없다는 그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스승이 본을 보여주고 제자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배신을 몰랐다. 의열단의 본향이고 70여명의 항일독립투사를 낳은 고장이니 그럴만 하다.영화 '암살'에서 약산 김원봉을 연기한 배우 조승우가 "나 밀양사람 김원
문재인 정부가 시작되자 한반도 평화는 화두가 됐다. 70여 년 분단 세월, 군사정부와 권위주의 정부가 휘두르던 국가보안법의 망나니 칼날에 기꺼이 목숨을 내놓으며 통일을 외치던 과거와 달리, 통일담론의 자리를 평화론이 차지했다.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없이 끝나리라 예상 못 한 문재인 정부는 평화경제를 꺼냈다. 남북 간 경제교류가 한반도 평화를 공고히
전형배 (21세기민족주의포럼 기획위원) 정상적인 한국인 가운데 누구도 임나일본부설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미 논쟁이 끝난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도 않는다. 그저 침략주의 사상에 물든 ‘나쁜’ 일본인들이 떠들어대는 ‘가짜 역사’로 치부한다.그러다보니 보통 사람들은 임나일본부 같은 식민사관은 진작에 극복된 것으로 믿어왔다. 하지만 우리 내부
“대학을 정하면 학생은 학교추천을 받아 지망 대학에 가서 본고사를 치릅니다. 대학들은 보통 입학정원의 5배수 정도의 수험생들을 추천받아 본고사를 치른다네요 …… 북에서 본고사가 있는 날이면 학부모들이 대학 정문 앞에서 무사히 마치기를 기다리며 마음을 졸인다고 하네요.”멀고도 가까운 북녘을 거대담론부터 소소한 일상까지 소개한 『북 바
역사를 ‘새로 쓴다’는 것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새로운 사실(史實)이 발견됐거나 또는 현재에 맞게 새롭게 해석할 여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역사를 ‘새로 쓴다’는 것에는 엄중한 의미가 있다. 특히 우리 민족이 가장 강성했던 시기인 고구려 역사라 한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신간 『새로 쓰는 고구려 역사』가 나왔다.
조선과 중국의 접경 지역, 강 하나를 건너면 우리의 아이들이 있다. 그러나 그 강 하나를 건널 수 없어 사진사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 중국 쪽에서 망원렌즈의 초점을 맞춰야 했다. 카메라 앵글 안에는 손에 잡힐 듯 가득 들어오는 저 우리의 아이들과 정겨운 민족의 삶을 먼발치에서만 지켜보아야 했다.그래서 사진집을 여는 순간 가슴에 물결쳐 오는 감흥은 사
지난 2001년 나무도감, 2002년 곤충도감이 나온 후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바닷물고기도감, 동물도감, 민물고기도감, 새도감, 버섯도감, 식물도감, 약초도감, 나비도감이 한해 한권, 또는 두권씩 출판됐고 올해 나무도감과 곤충도감의 개정증보판이 나왔다.그렇게 모인 10권이 '세밀화로 그린 보리 큰 도감' 시리즈 10권으로 출간되었다.그
서사시 『칼레발라』와 교향시 『핀란디아』, 교육과 복지, 노키아와 리눅스, ‘행복지수’ 선두권을 유지하는 나라.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북유럽의 강소국 핀란드는 잊혀질만 하면 한번씩 국제정치의 장에서 논쟁 대상으로 떠오르곤 한다. 최근 사례는 2014년 봄 중국의 부상과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빌미로 국내 일부 ‘보수논객’들이 퍼트린 ‘한반도의 핀란드화’
사람의 뇌가 지닌 특징은 ‘경험’에 의한 ‘자기 다시 쓰기’라고 한다. 개인, 정파, 국가들이 현재의 요구에 따라 ‘역사 다시 쓰기’를 하는 근원인지도 모르겠다. 북핵을 둘러싼 30년 가까운 공방은 이 정의에 딱 들어맞는다.북핵 역사에서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은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현장에서 취재했던 한 통일외교전문기자가 보기에 “1차 핵실험
사실 이 책을 지난주 개막한 제7회 통일교육주간에 맞춰 소개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본격! 앞담화. 통일 잡(雜)수다』분명 보도자료에는 "이 책은 여느 통일 책과 달리 통일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날 것으로 전하고 있다"고 적혀 있었다. 그런데 책을 편 순간 발칙함을 넘어 훅하고 들어오는 당혹감에 책을 그냥 덮어 버렸다.통일교육의 '현타'(
‘아이’라는 표현이 참으로 어색할 때가 있다. 태어나서 몇 살까지를 ‘아이’라고 불러야 할지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나이가 어린 사람’이라는 사전적 정의가 있지만, ‘어리다’라는 기준은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어리다’에는 ‘어리석다’라는 의미가 포함된 이유도 있다.‘학생’이라는 말도 그렇다. 학교에 소속되어 배우는 위치라면 ‘학생’이라고
좀처럼 북미관계의 교착은 풀릴기미가 없고 남북관계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기대와 관심은 아직 식지 않고 있다. 아니 여전히 뜨겁다.당면해서는 남과 북이 직면한 경제적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고 나아가 민족 경제공동체를 만들어가는 희망찬 길이라는 공감과 기대가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2008년 가을, 외교부 출입을 시작했던 무렵이다. 이명박 정부는 ‘비핵개방3000’이라는 터무니없는 슬로건을 내걸고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공들여 쌓아온 남북관계를 통째로 무너뜨리고 있었다. 뜻이 맞는 기자들과 함께 저명한 외교안보전문가 조성렬 박사와 만나기 시작한 때이기도 하다.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 저녁 모임에서 조 박사가 “안보-안보 교환
가깝고도 먼 북한을 알기 위한 여러 접근법이 있겠지만 북녘의 예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그곳의 일상에 조금이나마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된다. 물론 훌륭한 안내자가 필요할 것이고 이철주의 신간 『조선, 예술로 읽다』(네잎클로버)는 적격이랄 수 있다.문화기획자인 이철주는 누구보다 북녘 예술단 초청공연이나 남북합동공연의 레퍼토리를 많이 구상해본 경험이 있고,
이 책에서 다루는 질문은 △우리가 왜 통일을 해야 해? △북한을 어떻게 믿어? △통일되면 뭘 할 수 있는데? △우리 정말 함께 살 수 있을까? 이다.저자인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은 길 위에서 배우고 놀고 인생을 찾아가는 학교를 표방하는 '로드스콜라'의 청년들과 함께한 4주간의 특강 '행복한 평화, 너무 쉬운 통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