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 시인 너희 아버지가 훌륭한 분이라고는 하지 않겠다. 엄청나게 많은 돈을 번 적도 없어. 신문에 이름 한 번 나온 적이 없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인품을 가진 것도 아니야. 그렇지만 네 아버지도 한 인간이다. 그런 네 아버지에게 무서운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 그러니 관심을 기울여주어야 해. 개처럼 무덤 속으로 굴러 떨어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돼
“무릇 영웅은 나라의 방패와 성이요 인민의 지휘관이다. 영웅을 냉담히 대우하는 것은 나라의 방패와 성을 해치고 인민의 생명을 멸시함이니, 어찌 생존의 기초와 활동의 무대를 얻겠는가? 이는 우리 나라와 우리 백성이 오늘의 이 지경에 빠져든 원인이다.”자기 나라의 역사적 영웅을 냉대하는 나라와 백성은 필경 망할 수밖에 없다는 백암 박은식의 탄식은 일제의 식민지
고석근 / 시인 ‘소유적 인간’은 자기가 가진 것에 의존하는 반면, ‘존재적 인간’은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 자기가 살아있다는 것, 기탄없이 응답할 용기만 지니면 새로운 무엇이 탄생하리라는 사실에 자신을 맡긴다. - 에리히 프롬,『소유냐 존재냐』에서 청와대 수석들이 일제히 사표를 냈단다. 헉! 그 높은 자리보다 돈이 좋다니! 집이 두 채 이상 있는 수석들에
고석근 / 시인 “신과 같은 아킬레우스여, 그대의 아버지를 생각하시오! 나와 동년배이며 슬픈 노령의 문턱에 서 있는 그대의 아버지를.〔......〕그래도 그분은 그대가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날이면 날마다 사랑하는 아들이 트로이아에서 돌아오는 것을 보게 되기를 고대하고 있을 것이오. 하나 나는 참으로 불행한 사람이오. 드넓은 트로이아
이지련 / 종주대 단장 완주를 향하여백두대간 종주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그 끝을 가늠하기조차 아득하기만 하더니 어느덧 최종구간이다.폭염과 혹한에 몸서리치던 일들도 꿈결만 같고 가없는 운해와 장엄한 일몰 앞에 깊은 내면으로 침잠해 들어가던 기억들, 황홀한 일출에 전율하던 순간들과 잠자는 야성을 뒤흔들던 원시의 황량한 풍광도 이제는 아련하기만 하다.장마 소식에
고석근 / 시인 단지 그대만이 자기 자신을 알 수 있다. 정밀하고 세밀하게 성찰하여 매순간 자기 자신을 극복해 나감으로써 자신을 다스려야 한다. 오직 지금 이 마음에 한 올의 치우침이라도 생겨날까 봐 두려워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격물치지의 공부이니, 공무와 송사 등이 처리되는 동안에도 진실된 배움은 없을 수 없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실제 일들을 떠나 배
정철 / 6·15합창단 단원 6·15합창단 활동하면서 느끼는 보람도 많지만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픈 한 가지가 바로 합창단과 늘 함께하는 6·15산악회(회장 권오헌)의 산행이다. 평소 운동이라곤 숨쉬기 운동이 다인지라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산행은 지친 일상에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 아닐 수 없다.매번 참여를 다짐하지만, 전날 얻어걸리는 술자리의 유혹
고석근 / 시인 이렇게 한 이상 다른 말은 있을 수 없다 내가 순간을 향해 말하노니 “멈추어라 너는 참 아름답구나!”라고 말하면 네가 나를 사슬로 친친 묶어도 좋다 나는 기꺼이 멸망해 주마 장송의 종이 울려 퍼지고 너는 종자의 임무로부터 해방된다 시계는 멈추고 바늘은 떨어진다 나의 모든 것은 끝나는 것이다 ( -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 괴테의 ‘파우스트
전용정 / 종주대장 백두대간이 두 구간 남았다. 지난 구간도 그랬지만 설악산 깊숙이 들어서면서 암릉이 이어지는 구간들이다.이번 산행은 황철북봉에서 저항봉까지 우리나라 남쪽 최대 규모의 너덜지대를 지나야 하는 구간이다. 혹자들은 거짓말 조금 보태 “집채만 한 바위로 이루어진 너덜지대”라고 하는 악명 높은 곳이다.주말에 비가 온다는 예보에 수시로 일기예보를 검
고석근 / 시인 세속도시의 즐거움 - 최승호 일류배우가 하기엔 민망한 섹스신을 그 단역배우가 대신한다 은막에 통닭처럼 알몸으로 던져지는 여인 얼굴없는 몸뚱이로 팔려다니며 관능을 퍼덕거리는 하여 극장의 어둠 속엔 나, 관객이 있다 幻으로 배불러오는 욕정과 幻이 불러일으키는 흥분이 있다 눈 앞의 시간이 토막난 채 흘러가는 필름이고 텅 빈 은막 위에 요동치는 것
정창현 / 평화경제연구소 소장 우리는 세계화, 개방화 시대에 살고 있다. 정보화와 인터넷매체의 발달은 실시간으로 전 세계와 소통이 가능하도록 했다. 전 지구가 일일생활권이 된지 오래다. 이제 어느 나라나 세계경제와 담을 쌓고 살 수 없다.그러나 정보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이뤄진 현상적인 모습과 달리 세계화는 본질적으로 전 지구적 시장의 단일화, 기업활동의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