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까?"와타나베 노부유키 기자는 2013년 도쿄를 중심으로 관동지방 각지의 박물관에서 열린 관동재지진 90주년 기획전을 취재하던 중 행사장 한쪽에 쓸쓸하게 자리한 '조선인 학살'코너에 눈길이 끌려 담당자에게 질문을 던졌다.2011년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의 기억이 생생한 시기였으므로 그곳에는 90년전에 벌어진 관동대지진의 발생원인과 피해규모, 행정기관의 대응 등에 대한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초보적이고 소박한 질문에 전시 담당 교수나 학예사는 "잘 모르겠다. 미증유의 사태에 정신이상이 생긴
1953년 7월 27일, 한국전쟁 정전협정일로부터 무려 70년의 세월이 속절없이 지나갔다.7.27 전후로 남쪽에서는 미국의 핵잠수함(SSBN) 켄터키함에 이어 핵추진잠수함(SSN) 애나폴리스함이 입항했고, 북쪽에서는 러시아 국방장관과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조국해방전쟁 승리 70돌 경축 열병식’이 열려 미국을 사정거리에 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등으로 무력시위를 벌였다.정전 70년에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전례없이 높아진 배경에 북한의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엄연한 사실이 가로놓여 있
고영균 / 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대원, 6.15산악회 회원 산행일자 : 2023년 6월 25일(일)구간 : 도마치재~도마봉~신로령~국망봉~무주채폭포~적목용소거리 : 9.7km (접속 4km 포함)참여인원 : 21명제주에서부터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었다. 산행일에도 시간당 16mm 정도의 강한 소나기가 예보되어 미리부터 우산과 우비를 준비하라고 공지가 되었다. 때문에 하루 종일 구름이 가득하고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줄 거라고 생각했다. 별건 아니지만 그래서 썬그라스와 팔토시를 배낭에서 빼놓았다.하지만 하늘은
20대 후반의 나이에 1980년 5월의 광주를 겪었다. 그리고 오랜 세월 좀처럼 오지 않는 막차를 기다리던 한 청년이 있었다. '사평역에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모든 이들과 함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한 줌의 눈물을 불빛속에 던져 주던 시인이었다.이제 시인은 기다리던 막차를 만났을까?그곳에서 태어나 '광주'를 만나고, 시를 쓰던 그날보다 더 많은 시간이 지나 어느새 나이 칠십을 넘긴 곽재구 시인이 등단 이후 처음으로 동시집을 펴냈다.『공부 못했지?』가 제목이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공부 못했던 사람은 이 말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사업회, 이사장 민현식)가 최근 『미리 만나는 겨레말작은사전』을 펴냈다.지난해 10월 'ㄱ-ㅁ'까지 보급판으로 출간한 것을 이번엔 'ㄱ-ㅎ' 까지 보완해 통합판으로 펴낸 것.사업회는 지난 2005년 2월 남과 북이 공동으로 편찬하기로 합의한 최초의 우리말 사전인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을 시작한 이래 18년간 축적한 성과를 국민에게 공개하고 공유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겨레말작은사전' 편찬을 추진해 왔다.이번 통합판 '겨레말작은사전'에는 청소년과 일반 국민이 남북 언어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어휘를
불과 1년이 지났을 뿐인 정권에 대해 '퇴진'과 '타도'가 빗발치는, 이런 현상이 분명 정상적인 건 아니다.역대 최소 득표차인 0.73%, 24만 여표 차이로 당락이 갈린 대선결과를 아직 받아들이기 어려워서, 이른바 보수와 진보의 진영갈등이 유독 심해서 나타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절차와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도 뚜렷이 없다. 어쨌든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어 돌아가는 4년 단임 대통령중심제 권력구조에서 '승자독식'을 예상하지 못했다면 그것도 문제가 있다. 민의를 대변하지 못하는 제도의 한계는 분명하지만, 결과가 분명해진 지금 그런 걸
장면 1.세상은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 아이들이 있었다.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를 보았느냐는 선생님의 질문에 대부분 '보았다'고 했다. 그땐 지각만해도 교문에서 귀싸대기를 맞았는데,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기 전에는 그것이 일상적인 학교의 풍경이었다고 말해주었다. 그렇게 세상은, 더디지만 꼭 바뀐다고 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 많아질수록 변화는 더욱 분명하고 빨리 온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장면 2.공부 못하는 아이들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 보다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에게 투자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대부분
압축 성장과 급속한 세계화를 겪으며 우리 입맛도 변하고 있다. 큰 건물에는 으레 브랜드 커피숍이 들어서고 심지어는 한 건물에 커피숍만 여러 개인 곳도 많다. ‘입맛이 가장 보수적’이라는 고정관념도 이젠 버려야 할지 모르겠다.평범한 우리 보다 더 극적인 환경 변화를 겪으면서도 어머니 손맛과 고향을 그리워하는 특별한 사연을 담은 글들이 책으로 엮였다. 『밥 한번 먹자는 말에 울컥할 때가 있다』(들녘)는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저자인 탈북민 위영금은 중국에서 북한으로 이주한 부모님과 함경남도 고원군 수동구 고향에서 자랐고 1998년 두만강
양호철 / 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대원, 6.15산악회 회원 산행일자 : 2023년 5월 28일(일)구간 : 광덕고개(620m)-백운산(903.1m)-도마치봉(925.1m)-도마봉(883m)-도마치재(690m)거리 : 7.62km(접속구간1.4km)시간 : 4시간 19분참여인원 : 18명 “한 자리 있습니꺼?”“와요?”한북정맥(漢北正脈) 1구간에서 내가 발목을 접질려 중도하차 하고, 2구간은 개인적인 일로 인하여 참여하지 못했다.3구간도 선약이 있어 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빈자리가 있는가를 문의하니 마침 전용정 대장이 불의의 사고
라기주 /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대원 산행일자 : 2023년 4월 23일(일)구간 : 하오현 터널 ~ 잠곡저수지 ~ 하오현 ~ 회목봉 ~ 상해봉 ~ 광덕산 ~ 광덕고개거리 : 10.1km시간 : 5시간 40분참여인원 : 17명 광덕산, 4월파릇파릇 돋아난 새싹들이 뿜어내는 싱그런 봄내음이 청량하다.산들바람 타고 코 끝을 자극하는 화사한 봄꽃들의 향기에 흠뻑 취한다.날씨도 참 좋다. 몸도 맘도 눈도 즐겁게 호강한다.4월의 숲길을 백두대간 종주대원들과 함께 원없이 걸었다.행복... 별 거 아니다.강원도 화천 사내면과 철원 서면,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