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순 맞은 장기수 박희성 선생을 찾았다. 하루 전 낙성대 만남의 집에서 많은 하객을 맞아 구순 잔치를 치른 후라 피곤할 텐데도 박 선생은 [통일뉴스] 일행을 반갑게 맞이했다. 박 선생은 짧은 인터뷰 중에도 노동당에 대한 애착과 북송에 대한 집념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이번 4.10총선에서 민주진보진영이 이겨 정세가 확 바뀌길 기대했다. 박 선생과의 미니 인터뷰는 3월 24일 장기수들이 기거하는 낙성대 만남의 집에서 이뤄졌다. / 편집자 주 □ 이계환 기자 : 90회 생신을 맞이하셨습니다? 소감이 어떠세요?■ 박희성 장기수 : 나는
2024년 연초 한반도를 강타한 북측의 노동당 전원회의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북측의 근본적인 대남 노선 전환과 관련해 미국에서는 의견이 둘로 갈라지고 남측 정부는 정확한 입장을 못내고 있으며, 통일운동 진영도 당황해 하고 있다. ‘쿠오바디스 한반도’인 것이다.북측의 의도와 향후 통일운동의 방향을 듣고자 대표적인 재미 정세분석가 한호석 소장을 찾았다. 미국 뉴욕에서 만난 한호석 정세연구소 소장은 건강했다. “어느덧 예순아홉이 되었지만, 언제나 청춘의 기백을 안고 산다”는 그의 소신처럼 칠순을 한 해 앞둔 그의 눈빛은 형형했고 목소
“저는 2025년에 ‘전(全) 민족대회’가 성사가 됐으면 참 좋겠다, 미완의 광복 80년을 맞는 해에 성사될 수 있으면 좋겠고, 그것을 성사시키기 위한 일련의 과정들이 필요한데 그 과정들을 어떻게 해서든지 물꼬를 좀 터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연초인 1월 18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이하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에 선임된 이홍정 목사는 첫 인터뷰로 창간 23주년 기념인터뷰에 응해 ‘전 민족대회’ 화두를 꺼내들었다.통일뉴스 창간 23주년 기념행사는 오는 14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서울
우여곡절을 겪으며 맞이한 올해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100주기도 하릴없이 저물어간다.대지진의 혼란속에 국가(일본 정부)가 개입해 자행한 전대미문의 조선인 집단학살(genocide, 제노사이드), 그 진상을 밝히려는 추도의 정은 더해가지만 진실을 덮으려는 탐욕과 위선의 힘은 100년이 지나도록 위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그러나 진실은 가리려 할수록 불가항력의 힘으로 드러난다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오충공(呉充功, 68세) 감독의 발걸음은 분주하고 마음도 바쁘다.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100주기인 올해가 끝나기 전에 새로 개봉할 영화를
2023년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분단과 전쟁', '전쟁과 분단'을 전혀 다르게 기억하는 두개의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1953년 비극적 전쟁의 일시정지로 인해 갈등과 분단이 해소되지 못하고 오히려 더욱 공고하게 유지되어 온 지난 70년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전쟁상태의 종식과 평화로운 미래를 계획하려는 분단극복의 의지가 있다.한편엔 지금까지 70년간 이룩한 성과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그걸 위협하는 상대에게 결코 굴복할 수 없고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일념으로 지금껏 함께 해 온 한미동맹 70년을 더욱 공고하게 해야 한다는
역사적인 6.15 공동선언 발표 23주년을 앞둔 우리의 상황은 참담한 실정이다.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선언이 무색해졌기 때문이다.윤종일 프란치스코회 신부는 5일 오전 경기도 양평 한 카페의 야외에서 가진 6.15 공동선언 23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새로운 세계관과 문명이라는 근원적이고 큰 비전을 제시했다. 또한 복잡하게 얽힌 현실을 6.15 공동선언의 정신으로 풀어가자고 제안했다.윤종일 신부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해
지금이야 화해와 협력을 입밖으로 꺼내는 게 무색할 정도로 남북관계가 악화일로이지만 6.15남북공동선언으로 물꼬가 트이던 20여년 전 너도 나도 통일을 꿈꾸며 금강산으로, 개성으로, 평양으로 발길이 분주하던 시절이 있었다.비록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가, 기업가이지만 그때 그들의 가슴속엔 민족의 숙원인 통일에 기여한다는 벅찬 설레임이 있었다. 마음 한켠의 두려움을 눌러가며 만난 북측 인사들과 '유무상통'의 정신으로, 이제까지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남북경협의 길을 개척하면서 한때는 제법 많은 수익도 올렸다.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이달 초 윤석열 정부를 '검찰독재'로 규정한 1970년대 민주화운동 원로들의 '비상시국회의' 제안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적 문제에 대한 분석, 미래 전망에 대한 고민이 새삼 깊어지고 있다.기존 질서가 허물어진 가운데 새로운 국제관계는 신냉전과 다극화, 각자 도생의 특성을 보이며 변화하고 있지만 낡은 국제관계의 구심력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러나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앞세운 윤석열 정부의 지배담론은 급격한 시대의 변화와는 동떨어진 맹목적인 냉전동맹과 반북 이데올로기를 심화시키고 있을 뿐이다. 이로부터 경제위기와
“윤석열 정부가 옛날 군부 독재보다도 더 못 되게 하고 있는데 지금 이렇게 가만히 들어앉아 있으니까 참 답답해요.”병문안 갔다가 면회실에서 만난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의 첫마디다.윤석열 정부 들어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남북관계도 꽉 막혀 있다. 매주 주말에는 촛불시위가 열리고 있으며, 10.29 이태원참사는 아직 진상규명이나 책임자 처벌이 명확히 이뤄지지 않은 채 100일을 넘기고 있다. 그리고 어설퍼 믿기지 않는 국정원발 공안사건도 몇 군데에서 터지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일까? 지난 1월 19일 민주화운동 원로 등이 윤석열
손꼽히는 국제관계 전문가로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 오랫동안 몸담아온 조성렬 전 오사카 총영사는 미중 패권 경쟁이 잠정 봉합된 지금 시점이 중국이 그동안 미뤄놓은 한국을 손볼 수 있는 때라고 우려를 표했다.지난 연말 발표된 윤석열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인태전략) 자체가 “일본이 제안하고 미국이 이어받은 인도‧태평양 전략이라고 하는 반중전선에 편승하는 이런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과도하게 중국을 자극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조성렬 전 총영사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작년 10월 한 달 빼고는 계속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최근 한국사회에서 민주주의가 급격히 훼손되고 있다는 ‘민주주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민주화 운동 및 민주주의 문제와 관련해 ‘민주’의 가치를 담보하고 있는 유일한 공공기관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강성구 상임부이사장과 인터뷰를 하게 된 이유다.강성구 상임부이사장은 한국사회의 민주주의 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질문에 대해 준비된 논리인 ‘민주화 운동의 역사화와 현재화라’는 개념으로 답했다.그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은 ‘독립, 호국, 민주’ 3대 가치에 있다. 이중에서 독립과 호국의 역사화는 진작 이뤄졌지만 민주
남과 북이 경제와 안보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하는 '남북안보경제동맹'을 구축해 항구적 평화와 현실적 통일의 기반을 만들어 나가자는 제안이 제시돼 눈길을 끈다.만약 그것이 좌절되면 남북 모두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결정적 상호 이해관계를, 지상 전면전이 벌어질 수 있는 핵심 기동로 3개의 축선에 견고하게 축성해 전쟁을 억제하자는 '인문지리적 억제' 방안은 중간단계쯤의 계획에 해당한다.제안자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2018년 준장으로 예편한 한설 전 육군연구소 소장.미국 중심의 일극체계가 급격히 약화되는 국제관계를 심사숙고하고, 불신으
한때 한국사회에서 잊힌 존재였던 항일노동운동가 이재유 선생을 기리는 ‘이재유 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기념사업회)가 오는 25일 출범한다. 이 준비위 출범에 주도적 역할을 한 최승회 세계노동운동사연구회 이사장을 만나 이재유 및 기념사업회 출범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최 이사장은 이재유가 비교적 뒤늦게 발굴되고 연구된 이유에 대해 “분단과 반공이데올로기가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해온 결과”와 “연구자의 입장에서도 1930년대 사회주의 계열의 운동을 연구하는 것이 많은 제약이 있었”음을 들었다.특히, 이재유가 당대 노동운동가들과의 차
잠시 내리던 비가 그치자 흰 천을 바닥에 깔았다. 그리고는 큰 붓에 먹을 묻혀 붓글씨를 써 내려갔다. 그때 다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오락가락하는 비에 글씨를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 다섯 명은 많은 고민을 했어요. 고민도 잠시 현수막은 젖어도 되니 글씨를 쓰는 걸로 결정을 하게 되었죠.”지난 6월 27일, 산내 학살 사건 희생자 위령제에서 붓글씨 퍼포먼스에 참여했던 전선혜의 말이다. 그날 붓글씨 퍼포먼스는 전선혜 씨를 비롯해 세종손글씨연구소 5명의 회원들은 함께 했다. 후덥지근하면서도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 때문에 붓글씨 퍼포먼
김희정 시인이 산내 골령골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 서사시로 시집을 냈다.산내 골령골 민간인 학살 사건은 한국전쟁기 대전지역에서 발생한 형무소 재소자 및 국민보도연맹 학살 사건이다. 최대 7천명 가랑이 군경에 의해 총살되어 암매장된 장소인 산내 골령골은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이라고도 불린다.서사시라면 대부분 역사적 사건을 줄거리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김희정 시인의 『서사시 골령골』(어린작가)은 49편의 연작시를 순서대로 쓰지 않고 한 편 한 편 독립적으로 시를 창작했고, 연결하면 하나의 이야기 시로 나온다.소설적 기법을 동원해
얼어붙은 남북관계는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지만, 봄을 기다리며 남북교류협력을 준비하는 이들도 많다.“그동안에는 통일부에 사사건건의 협의와 또 허락을 받았어야 되는데 이제는 자주적으로, 주도적으로 지방 정부가 나서서 평화교류 협력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는 큰 의미가 있다.”지난해 3월 9일자로 개정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은 “지방자치단체는 남북교류ㆍ협력을 위하여 협력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에 따라 경기도와 전국 61개 지방자치단체들은 지난해 10월 25일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를 구
“진짜 독립운동 한 사람은 반제민족해방투쟁이어야 돼요.”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은 [통일뉴스]와의 신년 인터뷰 내내 ‘민족’을 강조하다가, 독립운동 대목에 들어가서는 특별히 ‘반제’를 붙이며 이같이 ‘독립운동은 반제민족해방투쟁(운동)’이어야 한다고 정의를 내렸다.모든 나라의 독립운동이 처음에 한 건 반제국주의이기에 “반제국주의 민족해방투쟁 혹은 운동”이라는 것이다.이처럼 ‘반제’가 제일 먼저 들어가는데 우리나라는 독립운동 평가에서 반제가 떨어져 나가버려 “그냥 독립운동, 항일독립운동이 됐다”는 것. 한마디로 우리나라의 독립운동 개
우리 사회에서 ‘재벌’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롯데장학재단이 독립운동 유공자 후손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는가 하면, ‘남북한 동질성 회복을 위한 학술지원’과 ‘국학 중심의 학술지원’에 발벗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진짜 눈물겨운 사연들이 많이 나왔다. 정말 잘했다고 느껴졌다.”허성관(76)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지난 5일 통일뉴스와의 신년인터뷰에서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사업을 설명하며 “보람을 느낀다”는 말을 거듭했다.노무현 참여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과 행정자치부 장관을 역임한 원로 정치인이지만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은 수수했다.고 박
“야당이나 여당에서 다 국익을 얘기하던데 국익이 무엇인가? 돈벌이 하는 것만 국익으로 생각을 하고, 또 무슨 안보체제가 튼튼하게 돼서 무기가 많으면 국익이라 생각한다.”한반도 평화에 한 생을 바쳐온 박한식 미국 죠지아대 명예교수는 연말에 화상으로 진행한 [통일뉴스] 2022년 신년인터뷰에서 대선 후보들의 ‘통일정책’이 안 보인다며 당선자가 취임사에 ‘대북 경제제재’의 완화나 해제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50여 차례 북한을 방문하고 미국 전 대통령들의 방북을 주선한 바 있는 박한식(83세) 명예교수는 미중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는
“저는 비핵화(CVID)를 출발에 두는 북미대화는 반복적인 교착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선 평화 후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프로세스는 긴장과 대화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답답했던 올해를 결산하며 ‘두물머리 이장’ 윤종일 신부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문제점을 짚었다. ‘두물머리 이장’ 애칭은 윤 신부가 3년간 4대강사업 저지투쟁을 성공으로 이끌며 지역 농민들로부터 부여받은 작위인 셈이다.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관구장을 역임한 윤종일 신부는 [통일뉴스]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북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