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조기잡이」 성어의 계절〇... 거울같이 맑고 잔잔한 바다..... 아련히 꿈을 부르는 연평⋅백령 앞바다... 그리고 북녘 아득히 잃어버린 영토의 굽이마다 이어 닿은 바다... 무한으로 이어지는 시공을 두고 한없이 널려진 이 바다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가 남북을 가로막고 있다.〇... 조기떼를 찾아 옹진만 푸른 바다로 출어한 수많은 조깃배들이 점점이 떠 있다. 오월의 하늘과 바다는 ??을 부르고 바다의 보고를 찾아 나선 어부들은 조기떼에 온 마음을 쏟는다. 그러나 언제나 분단의 ?울이... 분단의 설움이 고기떼를 찾는 어부의
몽양 여운형 민주주의의 화신같은 위대한 인물=해방될 것을 예견하고 건국동맹을 지하조직=통일노선에도 일관된 자주성 몽양은 민주주의의 화신이다. 그는 양반 집안에서 태어났어도 평범했고, 평범한 가운데 철학을 가진 위대한 인물이었다.그는 또한 인자하여 걸인에 대해서도 아무런 차별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동포를 억압하고 착취하는 양반계급에게는 맹호같은 분이었다.나는 지금부터 42년전 상해임정을 만들 때 그를 처음 만났다. 그해 11월 당시 34세이던 몽양이 원경내각의 초청을 받아 일본으로 갈 때 수행원의 한 사람으로 따라갔다. 그때 전중육
38선이 걷힐 날에 ②지상 남북서신교환=답장은 없으련만= 이북에 두고 온 누이 순환에게 한치 한 O환 「와싱턴」보다 먼 그 고향을 순환아! 너와 헤어진지도 그럭저럭 십이년 - 아득한 세월이 흘러갔구나. 그동안 서로 생사조차 모르고서 답답했겠나, 이 고통은 너와 나만이 홀로 겪는 고통도 쓰라림도 아니오. 온 민족이 크나 적으나 다 같이 겪고 있는 고통이기에 다소 자위가 된다고나 할까.그 자위가 결코 일시적인 효능은 있을는지 몰라도 너와 나를 언제까지나 만족시켜 주지는 못할 것이다.이제 그것마저도 어쩐지
세상 (7)불경기 “자고새면 또 발문 오십평생 이 꼴은 처음”쌀밖에 모르는 수요자뜨내기장수조차 허탕질한 달 동안 봇짐 싼 점포만 천사백 〇... 절량의 숨 가쁜 고비에 서울은 불경기 때문에 몸서리 치고 있다.거래가 드물고 돈이 회전하는 구실을 잃었다.번화가의 백화점은 물론 시장 전반에 걸쳐 한산하고 매상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서울시내에는 지난 2월달 현재 38개소의 시장이 있었다.혁명 전인 92년도에는 이보다 하나 더한 39개 시장에 상점 수는 1만1천59개가 있었다. 그러던 것이 새 정부가 들어선 작년에 시장 두 개가 폐쇄되고 점
한⋅일회담 양측대표의 좌담회 석상에서 언제나 일본대표 택전렴삼씨는 「일청⋅일로양전쟁은 일본을 위협하는 세력이 한반도로 진출했기 때문에 그것을 압록강 저편으로 몰아내는 싸움이었다. 우리는 세 번째 일어서서 삼팔선을 압록강 바깥까지 밀어 올리지 않으면 조상에 대해서 면목이 없다. 이것이 일본외교의 임무다. 그렇다고 해서 군비가 약한 일본으로써 총칼로써 그렇게까지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외교와 정치의 힘으로 삼팔선이 있어도 없는 거나 마찬가지로 만들어야겠다.」고 말했다. 옛날 일본 제국주의가 만주를 식민지로 해서 침략했을 당시에 취한 정
한국의 휴전선은 세계에서 가장 무의미한 경계선= 통한의 비원이 당파성에 의해 은폐되거나 왜곡되어서는 안된다 =민족통일의욕의 사회심리학적 기초어느 때인가 분단된 서독의 삼대신문의 하나인 「디⋅벨트」지의 기자가 판문점을 시찰하고 난 뒤 휴전선을 가리켜 「세계에서 가장 무의미한 경계선」이라고 지적한 것은 양단된 독일의 경계선에 대한 간접적인 항의였기도 하겠지마는 우리들로서 생각해 보면 해 볼수록 우리들의 의사와는 아무 관계가 없이 만들어진 것이 이 경계선이다. 역사적으로 힘에 의해서 한 민족이나 국토를 부자연스럽게 갈라 놓은 일은 없는
껍질을 벗겨 「삶」을 잇는다... 〇... 산 에는 나무가 없다. 마구 베어내는 「파괴」의 힘 앞에 쥐꼬리만한 조림사업이 무색할 노릇이다.〇... 무실방면으로부터 해일아름드리 통나무가 십여 트럭씩 들어온다고 한다. 그러나 작년에 비하면 반입량은 절반도 못 된다는 현장감독의 말이다.〇... 이른 새벽부터 나무껍질을 벗기기 위해 아낙네들이 모여든다. 삶의 방도가 막연해진 아낙네들은 나무껍질이라도 벗겨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〇... 한사람이 삼십환을 내면 힘자라는 대로 벗겨갈 수 있다. 돈 몇 십환도 대견하지만 「몇 십리 둘레 산에는 나
백범 김구 민족의 영원한 지표였다.... 위대한 유지는 겨레 가슴속에 길이 간직...“차라리 38선을 베고 죽으리라”▲ 편집자주=지금 우리나라는 누란의 위기에 처 해 있다. 정국의 불안과 사회의 혼란⋅불안정은 거의 극에 달해 있다. 통일만이 살길이라는 젊은 청년학생들의 울부짖음이 겨레의 귓전을 울린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잃어버린 거성... 위대한 영도력과 애국심을 가지고 구국광정의 대업을 이룩할 수 있었던 작고한 지도자들...을 애타게 추모하는 념 간절하다. 혹은 흉탄에 혹은 불의의 병액으로 민족의 거성을 잃어버린 우리는 지금
세상 (6)교통지옥 다시없는 지상저승기력없는 행정을 본 떠 걷자니 흙탕 튀겨 짜증차타자니 짐짝 신세 〇...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이지만 교통사정은 저승처럼 괴롭다.5백여 명의 교통순경이 길에 깔려서 눈을 부릅뜨고 있으나 도통 나아질 줄을 모른다.혁명후 질서는 더 엉망이어서 하루 평균 즉결재판부에 회부되는 수만 3백건, 많은 날에는 7백 건으로 상승한다.기력 없는 이 세상 바람을 타고 운전사들도 점점 고약해져만 가고 있다. 순경이 정차명령을 내려도 그대로 내빼기가 예사이고 걸리면 돈을 던져주면 그만이라는 배짱들이다.교통위반 때
굴욕적인 조국분단의 유산을 물려주려는가= 복된 조국은 탁상공론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 민족통일전국학생연맹에서는 9일 「기어이 이북학도들을 만나고야 말 것」이라고 말하였다. 동 연맹은 성명을 통하여 「복된 미래의 조국은 구호나 호소나 탁상공론으로 이룩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다음 그들의 태도를 밝혔다.학생회담의 제의는 낡은 기성세대나 정부로부터 반박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고 민족적 양심에서 우러난 것이라고 주장한 동 성명은 정부는 학생회담을 개방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학생들의 회담을 방해 말라고 강조하였다. 공보부장 이름으로 발표된 이
너무도 얄미운 「도시락」 위약 〇... 「도시락」 내각에게 혁명의 정열을 담아 본 백성들은 너무도 순진했던가? 이제는 부패가 없고 부정이 없는 건실한 정부가 들어앉아서 가난하나마 오붓한 생활을 이루어나갈 수 있겠다고 흐뭇해하던 것이 어저께 같다. 「도시락」 내각...장면내각에 백성들은 한없는 기대를 걸고 마음속으로부터 박수를 보내지 않았던가?〇... 그 「도시락」이 며칠 동안 정부 각 부처에 모습을 보이기는 했다. 물론 과장, 국장, 차관 나리들 「도시락」은 값비싼 반찬과 함께 뜨거운 밥이 「지프」 차로 날라졌으니 「도시락」은 자취
심형보 우리는 다같이 통일을 원하는 하나의 민족. 다함께 정답게 살기를 바라는 하나의 민족. 지난 날 하나의 폭군앞에 못된 사상 앞에 반항하고 싸워 온 우리들지는 잎같이 목숨지게 하지 말고 피는 꽃같이 목숨 기쁘게 하라.따사로운 체온을 맞대고 살고 싶어 한 우리 같은 우리 같은 피를 나눈 겨레이기에 겨레 앞에 겨레를 처형치 말라. 옥에도 가두지 말고옥에 있는 사람 모두를 나오게 하여서로 헤어졌던 너무나도 그리웠던부모와 형제를 만나게 하라구름 가벼이 스러지는 철의 장막 삼팔선 훨훨 넘어서 따사로운 천지평화론 마을 이룩케 하여 모두들
지상 남북서신교환=답장은 없으련만= 시우 김병욱 형에게 김수영김형! 형과 헤어진지도 인제 십년이 넘소이다. 십년이면 산천도 변한다는데 형 역시 많이 변하였을 것 같소. 어떻게 변했을까? 무엇을 하고 있을까? 여전히 시를 쓰고 있을까? 시를 쓰고 있다면 어떤 시를 쓰고 있을까? 「마야코브스키」같은 전투적인 작품을 쓰고 있을까? 「파스테르나크」 같은 저항적인 것을 쓰고 있을까? 아주 전혀 시를 안 쓰고 있을까?(사진=필자)“시정신 접근시키세”우린 다시 태어나 약속 작열 또 형이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작품을 읽어 본다면 무엇이라고 할 것
세상 (5)시들은 건설「붐」 자금 없이 손도 못 대혁명전엔 한 해 만여 호 지었건만건축의 망치 멈춘 지 오래 〇... 「외국 사람 보는 눈에 야만한 나라로 비칠 것이니...」 이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간선도로의 눈에 비치는 곳만은 「문명된 나라로 부끄럽지 않은 현대식 「빌딩」을 지어야 한다」고 곧잘 서둘러 댔다. 이(이승만)씨의 이러한 담화 한마디로 서울시내만도 수많은 곳에 이른바 「문명된 건물」들이 세워졌다. 사변으로 쑥밭이 된 서울거리와 그밖에도 여러 도시의 폐허는 이렇게 하여 요란한 망치소리가 울렸다.〇... 털어 놓고 이야기가
논단 민족 자주적 평화통일의 기본방향 (하)=남북협상을 통해 통일의 길로 나아가자= 이재춘 3, 통일운동의 방향통일운동의 방향은 민족자주적이라야 한다. 민족자주역량의 육성이 아니라 민족자주적 통일운동을 전개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이제는 외세의존을 배격하고 민족자주적 평화통일의 길만이 남아 있다. 하나밖에 없는 유일하고 보편타당한 이 길을 실천하자면 보다 과학적인 확고한 방향이 설정되고 그 방향에 의거하여 민족 전체가 매진해야 한다.① 민족자주적 역량을 분산시키지 말고 굳게 단결된 유일한 단일조직체로 재정비해야 한다. 지금 중앙
사설일본의 정치경제대표들의 통일의 빈번한 내왕과 우리의 의혹=미국중심의 정치⋅군사⋅경제「블럭」화 공작의 일환이다.= 국민일반의 회의적인 눈초리도 아랑곳없이 한⋅일간 협상기운은 급각도로 진전을 보이고 있으며, 관계대표자들의 내왕⋅접촉 또한 빈번하여지고 있다. 지난 6일 내한한 일본국회의원들로 구성된 방한사절단에 이어 이번에는 일본경제계 중진들로 망라된 일본경제사절단 약 20명 일행이 금월 중으로 내한하리라고 한다. 이들 일본사절단들이 단순한 시찰이나 관광을 목적 삼아 입국한 것 아님은 동 사절단들의 내한에 이르기까지의 경위라든가 한⋅
제1차남북협상을 회상하며 - 저 산 너머 통일은 있을 것인가 (완) 송남헌 단정으로 민족분열=양김선생 평양에 엄숙한 책망 회신=수난역정 무엇으로 보상? 4월 25일 연석회의는 일단 끝마치고 4월 26일 남한에서 간 우리들은 연석회의 결정서만으로 만족을 못하고, 다시 김구, 김규식, 김일성, 김두봉 4김 회의를 개최하여 좀 더 앞으로의 구체적 방안을 모색할 것을 제의하였다. 그 결과 4월 26일밤 김두봉 저에서 4김회담이 개최되었었으나, 앞으로의 남북정세의 월이를 본 다음 대책을 수립하기로 하고 이날 밤의 회담을 다만 의례적인 회담으
거울부패의 피해자와 가해자정실인사 그늘엔 굶주린 실업자들 〇... 혁명의 혜택을 입은 자와 피해를 입은 자가 있다.... 아니 자유와 「빵」을 잃은 자와 독점한 자가 있다는 것이 옳다. 더 많은 굶주림의 자유와 더 많은 박해, 억압의 피해자들이 혁명을 한낱 꿈으로 만 돌리지 않으면 안 될 서글픔을 반추해야만 했다.〇... 사월의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으며 숨져간 젊은 넋들은 부패와 부정에 항쟁했던 것이다. 잘 먹고 잘 입고 멋대로 독점하며 누리던 권세와 영화를 만민에게 평등케 하려고 꽃 같은 청춘을 아낌없이 던졌던 그날로부터 일년..
세상 (4)/ 사회의 축도, 유질물이 대부분 전당포(典當鋪)사회(社會)의 축도(縮圖), 유질물(流質物)이 대부분(大部分)“돈 없다고 잡지도 않고, 자유당(自由黨)때보다 더해졌습니다.” 〇... 「근간 시중 상가 경기가 불양하온 관계로 매월 유질물(流質物) 경매에 막대한 손해를 당하옵기...」 - 시립전당포 창구에 붉게 써 붙인 공고문의 첫 머리는 이렇다.물건을 맡기고 기한이 되어도 찾아 못가는 세상살이의 그늘을 이 글귀는 웅변한다.대출최고액 一만환을 四개월 기한으로 三부 五리라는 싼 이자로 쓰지만, 세월이 흘러가도 갚을 길이 없는
논단민족 자주적 평화통일의 기본방향 (상)=남북협상을 통해 통일의 길로 나아가자= 이재춘우리 민족의 유일한 과제인 통일의 기본방향은 민족자주적인 평화통일임을 그 누구도 부인할 사람은 없으리라고 본다. 그것은 어느 민족을 막론하고 민족의 독립과 자유를 침해 당함을 불원하며 피지배를 원하는 민족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나라에는 50평생에 아직 한 번도 조국의 통일독립국에 생을 영위해 본 적이 없는 비참하고 애절한 역사적 조건이기 때문이다. 이번만은 생전에 조국의 통일을 보고 죽어야겠다는 민족의 염원을 한결같이 절규한다. 이 당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