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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활웅자료실] <시사촌평>다음에는 통일을 위해 애쓰는 대통령을

저자
이활웅
출처
통일뉴스
발행일
2005-01-16
<시사촌평>다음에는 통일을 위해 애쓰는 대통령을

오는 1월 20일 취임식을 거행하고 2월 2일 연두교서를 발표할 예정인 부시 미 대통령이 어떤 외교정책을 천명할 것인지 온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지난 4년간 북한의 체제와 지도자에 대해 그가 보인 극도의 혐오와 멸시 그리고 협상이 아닌 압박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하려는 그의 고답적 자세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 우리들은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3일 연두기자회견에서 주로 경제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은 좋았는데, 남북문제에 대해서는 남북정상회담은 상대가 응하지 않아 지금은 그 가능성이 높지 않으며 북핵문제를 해결할 6자회담은 부시 행정부의 외교팀이 정비되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을 뿐, 정체된 남북당국자간의 접촉이나 6자회담에 대한 한국의 입장 등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이 없었다.

6자회담으로 풀어야 한다지만 북핵문제의 당사자는 본질적으로 북한과 미국이다. 그래서 중, 러, 일 3국의 역할은 어차피 부차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국의 입장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한국은 북한과 화해협력관계를 증진시키고 궁극적으로는 통일을 이루어야 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의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의 대북정책 발표를 한가하게 기다리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한국이 바라는 북핵문제 해결방향을 제시하고 그것이 미국의 정책수립에 반영되도록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외교노력을 경주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 노력은 전혀 없이 그저 미국의 태도를 관망만 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002년 12월, 한국의 유권자들은 이회창과 노무현의 두 후보 중 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야할 처지가 됐었다. 그때 한국 국민들은 노 후보가 학식, 경험, 능력 등 여러 면에서 이 후보에게 딸리지만 그래도 군사독재 밑에서 오염되지 않았고 특히 수평적인 한미관계를 주창한다는 점에서 미국이 우리에게 뒤집어씌운 분단체제의 사슬을 끊고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민족 대행진의 기수가 될 자질이 있다는 판단에서 그를 대통령으로 뽑았던 것이다.

그래서 노무현 정부가 보인 행정적 미숙은 개혁을 위해서 그를 밀어준 세력에게는 별로 큰 실망이 아니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보여준 통일문제에 대한 무식과 무정견 그리고 무관심은 큰 실망이 아닐 수 없었다.

노 대통령은 대미관계나 대북관계에 있어서 때로 불쑥 엉뚱한 발언을 해서 마치 그가 대미예속의 굴레를 벗어나 자주적으로 통일을 지향하는 자세를 가다듬은 것 같은 인상을 준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곧 또 딴소리를 하거나 다른 행동을 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말았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북측이 정상회담에 대해 냉담한 것으로 비추었는데 북측이 볼 때 말과 행동에 일관성이 없으면 믿을만한 대화상대로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노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 3년이 남아있다. 그러나 전임자가 모처럼 일구어놓은 남북 화해협력의 기초마저 지난 2년 동안 제대로 유지하지 못한 그가 앞으로 3년 사이에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전진시킬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인다.

우리는 결국 다음 대선 때는 어떻게 하면 통일을 위해 애쓰는 대통령을 뽑을 수 있을 것인지를 연구해야 할 것이다.

(2005년 1월 16일자 통일뉴스 시사촌평7 자료입니다)
작성일:2020-10-13 10:09:32 112.160.110.45