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효정 / 6.15산악회 회원, 615합창단 단원 그때가 생각나오.주위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녹음으로 뒤덮이고 맑은 계곡물 소리와 함께 재잘재잘 행복하게 떠들며 산에 오르던 많은 사람들. 얼굴을 한껏 치켜들어 숨을 깊이 들이쉬며 내 안을 관악산 기운으로 가득 채우던 내 이십대 시절 말이오.돌이켜보면 그때는 나를 감싸고 있던 모든 것들이 아름답고, 내가 함께
정상덕 원불교 교무원기 104년(2019년) 4월 말 준공을 앞둔 원불교소태산기념관 업무동 10층 옥상 콘크리트 타설을 진행한 가슴 벅찬 날입니다.지난 10월 25일 지상 3층 종교동 옥상 콘크리트 타설에 이어 완공을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철근콘크리트 건물에서 마지막 골조구조체를 완성한다는 것은 대들보를 올리는 것으로 상량식에 해당합니다.돼
고석근 / 시인 진정한 여행 - 나짐 히크메트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리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다.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오동진 / 후미대장 차가운 별빛 속에 오르는 고행의 길무박산행을 앞두고는 항상 긴장된다. 산행거리도 길지만 움직이는 차안에서 밤샘을 해야 하기에 피곤하기 때문이다. 일주일 전부터는 술도 자제하고 몸도 관리하게 된다. 그날 배치된 차량도 중요한 변수다. 낡은 차량이 배정되면 덜컹거리고 소음이 심해 잠을 설치게 되어 더욱 피곤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참가자도
평화의 시대가 도래했다. 하지만 아직 평화는 정착되지 않았다. 완전한 평화 정착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2018년이 한반도 평화에 있어서 변곡점이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 성사도 그렇지만,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은 변곡점을 만드는 강력한 요소로 작용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평화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자신
고석근 / 시인 칠보시 - 조식 콩대를 태워서 콩을 삶으니 가마솥 속에 있는 콩이 우는구나 본디 같은 뿌리에서 태어났건만 어찌하여 이다지도 급히 삶아 대는가 학교 교사로 있을 적에 아이들이 막 발령받아 온 ‘도덕 선생님’을 보고 ‘도둑 선생님’이라고 놀리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장면을 보며 나는 가슴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한 눈에 임금님을 벌거숭
심주이 / 종주대 총무 당일 장거리 산행당일 산행에 비 예보가 있었다.가을이지만 날씨가 좋지 않고 높은 산을 올라야하기에 특별히 등산장비에 신경을 썼다.두꺼운 겨울 등산복을 입고 우비를 챙겼다. 해가 부쩍 짧아졌으니 당일 산행이라도 헤드랜턴까지 잊지 말아야 한다.이번 산행은 길이 좋고, 능선은 평탄하기 때문에 속도를 내어 걸을 수 있다고 들었다. 늘 그렇듯
고석근 / 시인 자화상 - 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 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그 커다란
정상덕 원불교 교무전생의 업장이 밀려왔는지, 영광과 서울 두 곳을 오가며 일하느라 주말 동안 몸살감기로 온몸이 두들겨 맞은 듯 쑤시고 아팠습니다.몸은 정직합니다. 몸은 짓지 않은 벌을 내리지 않습니다.몸은 나를 살피는 정직한 척도입니다.몸에게 그 동안 잘 살피지 못한 것을 사과하고 위로합니다.앓아누운 이틀 동안 내 몸과 오랜만에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이계환 / 종주대원 새벽산행의 즐거움 얼마나 지났을까? 전용정 대장이 “다 왔습니다. 기상” 하자, 눈을 뜨니 차창 밖은 고요하다. 가만히 창밖을 보니 어둠 속에서도 낯익은 광경이 나온다. 그렇다, 2주일 전 이곳으로 날머리를 삼아 하산했었지. 대원 10명을 실은 소형 버스는 우리가 산에 좀 더 접근할 수 있도록 언덕을
고석근 / 시인 수라(修羅)- 백석 거미새끼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모 생각 없이 문 밖으로 쓸어버린다.차디찬 밤이다어니젠가 새끼거미 쓸려나간 곳에 큰 거미가 왔다나는 가슴이 짜릿한다나는 또 큰 거미를 쓸어 문 밖으로 버리며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 데로 가라고 하며 서러워한다이렇게 해서 가슴이 싹기도 전이다어데서 좁쌀알만한 알에서 가제 깨인 듯한 발이
고석근 / 시인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 백석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네 집 한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고석근 / 시인 세월의 강물 - 장 루슬로다친 달팽이를 보게 되거든 도우려 들지 말아라 그 스스로 궁지에서 벗어날 것이다. 당신의 도움은 그를 화나게 만들거나 상심하게 만들 것이다. 하늘의 여러 시렁 가운데서 제 자리를 떠난 별을 보게 되거든 별에게 충고하고 싶더라도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라.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말아라 강물은
손일순 / 6.15산악회 회원 새벽 6시 30분, 일어날까? 계속 잘까? 이불 끝자락을 붙잡고 잠시 망설였다.따뜻한 이불속을 떨칠 수 있었던 건 이번 산행의 의미는 남달랐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신혼생활 시작하고 남편 직장을 이유로 용인으로 이사온 지 어언 20여년이 되었다. 서울 진입까지 두 시간여 소요된다는 핑계로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