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 시인 화내고 있다- 이성미꽃에게 화내고 있다. 풀에게 화내고 있다. 깃털을 집어 던지며 지푸라기를 집어 던지며 발을 구르면서. 짐승들은 별로 화를 내지 않는다. 누가 그들의 먹이를 가로채거나 그들의 안전을 해칠 때 외에는 항상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다.만일 그럴 때마저 화를 내지 않는다면 그건 생명체가 아니거나 주검이 되었을 때일 것이다.그래서
고석근 / 시인 자유 - 김남주만인을 위해 내가 일할 때 나는 자유이다땀 흘려 힘껏 일하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만인을 위해 내가 싸울 때 나는 자유이다피 흘려 함께 싸우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만인을 위해 내가 몸부림칠 때 나는 자유이다피와 땀과 눈물을 나눠 흘리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고석근 / 시인 아, 얼마나 밑이 빠진 토요일이냐! - 파블로 네루다아, 얼마나 밑이 빠진 토요일이냐! 하구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는, 이 매력적인 유성, 호텔마다의 물결치는 발들, 성급한 오토바이 주자들, 바다로 달리는 철로들, 폭주하는 차륜을 타고 달리는 엄청난 부동자세의 여자들. 매주일은 남자들과, 여자들과 모래에서 끝난다, 무엇 하나 아쉬워하지도
고석근 / 시인 1. 피리 부는 사나이변기가 고장이 났다. 물이 내려가다 말고 변기 가득 고여 흘러넘친다. '뚫어 뻥'을 사서 며칠 동안 갖은 애를 써 봐도 변기는 끄떡도 하지 않는다. 전문가를 불렀다.전문가가 힐긋 보더니 '뚫어 뻥'을 변기 중앙에 대고 두어 번 힘껏 압력을 가하자 변기가 거짓말처럼 뻥! 뚫렸다. 물이 시원하게 콰르르 소리를 내며
고석근 / 시인 가족 / 진은영밖에선그토록 빛나고 아름다운 것집에만 가져가면꽃들이화분이다 죽었다약수터에 갔더니 두 노인이 '효가 무너진 세태'에 대해 한탄을 하고 있다. 학교에서 도대체 무얼 가르치느냐며 분개하시더니, 결국은 자신들 며느리 이야기로 돌아갔다.언뜻 들어보면 두 노인이 '효의 윤리'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보인다. 그 두 노인은 효
고석근 / 시인 우리는 왜 지치는가- 사람들은 우리 인간이 궁극적으로 찾고자 하는 것이 삶의 의미라고 말하지만 진실로 찾는 것은 살아 있음의 경험 - 조셉 캠벨천년의 바람박재삼천년 전에 하던 장난을 바람은 아직도 하고 있다. 소나무 가지에 쉴새 없이 와서는 간지러움을 주고 있는 걸 보아라 아, 보아라 보아라 아직도 천년 전의 되풀이다.그러므로 지치지 말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