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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근 / 시인 개망초 - 오선홍 깎아지른 벼랑 돌 틈을 비집고 저도 위험한 하나의 풍경이 된다. 홀로 피었다 당당하게 사라지는 개망초. 아주 오래 전에 한 시민단체 활동가가 말했다. ‘사회 운동하는 사람은 도덕성이 가장 중요하다.’ 그때는 그 말이 옳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다르게 생각한다. ‘도덕성’ ‘옳기에 가는 길’은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고석근의 시시(詩視)한 세상
고석근
2019.06.2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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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만평
이진석
2019.06.2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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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근 / 시인 오늘, 그 푸른 말똥이 그립다 - 서정춘 나는 아버지가 이끄는 말구루마 앞자리에 쭈굴쳐 타고 앉아 아버지만큼 젊은 조랑말이 말꼬리를 쳐들고 내놓은 푸른 말똥에서 확 풍겨오는 볏집 삭은 냄새가 좀 좋았다고 말똥이 춥고 배고픈 나에게는 따뜻한 풀빵 같았다고 1951년 하필이면 어린 나의 생일날 일기장에 침 발린 연필 글씨로 씌어 있었다 오늘,
고석근의 시시(詩視)한 세상
고석근
2019.06.1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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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근 / 시인 노란 꽃에 바치는 노래 - 파블로 네루다 우리들은 먼지, 먼지가 되리. 공기도, 불도, 물도 아닌 땅, 단지 땅이 될 뿐 그리고 몇 송이 노란 꽃이 될 뿐. 가끔 악몽을 꿀 때가 있다. 대개 궁지에 몰려 쩔쩔매고 있을 때 깬다. 깨고 나서도 잠깐 동안 착각한다. 꿈속이라고. ‘어떡하나?’ 그러다 화들짝 깨닫는다. ‘아, 꿈이었구나!’ ‘휴-
고석근의 시시(詩視)한 세상
고석근
2019.06.1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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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근 / 시인 한 식구에 관한 추억 - 박철 댓돌 아래 할짝이던 개가 있었다 오뉴월 염천, 아버지 개 끌고 산으로 올라간다 삐삐선 엮어 개의 목에 두르고 가지 위로 걸었다 소나무 조금 휘청거렸다 개는 뭔 일인지 몰랐다 개, 하늘 보며 뒤룽거린다 삐삐선이 풀렸다 땅에 떨어진 개 달려나간다 아부지 개 달아나요 냅도라 집으로 돌아올 겨 댓돌 아래 돌아와 서성이
고석근의 시시(詩視)한 세상
고석근
2019.06.0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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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근 / 시인 호수2 - 정지용 오리 모가지는 호수를 감는다. 오리 모가지는 자꼬 간지러워.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신(神)’이 되어 있는 ‘허경영’에 대해 다루고 있다. 산골짜기에 대궐 같은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중심에는 ‘하늘궁’이 있다고 한다. 그의 손이 몸을 쓰다듬기만 해도 불치병도 낫는단다. 사람들이 한 줄로 쭉 늘어서서 그를 찬양하
고석근의 시시(詩視)한 세상
고석근
2019.05.2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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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근 / 시인 복종 - 한용운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 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 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도 달콤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나더러 다른 사람을 복종하라면 그것만은 복종할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복종하려면 당신에게 복종할 수 없는
고석근의 시시(詩視)한 세상
고석근
2019.05.2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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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근 / 시인 술꾼 봉도 - 이동순 흰 눈은 나려 고죽 마을을 덮었는데 새알산도 하얗고 밭엔 못 뽑은 배추가 그대로 눈 뒤집어썼는데 이런 날 봉도는 술 생각이 나서 땅 속에 어찌 누워 있나 속알못 쪽 봉도 무덤으로 가는 길도 이미 눈이 파묻혔다. 오늘 같은 날 봉도는 필시 누웠던 땅에서 일어나 머리에 눈을 맞으며 주막집으로 혼자 터덜터덜 걸어가고 있으리라
고석근의 시시(詩視)한 세상
고석근
2019.05.15 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